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제롬 파월의 임기가 5월 15일 종료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케빈 워시(Kevin Warsh)가 연준 수장을 맡게 됐다. 이번 인사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DJIA), S&P 500, 나스닥 종합지수 등 미국 주요 증시에 새로운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2026년 5월 2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워시는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연준의 역할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제시했다. 그는 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연준의 독립성은 연준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말하며, “첫째, 의회는 물가 안정이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선택이다. 둘째, 통화정책을 집행할 때 연준의 독립성은 최고 수준에 있다. 셋째, 의장도 말했듯이 연준은 자기 본분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self lane’이 아니라 원문 그대로의 표현인 “the Fed must stay in its lane”은 연준이 금융시장에 적극 개입하기보다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미국식 표현에서 “stay in its lane”은 자기 역할을 벗어나지 말라는 의미다.
워시의 이 발언은 2000년대 후반 이후 연준이 수행해 온 적극적 시장 개입 기조와는 뚜렷이 다른 방향을 시사한다. 그는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과도하게 키워온 점에도 비판적이다. 연준의 자산은 2008년 8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약 10배로 불어나 약 9조 달러에 근접했으며, 양적긴축(Quantitative Tightening·QT)으로 축소가 진행된 뒤에도 2026년 5월 기준 6조7천억 달러 수준이다. 양적긴축은 중앙은행이 보유 자산을 줄여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정책으로, 일반적으로 금융여건을 더 조이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워시는 이 가운데서도 특히 장기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의 매각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BS는 주택담보대출을 기초로 한 증권이며, 연준이 보유한 대규모 채권·유동성 자산의 핵심 축 중 하나다. 문제는 연준이 보유 자산을 줄일 경우 채권 가격과 금리가 역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연준이 수조 달러 규모의 미 국채를 매각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하고 수익률은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며, 이는 결국 기업과 가계의 차입 비용을 끌어올린다.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직접 올리지 않더라도, 연준이 자산을 팔아 사실상 긴축 효과를 내면 시장에는 금리 인상과 유사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 증시는 2026년을 역사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 구간에서 시작했다. 이 가운데 투자자들은 연준이 몇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란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때문에 인하 기대는 사실상 뒤로 밀린 상태다. 여기에 새 연준 의장이 “연준은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못 박으면서, 향후 금리 경로는 기존 예상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성장주와 기술주처럼 할인율 변화에 민감한 종목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반대로 현금흐름이 안정적이고 배당 매력이 있는 업종에는 상대적으로 방어적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워시의 발언 핵심
“연준은 자기 본분을 지켜야 한다.”
이번 기조 변화는 단지 통화정책 문구의 수정이 아니라, 연준이 시장의 ‘구원투수’ 역할을 덜 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 참가자들이 지금까지 연준의 완화적 메시지와 대차대조표 확대에 익숙해져 있었다면, 앞으로는 보다 엄격한 유동성 관리와 높은 장기금리를 상정한 투자 전략이 필요할 수 있다. 특히 국채금리 상승은 주식의 상대가치를 낮추는 요인이 되므로, S&P 500과 같은 광범위한 지수 투자에도 평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실제 정책 집행은 의장 개인의 의지와는 별개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부의 의견 조율, 경제지표, 물가 흐름, 고용 상황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워시의 발언이 즉각적인 전면 긴축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연준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지해 온 비정상적 팽창 기조에서 한 발 물러서려는 방향성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결과적으로 미국 주식시장은 향후 더 높은 변동성, 더 높은 금리, 더 엄격한 유동성 여건이라는 세 가지 변수에 동시에 직면할 수 있다.
기사 말미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특정 투자 분석팀은 S&P 500이 아닌 다른 10개 종목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지만, 해당 내용은 본문 핵심과 직접 관련된 정책 변화가 아닌 광고성 메시지에 가깝다. 이번 기사에서 더 중요한 대목은 새 연준 의장의 철학이 월가의 기대와 달리 보다 소극적이고 제약적인 중앙은행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은 금리, 국채 수익률, 연준 자산축소 속도, 그리고 인플레이션 압력의 재점화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