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벨 테크놀로지(Marvell Technology) 주가가 9일 9% 이상 급등했다. 반도체 업체인 마벨이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S&P 500에 편입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는 최근 가파르게 상승해 온 마벨 주가에 또 한 번의 상승 동력을 더한 것이다.
마벨 주가는 5월 27일 이후 약 59% 상승했다. 회사가 자체 설계하는 맞춤형 칩(custom chip) 사업의 매출이 2029 회계연도에 1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한 데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마벨을 차세대
“1조 달러 기업”
으로 언급한 점이 투자심리를 크게 자극했다.
2026년 6월 8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마벨 주가는 직전 거래일인 금요일 정규장에서 16.7% 하락했다. 반도체 업종 전반이 크게 흔들리며 업종 시가총액 약 1조3,000억 달러가 증발한 여파다. 다만 마벨의 시가총액은 최근 종가 기준 약 2,300억 달러 수준으로 유지됐다.
마벨과 더 큰 경쟁사인 브로드컴(Broadcom)은 클라우드 기업들의 데이터센터를 위한 맞춤형 칩을 설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대형 기술기업들이 엔비디아의 고가이면서도 공급이 어려운 인공지능(AI) 프로세서의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급격히 성장한 시장이다. AI 연산 수요가 확대되면서 이들 칩 제조업체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은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S&P 다우존스 인덱스(S&P Dow Jones Indices)는 금요일 장 마감 후 마벨이 수영장 장비 유통업체 풀 코퍼레이션(Pool Corp)을 S&P 500에서 대체한다고 밝혔다. 이번 변경은 6월 22일 개장 전부터 적용된다. S&P 500은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500개 대형주로 구성된 벤치마크 지수다.
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는 편입 종목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하며, 새로 편입된 종목을 매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패시브 자금이 유입돼 편입 시점 전후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다. 마벨 역시 이번 S&P 500 편입으로 이 같은 수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편입은 마벨이 최근 3개월과 최근 4개 분기 실적에서 일반회계기준(GAAP) 기준 흑자를 기록한 뒤 이뤄졌다. 그동안 적자 여부가 S&P 500 편입의 주요 걸림돌로 작용했으나, 마벨이 이를 넘어서면서 지수 편입 조건을 충족한 것이다. 일반회계기준은 기업의 손익을 회계 원칙에 따라 엄격히 반영하는 기준으로,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수익성을 판단하는 핵심 잣대로 활용된다.
마벨의 S&P 500 편입은 인공지능 열풍이 미국의 주요 주가지수 구성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반도체 업체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은 강한 투자 확신을 바탕으로 벤치마크 내 비중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실제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금요일 급락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72% 이상 상승했다. 마벨 주가도 올해 들어 가치가 세 배 이상 뛰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편입이 단기적으로 추가 매수 수요를 불러오고, 중기적으로는 마벨의 AI·데이터센터 관련 사업에 대한 신뢰를 더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수 편입 효과는 실적이 뒷받침될 경우 주가의 추가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어, 향후 마벨의 실적 발표와 AI 칩 수요 흐름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