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비만·당뇨 치료제, 암 치료의 새 기회가 될까

GLP-1 비만·당뇨 치료제가 암 예방과 치료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와, 이미 급성장 중인 이 약물군에 또 하나의 성장 동력이 더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2026년 5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씨티(Citi)는 2026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회의를 앞두고 공개된 두 건의 신규 연구가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암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금까지의 증거 가운데 가장 강력한 편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두 분석 모두 후향적 연구로,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여러 암종에서 비슷한 결과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한 신호라고 밝혔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원래 당뇨병 치료와 체중 감량 목적으로 개발된 약물이다. GLP-1은 식욕 조절과 혈당 관리에 관여하는 장내 호르몬이며, 이 작용을 모방하는 약물이 최근 비만 치료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번 연구들은 이러한 약물이 단순한 대사 질환 치료를 넘어 종양학 영역으로까지 확장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진의 한 연구에서는 약 9만5,0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GLP-1 수용체 작용제 사용이 유방암 발병률 감소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연령, 체질량지수(BMI), 인종, 민족성, 당뇨병 유무 등 여러 요인을 조정한 뒤에도 GLP-1 사용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유방암 위험 감소가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체질량지수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지표로, 비만 여부를 가늠하는 대표적인 수치다.

클리블랜드클리닉의 또 다른 분석은 7개 종양 유형을 평가했으며, GLP-1 노출이 비소세포폐암, 유방암, 대장암, 간암 등 여러 암에서 전이성 진행 감소와 연결됐다고 밝혔다. 씨티는 특히 폐암 관련 결과가 주목할 만하다며, 일부 종양학 전용 연구에서 관찰된 수준과 비교해도 긍정적인 편이라고 평가했다.

종양 내 GLP-1 수용체 발현이 높을수록 전체 생존율이 개선됐다는 유전체학적 근거도 제시됐다. 특히 유방암 환자에서 이러한 연관성이 두드러졌다. 씨티는 이 같은 생물학적 근거가, 관찰된 임상적 연관성이 단순한 통계적 잡음이 아니라 실제 치료 효과를 반영할 가능성을 강화한다고 분석했다. 유전체학적 근거란 유전자 발현과 질병 결과 사이의 관계를 살펴 약물의 작동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뜻한다.

다만 씨티는 GLP-1 약물이 암 결과를 직접 개선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려면 무작위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작위 임상시험은 환자를 임의로 나눠 약물 투여군과 대조군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가장 신뢰성 있게 검증하는 연구 방법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와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모두 종양학에 초점을 맞춘 GLP-1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씨티는 GLP-1 치료제를 둘러싼 증거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종양학이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상승 여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회사는 이와 함께 약물 사용 장애, 정신건강 질환 등에서도 추가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측면에서 보면, 만약 향후 임상시험에서 항암 효과가 입증될 경우 GLP-1 계열은 비만·당뇨 치료제를 넘어 다중 적응증 플랫폼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해당 계열을 보유한 제약사들의 중장기 성장 기대를 높이는 동시에, 종양학 파이프라인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대목이다.


핵심 정리 이번 연구들은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유방암 발병률과 여러 암의 전이 진행에 긍정적 연관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러나 모두 관찰 연구인 만큼, 실제 암 치료 효과를 입증하려면 추가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비만·당뇨 치료제였던 GLP-1 약물이 종양학으로 적응증을 넓힐 수 있다는 기대는, 향후 제약업계와 관련 시장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