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증시가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하며 S&P500지수와 나스닥100지수가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026년 5월 1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S&P500지수($SPX·SPY)는 0.74% 올랐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DOWI·DIA)는 0.79%, 나스닥100지수($IUXX·QQQ)는 0.78% 상승했다. 6월물 E-mini S&P 선물(ESM26)은 0.71% 올랐고, 6월물 E-mini 나스닥 선물(NQM26)은 0.80% 상승했다.
이번 장세는 기술주 중심의 매수세가 시장 전반을 끌어올린 결과다. 특히 시스코시스템즈(Cisco Systems)가 연간 매출과 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13% 급등했고, 이는 S&P500, 나스닥100, 다우지수의 동반 강세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됐다. 사상 최고치 경신은 대형 기술주의 실적 기대가 여전히 시장 심리를 지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미국과 중국이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다양한 현안을 논의한 점도 투자심리를 개선했다. 양국은 미국 기업의 시장 접근 확대와 미국산 에너지·농산물 구매 등을 논의했으며, 로이터는 양국이 각국이 약 3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을 지정해 국가안보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관세를 완화할 수 있는 잠재적 틀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세 완화 기대는 글로벌 교역 둔화 우려를 일부 누그러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경제지표도 증시를 지지했다. 4월 소매판매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전월 대비 0.5% 증가를 기록했고,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0.7% 늘어 예상과 일치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만1,000건 증가한 21만1,000건으로 집계돼, 예상치인 20만5,000건보다 많았다. 이는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다소 약하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해고 후 실업급여를 처음 신청한 사람의 수를 뜻하며, 고용시장의 온도계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다.
같은 날 미국의 4월 수입물가지수에서 석유를 제외한 수치는 전월 대비 0.7% 올라 예상치인 0.5%를 웃돌았다. 다만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제프 슈미드 총재가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은 견조하지만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가장 시급한 위험”
이라고 언급하면서 주식시장에는 부담이 됐다.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이 당장 완화되기보다 물가 경계가 우선시될 수 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채권시장에서는 6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선물(ZNM6)이 4틱 상승했고,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8bp 하락한 4.451%를 기록했다. 채권 가격 상승과 수익률 하락은 통상 경기 둔화 또는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질 때 나타난다. 이번 움직임은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예상보다 많았던 데다, 채권딜러들이 이번 분기 환급입찰을 앞두고 보유한 숏포지션을 일부 되돌린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슈미드 총재의 매파적 발언은 국채 상승폭을 일부 제한했다.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는 매우 제한적이다. 시장은 오는 6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7%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여기서 bp는 베이시스포인트의 약자로 1bp는 0.01%포인트를 뜻한다. 현재 시장은 연준이 당장 완화 국면으로 돌아서기보다는 물가와 고용 데이터를 더 지켜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시즌도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지금까지 454개 S&P500 기업 가운데 83%가 1분기 실적에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1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술업종을 제외하면 1분기 이익 증가율은 약 3%에 그쳐,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는 현재의 증시 랠리가 얼마나 강하게 대형 기술주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외 증시는 혼조세였다. 유로스톡스50은 1.06% 올랐지만,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최근 약 11년 만의 고점에서 밀리며 1.52% 하락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사상 최고치에서 내려와 0.98% 떨어졌다. 지역별로 정책 기대와 차익실현이 엇갈리며 방향성이 분화된 모습이다.
채권·유가·유럽 금리 동향
국채시장에서는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증가가 연준의 다소 완화적인 정책 기대를 자극했다. 유럽 국채금리도 하락세를 보였고,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4.8bp 내린 3.052%,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5.8bp 하락한 5.007%였다. 영국의 3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2% 증가해 예상치였던 -0.1% 감소를 크게 웃돌았으며, 4개월 만의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인 마르틴스 카작스는 유가 상승이 점진적으로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기대가 악화되면 ECB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스왑시장은 오는 6월 11일 ECB 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 가능성 81%를 반영하고 있다. 이는 유럽에서는 여전히 물가 억제가 핵심 정책 과제로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국제유가도 상승했다. WTI 원유는 이란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오름세를 나타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막혀 있는 상태로, 전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5분의 1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3월과 4월 글로벌 원유 재고가 하루 약 400만 배럴의 속도로 감소했다고 밝혔으며, 분쟁이 다음 달 종료되더라도 시장은 10월까지 심각한 공급부족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혼란으로 글로벌 원유 재고에서 거의 5억 배럴이 줄었고, 감소 폭이 6월까지 10억 배럴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개별 종목 동향
반도체 관련 종목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반도체를 포함한 무역 합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마벨테크놀로지(MRVL)는 5% 이상 뛰었고, 브로드컴(AVGO)과 엔비디아(NVDA)는 4% 이상 상승했다. 이 밖에 AMD,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 KLA(KLAC)도 1% 이상 올랐다. 반도체는 인공지능, 클라우드, 통신장비 등 성장산업 전반의 핵심 부품이라는 점에서 대형 기술주 랠리의 중심축으로 평가된다.
사이버보안주도 시장을 지지했다. 옥타(OKTA)와 팔로알토네트웍스(PANW)는 3% 이상, Z스케일러(ZS)와 클라우드플레어(NET)는 2% 이상 올랐고,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WD)와 포티넷(FTNT)도 1% 이상 상승했다. 보안 수요가 꾸준한 산업 특성상, 이들 종목은 경기 변동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반면 광산주는 은값이 4% 이상, 구리값이 1% 이상 하락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헥라마이닝(HL)은 5% 이상 떨어졌고, 배릭마이닝(B)은 3% 이상 하락했다. 프리포트맥모란(FCX), 뉴몬트(NEM), 서던코퍼(SCCO)도 2% 이상 밀렸으며, 코어마이닝(CDE)은 1% 이상 내렸다. 원자재 가격 하락은 광산주 실적 기대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스텁허브홀딩스(STUB)는 1분기 매출이 4억4,6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4억2,500만 달러를 웃돌면서 20% 이상 급등했다. 시스코시스템즈(CSCO)는 3분기 실적이 기대를 상회하고 연간 전망을 높이면서 13% 이상 올라 S&P500, 나스닥100, 다우지수에서 상승률 선두를 기록했다. 테이크투인터랙티브(TTWO)는 ‘GTA VI’의 사전예약이 곧 시작될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로 8% 이상 올랐다.
포드자동차(F)는 데이터 저장 사업 진출을 위해 2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뒤 7% 이상 상승했다. 상업용 금속업체 커머셜메탈스(CMC)는 UBS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89달러로 제시하면서 3% 이상 올랐다. 스타벅스(SBUX)도 TD 코웬이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올리고 목표주가를 120달러로 제시한 뒤 2% 이상 상승했다.
반대로 도크시미티(DOCS)는 2027년 매출 전망을 6억6,400만~6억7,600만 달러로 제시했는데, 시장 예상치인 6억9,890만 달러에 크게 못 미치며 24% 이상 급락했다. 오클로(OKLO)는 보통주를 최대 10억 달러 규모로 발행하겠다고 밝힌 뒤 6% 이상 하락했다. 아카마이테크놀로지(AKAM)는 레이어X를 약 2억5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번 인수로 연간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약 12센트 줄어들 것이라고 밝히면서 4% 이상 내렸다. 코디악가스서비스(KGS)는 전날 종가 75.74달러보다 낮은 주당 70~72달러에 시간외 주식매각을 제시하며 1% 이상 하락했다.
실적 발표 예정 기업(2026년 5월 14일) Applied Materials(AMAT), Bullish(BLSH), Fermi(FRMI), Globant(GLOB), Liberty Live Holdings(LLYVA), NIQ Global Intelligence(NIQ), NU Holdings(NU), Versant Media Group(VSNT), Viking Holdings(VIK), YETI Holdings(YETI) 등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기사 작성 시점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간접적인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으며, 기사에 담긴 정보는 모두 정보 제공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시장 흐름을 종합하면,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 사이버보안주가 단기적으로 증시 상승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면 금리 동결 내지 매파적 통화정책, 유가 상승, 원자재 가격 변동성은 향후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소로 남아 있다. 특히 S&P500과 나스닥100의 사상 최고치 경신은 투자심리를 더욱 자극할 수 있지만, 실적 개선이 기술주에 편중돼 있다는 점은 향후 장세의 취약성을 동시에 드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