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한국의 SK하이닉스, 네이버, 두산그룹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및 자사 기술 활용을 위한 협력 계약을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AI 붐을 지속적으로 주도하려는 가운데, 2026년 6월 8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다만 엔비디아와 각 파트너사는 계약의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발표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한국 방문 일정과 맞물려 나왔다. 황 CEO는 지난 금요일부터 한국을 방문 중이며, 현재까지 한국의 주요 기업 총수들과 함께 치킨을 먹고, 야구 시구를 하고, 유명 게이머를 만나는 등 이례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는 다년간의 기술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히며, 이번 협력이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를 위한 차세대 메모리 기술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AI 데이터센터란 대규모 인공지능 연산을 처리하기 위해 고성능 서버와 저장장치를 집약한 시설을 뜻하며, 최근 글로벌 빅테크와 반도체 업계의 핵심 투자 분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협력을 통해 개인용 AI와 피지컬 AI 등 새로운 AI 분야로 진출하게 된다고 밝혔다. 피지컬 AI는 로봇, 제조, 자율 시스템 등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작동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의미한다. 회사는 또한 첨단 메모리 반도체는 개발 주기가 긴 만큼, 이번 계약이 메모리 칩의 안정적인 공급 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의 계열사인 SK텔레콤은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해 한국에 기가와트급 AI 클라우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첫 번째 AI 데이터센터는 2027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기가와트급이라는 표현은 대규모 전력 사용이 필요한 초대형 인프라를 뜻하며, AI 연산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확장 개념으로 해석된다.
엔비디아는 또 한국의 인터넷 대기업 네이버와 복합기업 두산그룹과도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각각 엔비디아 기술을 사용해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한국 최대 인터넷 플랫폼 기업 가운데 하나로, 검색·클라우드·AI 서비스 역량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확장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두산은 로봇을 개발하고 엔비디아의 가장 강력한 블랙웰(Blackwell) 칩에 사용되는 소재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아키텍처로, 대규모 AI 학습과 추론에 사용되는 핵심 제품군이다. 두산은 자사의 에너지 솔루션이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플랫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동시에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기술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반도체, 전자, 자동차, 조선 산업이 집중된 아시아의 대표적 제조 강국이다. 특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메모리 칩 제조업체 두 곳으로 꼽힌다. 메모리 칩은 데이터센터에서 필수적인 핵심 부품으로, AI 확산에 따라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적 관점에서 보면 이번 엔비디아의 한국 내 협력 확대는 단순한 장비 공급을 넘어, AI 인프라·메모리 반도체·클라우드·에너지 솔루션이 결합하는 구조로 읽힌다. 엔비디아는 고성능 AI 칩과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제공하고, 한국 기업들은 메모리와 통신, 인터넷 플랫폼, 제조 역량을 결합해 AI 데이터센터 밸류체인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는 향후 한국 반도체와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시장 기대를 키울 수 있는 대목이다.
엔비디아와 한국 대기업들의 협력은 AI 수요 증가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또한 이번 협력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도 의미가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부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기사에서 계약 규모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실제 매출 반영 시점과 수익성 개선 폭은 향후 구체적 실행 계획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