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연준 의장 케빈 워시 “코로나19 팬데믹 때 50년 만의 최대 정책 실수”…월가엔 긴축이 부담될 수도

핵심 포인트

새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케빈 워시가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QE)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았다는 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워시는 팬데믹 이후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약 9조 달러까지 불어난 데 대해 꾸준히 비판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유동성 확대가 자산시장에 큰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 대차대조표를 줄이는 작업은 주식시장에 반드시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어서, 월가에는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26년 5월 2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케빈 워시가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워시의 과거 발언을 종합하면, 연준의 인플레이션 인식 방식, 대차대조표 운용, 대외 커뮤니케이션 방식까지 폭넓은 변화가 뒤따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풀고 경기와 금융시장을 떠받치는 정책이다. MBS는 주택담보대출을 묶어 유동화한 증권을 뜻한다. 워시는 제롬 파월 체제에서 연준이 코로나19 국면에 이런 수단을 대규모로 동원한 것을 두고 “40년 또는 50년 만의 가장 큰 경제정책 오류”라고 4월 의회 증언에서 언급했다.

연준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내리고 양적완화를 재개했다. 동시에 미 재무부와 정부도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추진했다. 당시 조치는 전 세계와 경제 전반이 극도의 불확실성에 놓였던 시기였던 만큼, 연준과 정부가 옳은 대응을 했는지를 두고는 여전히 평가가 엇갈린다. 그러나 그 뒤 몇 년 동안 연준의 자산 규모는 약 9조 달러에 근접할 정도로 급증했다.

연준이 한 일은 무엇이었나

팬데믹 초기에 연준은 국채와 주택저당증권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했고, 그 결과 미국 내 모든 연방준비은행이 보유한 총자산은 크게 늘었다. 이러한 대규모 자산 확대는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했지만, 동시에 과도한 유동성이 자산가격과 물가를 밀어 올렸다는 비판도 초래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양적완화와 연준의 거대한 대차대조표, 그리고 정부의 재정 부양책이 40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했다고 본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여름 9%를 웃돌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물가 상승세는 크게 둔화했지만, 가격은 여전히 오르고 있으며 구매력 저하와 주거비 부담은 미국 경제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워시는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통화정책 수단으로 활용하면 특히 주택이나 주식처럼 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에게 더 큰 이익이 돌아간다고 본다. 실제로 대공황 이후 오랜 기간 이어진 저금리·유동성 장세 속에서 이들 자산은 강한 상승세를 보여 왔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말처럼 쉽지 않다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줄이는 원리는 단순하다. 자산이 너무 크다면 줄이면 되지만, 문제는 금융시장을 흔들지 않고 이를 해내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데 있다.

연준은 양적긴축(Quantitative Tightening·QT)을 통해 대차대조표를 축소한다. QT는 중앙은행이 국채와 주택저당증권을 더 이상 사들이지 않고, 보유 채권이 만기되면 재투자하지 않거나 필요에 따라 매각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은 시중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효과가 있어 주식과 부동산 같은 자산가격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문제는 QT가 매우 섬세한 조율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제롬 파월 전 의장 시절 연준은 2018년 QT를 시작해 2019년까지 이어갔지만, 시장 내 현금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여러 시장 참여자가 역레포 시장에서 단기 자금을 찾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역레포 시장은 금융기관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고 일정한 이자를 받는 구조로, 단기 자금수요가 몰리면 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 당시 과도한 수요로 역레포 시장 금리가 급등하자 연준은 QT를 갑자기 종료하고 다시 유동성을 공급했다.

파월의 공로를 인정하더라도, 연준은 2022년에 정점을 찍은 뒤 대차대조표를 약 6조7000억 달러 수준까지 줄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에는 은행 준비금이 연준이 설명한 “충분한 수준(ample levels)”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다시 QT를 멈춰야 했다.

또한 12월부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매달 총 400억 달러 규모의 미 국채 단기물인 국채상환증권(T-bills) 매입을 통해 준비금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FOMC는 기준금리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연준의 핵심 정책기구다.

워시 자신도 4월 증언에서 이 문제의 해결이 단기간에 끝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더 작은 중앙은행 대차대조표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이 대차대조표 문제가 만들어지는 데 18년이 걸렸고, 우리는 18분 만에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왜 월가에는 달갑지 않을 수 있나

전문가들은 양적완화가 자산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으며, 반대로 양적긴축은 그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본다. 시중에 도는 돈이 줄어들면 주택 수요를 떠받치는 자금도 줄고,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 같은 민간시장으로 흘러드는 돈도 감소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새로운 대체자산인 가상화폐 시장 역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가상화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디지털 자산을 뜻하며, 높은 유동성 환경에서 투자심리가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과거에는 QE와 QT가 전반적인 주식시장 흐름과 일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두 변수의 움직임이 꼭 맞아떨어지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아직 비교적 새로운 통화정책 수단이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연준이 이처럼 대차대조표를 정책 도구로 본격 활용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가 사실상 처음이다.

따라서 QT가 금융시장에 정확히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여전히 예측이 어렵다. 다른 변수들도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워시는 대차대조표가 줄어들면 금리가 낮아지고, 인플레이션은 더 나은 방향으로 가며, 경제도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시장은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를 견뎌낼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주식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정책으로 평가되며 투자자에게는 썩 반갑지 않은 환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 영향 분석

워시 체제에서 연준이 대차대조표 정상화와 유동성 회수에 더 강한 의지를 보인다면, 단기적으로는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 등 위험자산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물가 안정과 금리 정상화 기대가 커질 수 있어, 자산시장의 과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대형 기술주와 성장주처럼 유동성에 민감한 종목군은 수급 여건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며, 채권시장에서는 단기물 수급과 준비금 관리가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따라서 이번 연준 정책 전환은 단순한 기술적 조정이 아니라, 향후 미국 금융시장의 체력을 시험하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해석된다.

이미지 설명: 다수의 모니터가 놓인 책상 앞에서 일하는 트레이더의 모습이다. 금융시장과 연준 정책 변화의 상관관계가 다시 주목받는 국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