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최고경영자, 유럽서 중국산 공세에 대응해 자동차 가격 인하 시사

기아자동차가 올해 유럽 시장에서 중국 완성차 업체들과의 가격 격차를 줄였다고 기아 최고경영자(CEO) 송호성이 밝혀, 중국업체의 공세가 본격화한 가운데 가격 경쟁(Price War)이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2026년 4월 27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송 CEO는 이달 초 열린 기아 투자자 데이 행사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유럽 시장 경쟁 심화 속에서 기아가 전 세계 매출을 늘리고 시장 전반의 하락세를 방어했다고 말했다.

송 CEO는 “올해부터 유럽에서 중국 모델과의 차량 가격 격차를 시장에 따라 기존 20~25%에서 15~20%로 좁혔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은 로이터가 입수한 행사 녹음 내용을 바탕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전략은 기아가 현대자동차와 함께 글로벌 차량 판매량 순위에서 세 번째를 유지하는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다. 송 CEO는 투자자 데이에서 유럽 시장에서의 가격 조정이 회사의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유럽은 기존 완성차 업체들과 중국의 전기차(EV) 기업들, 예컨대 BYD와 같은 회사들 사이의 핵심 경쟁 무대가 되었다. 이는 중국 내수시장의 성장 둔화와 미국 시장에서의 사실상 격리(진입 제약)로 인해 중국 업체들이 해외에서의 빠른 확장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특히 BYD의 유럽 차량 등록이 3월에 전년 동월 대비 거의 15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체 판매 증가율 11%과 기아·현대의 보고된 6% 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이와 같은 중국 차량의 유럽 판매 급증은 경쟁사들로 하여금 할인 제공과 더 저렴한 모델 출시로 대응하게 만들었다. 송 CEO는 기아가 탄탄한 이익 구조를 활용해 중국 업체들과 경쟁할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아는 최근 분기 실적에서 이익이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회사는 그 원인 중 하나로 유럽에서의 판매 인센티브(판촉비) 확대를 지목했다. 해당 인센티브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의 전기차 모델로 공격적인 공세를 시작했고,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그들의 시장 점유율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기아는 이익을 기반으로 가격 경쟁에 대응할 수 있으나, 단기간 내 지속적인 할인 경쟁은 마진(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회사는 이 같은 유럽 시장 대응으로 인해 실적에 일시적 부담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자동차 업계 구조조정 전망

송 CEO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이 예상보다 빠르게 도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 정부의 전략적 관심이 자동차에서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와 같은 다른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정책 전환은 중국의 전기차 산업에 대한 보조금(보조금·세제 혜택 등)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다.

작년까지 중국 정부의 보조금과 각종 지원은 전기차 산업의 급성장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송 CEO는 보조금 축소가 이뤄지면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더 이상 같은 수준의 ‘재정적 뒷받침’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제 중국 정부로부터 더 이상 지원을 받기 어려워질 것이므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더 이상 전진할 수 있는 재원(파이어파워)이 부족하다

송 CEO는 이어 “구조조정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그때까지는 우리의 전략적 성장을 지속하고 ‘워체스트(전략적 유동성)’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워체스트’는 기업이 위기 대응이나 경쟁에 투입할 수 있는 현금 및 준비 자원을 의미한다.

현대자동차의 호세 무뇨스 CEO도 최근 중국 경쟁사 관련 발언에서 유사한 입장을 내비쳤다. 무뇨스 CEO는 중국 업체들만큼 빠르게 성장할 수는 없지만 수익성 있는 성장을 달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그들만큼 빠르게 함께 성장할 수는 없지만, 매우 수익성 있게 성장해왔다

우리는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오로지 우리의 지원(자원)만을 받는다

로이터는 또한 중국의 자동차 판매가 올해 1분기(연간 대비) 18% 감소했으며 당분간은 판매가 정체 또는 하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러한 수요 둔화가 중국 업체들의 해외 공세를 촉발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용어 설명

전기차(EV): 전기 모터로 구동되는 차량을 가리키며, 배터리 충전을 통해 동력을 얻는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경쟁 핵심 분야이다.

차량 등록(Registrations): 특정 기간 동안 시장에서 새로 등록된 차량 수를 의미한다. 판매(판매대수)와 유사하지만 등록이 지연되거나 지역별 정책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 보조금(Subsidies):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 등 국가가 산업 육성 또는 소비 촉진을 위해 제공하는 재정적 지원을 의미한다. 보조금 축소는 생산자 및 소비자에 모두 영향을 준다.


향후 영향과 시장 전망(분석)

첫째, 유럽에서의 가격 격차 축소와 일부 시장에서의 15~20% 수준까지의 가격 인하는 단기적으로 소비자 혜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보다 저렴한 가격은 전기차 보급 속도를 높이고, 중저가 시장에서의 수요를 일부 흡수할 수 있다.

둘째, 완성차 업체들의 할인 경쟁 확대는 마진 압박으로 직결된다. 특히 고정비가 높은 자동차 산업 구조상 지속적 할인은 이익률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기아·현대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일정 기간 가격 경쟁을 흡수할 수 있으나, 장기화될 경우 R&D 투자 및 신모델 개발 일정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셋째, 중국의 보조금 축소 가능성과 구조조정 전망은 단기적으로는 중국 업체들의 해외 공세 속도를 둔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쟁력 높은 업체들은 더욱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도 있으므로, 유럽 내 경쟁 구도는 지역별, 가격대별로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넷째, 유럽 소비자 선호의 변화와 충전 인프라 확충 등 비가격적 요인도 경쟁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줄 것이다. 기술적 우위(배터리 성능, 소프트웨어, 차량 품질 등)와 브랜드 신뢰도는 장기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보완하는 핵심 요소다.

마지막으로, 업계의 전략적 대응은 두 갈래로 나뉠 가능성이 있다. 가격 경쟁을 수용하되 비용 효율적 생산체계를 통해 이익률을 방어하거나, 고부가가치 모델과 서비스(예: 소프트웨어, 구독형 서비스)로 수익 구조를 전환하는 방식이다. 기아·현대는 현재의 현금력과 글로벌 판매망을 활용해 두 방향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

기아의 이번 발표는 유럽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 심화를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업체들의 급속한 점유율 확대와 중국 내수 둔화, 정부 보조금 정책의 변화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재편을 촉발하고 있다. 기아와 현대는 수익성 기반의 방어 전략과 함께 단기적 판촉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려 하고 있으며, 향후 구조조정과 정책 변화의 속도에 따라 경쟁 구도는 더욱 유동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