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에서 추방 보호 철회 다툼…트럼프 측 “법원은 관여할 수 없다” 주장

미국 대법원에서 진행되는 이민 보호 조치(임시보호지위·TPS) 철회 소송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은 법원이 관련 결정을 심사·재검토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6년 4월 2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연방 법원들이 뉴욕과 워싱턴 D.C.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에 제동을 걸었다. 연방 판사들은 행정부가 아이티 출신 약 35만 명과 시리아 출신 약 6천 명에게 부여한 임시보호지위(Temporary Protected Status, TPS)를 박탈하는 조치를 중단시켰다. 행정부는 현재 두 나라에 대해 폭력, 범죄, 테러, 납치 등이 광범위하게 발생한다고 경고하며 어떤 이유로든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대법원은 수요일(청문일) 행정부가 제기한 항소 사건에 대한 구두변론을 들을 예정이다. 이 사건은 전 국토안보부 장관 크리스티 누엄(Kristi Noem)의 결정으로, 아이티와 시리아 출신의 TPS를 종료한 행위를 방어하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1월 재취임한 이후 합법·불법 이민에 대한 강경 대응의 일환으로 TPS 등 인도주의적 보호 조치의 철회를 추진해 왔다.

TPS 제도와 관련된 법적·제도적 배경

미국의 1990년 이민법(Immigration Act of 1990)에 따라 TPS는 전쟁, 자연재해 또는 기타 재난으로 인해 본국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없는 국가 출신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거주하고 취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지정이다. 이 제도는 특정 국가에 대해 일시적 보호를 부여하는 것으로, 지정·연장·종료의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

소송의 범위와 파급력

원고 측은 이 법적 분쟁이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총 17개 TPS 지정 국가에서 온 약 130만 명의 이민자들에게 파급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까지 이들 중 13개국에 대한 보호를 철회하려 했다.

하급심 판결의 취지

하급 법원들은 행정부의 TPS 종료 결정들이 잘못되었다고 판결했다. 판사들은 행정 관료들이 지정 철회 전에 국가 상황을 평가할 때 이민법이 요구하는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고 보았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부는 이러한 지적을 부인하며 보다 근본적인 주장, 즉 법원이 이러한 TPS 결정 자체를 재검토할 수 없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The TPS statute unambiguously bars judicial review of claims that attack the secretary’s TPS determinations, including the procedures and analysis underlying those determinations,”

법무부는 대법원 서면청구서에서 위와 같이 밝히며 TPS 결정과 관련한 소송 심사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1990년 법 조항 중 “어떠한 결정(any determination)에 대한 사법심사는 없다”는 문구를 근거로 들며, 이는 단지 최종 결과뿐 아니라 그 결정의 과정과 근거까지도 사법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해석하고 있다.

대통령 권한과 사법부의 역할에 대한 충돌

이번 사건은 트럼프가 대통령 권한을 광범위하게 해석하고 사법부의 관여를 최소화하려는 일관된 법적 태도의 연장선에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여러 정책에서 법원의 권한을 축소하려는 주장을 반복해 왔으며, 이번 TPS 분쟁에서도 동일한 논리를 펴고 있다.

원고 측의 반박과 주장

시리아 TPS 수혜자를 대리하는 변호사 아힐란 아룰라난탐(Ahilan Arulanantham)은 이번 소송에서 “거대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정부는 어떤 국가 상황 분석도 없이 TPS를 종료할 수 있으며, 전혀 자의적인 이유로도 종료를 단행할 수 있게 된다고 경고했다. 아룰라난탐은 UCLA 로스쿨의 이민법·정책 센터 공동책임자라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또한 행정부의 전반적 조치가 연방 기관의 숙고된(reasoned) 결정과는 거리가 멀고 TPS를 전면 폐지하려는 조직적 노력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상 의회가 만든 법령에 대한 전쟁이다”라고 덧붙였다.

대법원의 이전 판례와 보수적 구성

보수 우위(6대3)의 대법원은 과거 여러 하드라인 이민정책을 즉시 시행하도록 허용한 바 있다. 예컨대,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자들을 그들과 연고가 없는 국가로 추방하는 조치를 허용하거나, 인종·언어 등을 근거로 추방대상자를 특정하도록 연방 요원을 허용한 결정을 인정한 전례가 있다. 지난해에는 베네수엘라인에 대한 TPS 종료를 즉시 시행하는 것을 허용하기도 했다.

정치적 발언과 인종차별 주장

트럼프는 첫 임기 때 TPS 보호를 철회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재선 운동 기간 중에도 그는 TPS 철회를 재차 천명했고, 아이티 이민자들에 대해 모욕적이고 근거 없는 발언을 하며 정치적 공세를 펴기도 했다. 백악관 대변인 애비게일 잭슨(Abigail Jackson)은 로이터에 “임시보호지위는 본질적으로 일시적이며 영주권이나 영구적 지위를 위한 경로로 의도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급심 판결 중 하나에서는 아이티 사건에서 연방지방법원 판사 아나 레예스가 행정부 조치가 부분적으로는 “인종적 적대감(racial animus)”에 의해 동기부여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헌법 제5차 수정조항이 보장하는 평등 보호를 침해했다고 판시했다. 레예스 판사는 트럼프와 누엄의 발언들을 근거로 일부 동기가 비백인(Nonwhite) 이민자에 대한 적대감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인종 차별 혐의를 부인하며 트럼프 또는 누엄의 어떤 발언도 인종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법무부는 이민·외교·국가안보 사안에 대해 행정부에 상당한 재량을 부여하는 대법원 판례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률적 쟁점: 사법심사의 범위

원고 측은 행정부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불법행위조차도 면책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이들은 법이 요구하는 절차적 의무, 특히 TPS 지정 종료 전에 관련 연방 기관들과의 협의 의무가 준수되었는지를 법원이 심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들은 2019년 대법원이 인구조사에 시민권 질문을 추가하려는 시도를 차단한 판결을 인용하며 행정부의 형식적 근거가 실상은 구실(pretextual)이었는지를 법원이 따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행정부의 내부 절차 논란

원고들은 누엄이 TPS 종료 결정을 내릴 때 요구되는 국가상황 검토와 다른 연방기관과의 협의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송에 따르면 해당 협의는 국무부 관리가 국토안보부 관리의 이메일에 답신으로 “종료에 외교적 문제가 없다”는 간단한 회신을 보낸 것에 불과했다고 한다.

향후 전망과 시사점

대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6월 말경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판결 내용은 TPS의 법적 성격과 사법심사의 범위를 재정립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대법원이 법무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사법심사를 거의 전면 배제한다면 연방 행정기관의 종국적 판단에 대해 법적 통로가 좁아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이는 TPS 수혜자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민정책의 투명성과 절차적 준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제·사회적 영향(분석)

TPS 수혜자들은 수년간 미국에 거주하면서 노동시장에 통합된 경우가 많다. 이들에 대한 보호가 종료될 경우 노동력 공백, 특히 농업·건설·간병 등 특정 산업에서의 인력 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TPS 철회는 관련 가계의 소득 감소와 본국으로의 송금(remittance) 축소로 연결될 수 있으며, 이는 미국 내 소비와 지역경제에 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경제적 파급력의 구체적 규모는 TPS 대상 국가의 구성비와 수혜자들의 노동시장 참여도 등에 달려 있어 판결 이후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

전문가적 관점

이번 사건은 단순히 TPS의 존폐를 넘는, 행정부 권한과 사법심사의 경계를 가르는 핵심적 헌법적·행정법적 문제를 제기한다. 법원이 사법심사 가능성을 인정할 경우 향후 연방 기관의 절차 준수 의무가 강화되는 반면, 반대로 심사 배제가 인정되면 의회가 부여한 권한이 행정부의 폭넓은 재량으로 귀결될 위험이 있다. 이와 같은 판결은 이민정책의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요약: 대법원의 판단은 TPS 지정·종료 절차의 적법성, 행정부의 재량범위, 사법부의 감독 역할을 재확립하는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본 기사는 로이터통신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해당 사건의 판결과 관련 법적 문서, 법정 변론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