스베르방크, 러시아 GigaChat AI 구동용 중국산 칩 확보 추진

모스크바, 5월 20일(로이터) – 러시아가 자국의 대표 인공지능(AI) 모델인 GigaChat중국산 칩으로 구동하려 하고 있다고 스베르방크 최고경영자(CEO)가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방의 제재로 첨단 하드웨어 조달이 막히면서 러시아가 대체 공급선을 중국으로 돌리고 있다는 의미다.

2026년 5월 20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게르만 그레프 스베르방크 CEO는 국영 방송 채널 원(Channel One)에 출연해

“우리는 GigaChat에 중국 마이크로칩을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마이크로칩은 AI 연산을 처리하는 핵심 반도체로,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모델 학습 속도를 좌우하는 기반 장비다.

GigaChat은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가 개발한 AI 모델로, 러시아의 인공지능 확산을 이끄는 핵심 프로젝트다. 스베르방크는 러시아 내 금융을 넘어 기술 인프라 확장에도 관여하고 있으며, 이번 발언은 러시아가 제재 속에서도 AI 경쟁력 확보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스베르방크의 중국산 첨단 칩 확보 시도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의 최대 인터넷 기업들인 바이트댄스, 텐센트, 알리바바도 화웨이의 Ascend 950 AI 칩을 앞다퉈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내수 수요만으로도 고성능 AI 칩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화웨이의 Ascend 950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진보한 칩으로 꼽히지만, 미국의 엔비디아 H200 모델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레프 CEO는 스베르방크가 어떤 칩을 매입하려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러시아가 첨단 반도체 조달에서 중국 의존도를 더 높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AI 모델 학습과 운영에 필요한 고성능 칩 공급이 제한되면, 러시아의 기술 개발 속도는 미국과 중국에 비해 더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는 AI 개발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에 뒤처져 있으며, 방위 산업을 포함한 민감한 부문에서는 수입 전자제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은 러시아의 주요 하드웨어 공급국으로 자리 잡고 있어, 서방 제재가 장기화할수록 러시아의 기술 공급망도 중국 쪽으로 더 기울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이번 움직임은 러시아 AI 생태계가 제재 회피와 대체 조달을 통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시장 해석 측면에서 보면, 러시아의 중국산 AI 칩 의존 확대는 단기적으로는 GigaChat 같은 국내 AI 프로젝트의 가동을 뒷받침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내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원하는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는 쉽지 않아,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 개발 일정 지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러시아 AI 모델의 성능 경쟁력은 고성능 칩 확보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제재, 수출 통제, 공급망 재편이 겹치며 러시아의 AI 및 전자산업 전반에 구조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