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미·이란 휴전 연장 가능성에 하락세를 보였다. 5월 인도분 WTI 원유 선물은 3주 만의 저점으로 하락했고, 5월 인도분 RBOB 휘발유 선물은 혼조 양상을 나타냈다. 이날 종가는 WTI가 소폭 하락했고 RBOB는 상승 마감했다.
2026년 4월 16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미 언론의 보도와 외교 소식이 국제 유가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이란 양국이 외교 교섭을 위해 휴전 기간을 연장하는 데 대해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즉각적인 지정학적 위험이 일부 완화되어 원유 수요 우려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주간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재고 보고서에서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감소한 점이 하락 폭을 제한했다.
주요 사실 정리
퍼시안 걸프(Persian Gulf)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폐쇄로 인해 약 6%의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미국은 해당 해협을 통과하면서 이란 항구에 입항했거나 입항 예정인 선박에 대해 봉쇄를 시작했으며, 이는 전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전략적 해로의 교통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이란은 전쟁 기간에도 원유 수출을 유지했으며, 3월기준 약 170만 배럴/일(bpd)을 수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약 1,300만 bpd의 공급이 차단됐다고 발표했다. IEA는 또한 분쟁으로 인해 80개 이상의 에너지 시설이 손상되었으며, 복구에는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는 지난주 아시아향 주요 유종의 5월 인도분 판매 가격을 배럴당 17달러 인상했고, 이는 기록적인 폭의 인상으로 공급 측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켰다. 반면, 기술적·정책적 요인으로는 OPEC+가 4월 5일 5월에 206,000 bpd의 증산을 발표했으나, 중동 산유국들이 전쟁으로 생산을 감축하고 있어 실제 증산 시행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220만 bpd의 감산분을 복원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 82.7만 bpd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OPEC의 3월 원유 생산은 -7.56백만 bpd 감소해 35년 만의 저수준인 22.05백만 bpd를 기록했다.
시장 데이터와 재고 지표
수급 지표 측면에서 Vortexa는 4월 10일로 끝난 주에 적체된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35% 감소해 8,913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5개월 저점이다. 미국의 주간 EIA 보고서는 원유 시장에 대해 다소 강세 신호를 보였다. EIA는 4월 10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91.3만 배럴 감소했다고 보고했다(시장 컨센서스는 +190만 배럴 증가 예상). 휘발유 재고는 -630만 배럴 감소해 예상(-200만 배럴)보다 큰 감소폭을 기록했고, 증류유 재고도 -310만 배럴로 예상(-210만 배럴)보다 큰 감소를 나타냈다. WTI 인도 지역인 커싱(Cushing)의 원유 재고도 -173만 배럴 줄었다.
EIA는 또한 4월 10일 주간 기준으로 (1) 미국 원유 재고가 계절적 5년 평균 대비 +1.9%, (2) 휘발유 재고가 +1.1%, (3) 증류유 재고가 -5.2%로 집계되었다고 밝혔다. 미국 원유 생산은 해당 주에 전주와 동일한 13.596백만 bpd로 기록되어 11월 7일의 기록치 13.862백만 bpd보다는 소폭 낮았다. Baker Hughes는 4월 10일로 끝난 주에 미 활동 중인 유전 시추 장비 수가 전주와 동일한 411대로 집계되어 2022년 12월 이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영향
마지막으로, 최근 제네바에서 열린 미 중재 회담은 조기 종료되었고,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러시아가 전쟁을 질질 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장기적 합의 가능성이 낮다고 언급했다. 이 전쟁의 장기화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약을 계속 유지시켜 공급 측 리스크로 작용한다. 실제로 지난 8개월 동안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최소 28개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타격해 정제·수출 능력을 제한했으며, 11월 이후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공격을 받는 등 원유 해상 수송도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또한 최근 시행된 미국·EU의 대러 제재는 러시아의 수출 여력을 추가로 제약하고 있다.
용어 설명
WTI(West Texas Intermediate)는 미국을 기준으로 한 경질원유 대표 지수이며, RBOB는 미국 내 휘발유 원유 정산 기준의 선물상품이다. 커싱(Cushing)은 오클라호마주에 위치한 WTI 선물의 공식 인도지점으로, 재고량이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은 중동 산유국의 원유와 LNG 수출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해로로, 전세계 에너지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한다. EIA(미 에너지정보청)와 IEA(국제에너지기구)는 원유 수급·재고·정책 분석을 제공하는 주요 국제기관이다.
전망 및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휴전 연장 가능성이 지정학적 프리미엄을 일부 완화하며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으나, 실제 공급 지표와 재고 감소는 상방 요인으로 작용해 급격한 추가 하락을 억제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미국의 봉쇄 조치로 중동 산유국의 생산 차질이 현실화된 상태이며, IEA의 1,300만 bpd 공급 차단 추정과 아람코의 공급가 인상은 중기적으론 유가의 상방 리스크를 높인다. 또한 러·우 전장 상황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인프라 공격, 대러 제재는 러시아 원유의 가용성을 장기간 제한할 가능성이 있어 공급 불안 요인은 계속될 전망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미국 내 재고가 여전히 5년 평균 수준과 유사하거나 소폭 상회하는 가운데, 휘발유 재고는 점검 필요성이 있다. 만약 세계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면 수요 약화가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공급 차질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투자자·거래업자 관점에서는 단기적 이벤트 리스크(휴전 연장 소식)에 대한 반응과 더불어, 주간 EIA 데이터와 중동 항로의 물리적 통보(예: 봉쇄·재개 여부), OPEC+의 실제 증산 실행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정책 및 시장 참여자에 대한 시사점
정책 입안자와 글로벌 에너지 기업은 해상 통로의 안정성 회복과 대체 운송로·비축전략 강화를 검토해야 한다. 정유 및 물류 기업은 해상 보험료·운송 비용 상승과 정제 마진 변동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투자자에게는 지정학적 뉴스와 재고 지표의 교차 확인, 그리고 OPEC+의 향후 행동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이 중요하다.
보도 시점 기준으로 바차트의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 기사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적 또는 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