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씨티 리서치의 자체 약세장 체크리스트(Bear Market Checklist·BMC)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현재 18개 지표 중 10개가 경고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2026년 6월 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 체크리스트는 주식 밸류에이션, 신용시장, 기업 행태, 투자심리 등 18개 항목을 추적한다. 각 지표는 과거 기준선에 따라 초록, 주황, 빨강으로 구분되며, 주황 신호는 0.5점, 빨강 신호는 1점으로 계산된다. 현재 전 세계 기준치는 18개 중 10개로, 2000년 3월 시장 정점의 17.5개와 2007~08년 금융위기 직전의 13개에 비하면 낮지만, 경고 강도는 분명히 높아진 상태다.
씨티 리서치는 “점수가 두 자릿수에 도달하면 역사적으로 더 빠르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고, 이는 위험이 가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시장은 주요 지역 가운데 가장 과열된 상태로, 점수가 18개 중 11.5개에 달했다. 반면 유럽은 5개에 그쳤다. 이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위험 신호가 미국 중심으로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약세장 체크리스트는 단일 지표가 아니라 여러 시장 신호를 종합해 자산가격의 과열 여부를 가늠하는 도구로 해석된다.
밸류에이션 경고는 여전히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MSCI 전세계 지수는 12개월 후행 주가수익비율(P/E) 24배, 12개월 선행 P/E 18배, 사이클 조정 주가수익비율(CAPE) 36배를 기록했다. 전세계 주식의 주식위험프리미엄은 2.5%다. CAPE는 경기 변동을 감안해 장기 평균 수익성에 비춰 주가의 고평가 여부를 보는 지표로, 통상 시장이 얼마나 비싸게 거래되는지 판단할 때 활용된다.
미국의 밸류에이션은 이보다 더 높다. 미국 시장의 후행 P/E는 28배, 선행 P/E는 22배, CAPE는 46배이며, 주식위험프리미엄은 2.5%로 집계됐다. 이 같은 수치는 기업 이익 대비 주가가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음을 뜻한다. 역사적으로 이런 상황에서는 금리, 이익 전망, 성장 둔화 등의 변화가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금리 구조를 보여주는 수익률곡선도 주목된다. 10년물과 2년물 국채 수익률의 차이로 측정한 이 지표는 전세계와 미국 모두 41bp(베이시스포인트)다. 1bp는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씨티는 비교 기준으로 2000년 3월 시장 정점에서는 이 스프레드가 -50bp였고, 2007년 10월 정점에서는 0bp였다고 설명했다. 즉 현재는 아직 역전 상태는 아니지만, 과거 고점 국면과 비교할 때 완충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신호로 읽힌다.
“점수가 두 자릿수에 들어서면 역사적으로 더 빠르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다.” — 씨티 리서치
투자심리 역시 낙관 쪽으로 기울고 있다. 씨티의 레브코비치 지수는 전세계와 미국 모두 0.87로, 브로커는 이를 “도취적(euphoric)”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 지수는 투자자들의 공포와 열광을 측정하는 지표다. 애널리스트의 낙관도 높아져 전세계 기준 역사적 평균보다 1.4표준편차, 미국은 1.0표준편차 높은 수준이다. 최근 3년간 주식형 펀드 유입은 전세계 시가총액의 1.1%, 미국은 0.4%에 달했다.
기업 활동도 강화됐다. 2026년 전세계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년 대비 21%, 미국은 33%로 예상됐다. 최근 12개월 전세계 인수합병(M&A) 규모는 시가총액의 3.7%에 해당한다. 기업들이 자본지출과 거래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성장 기대를 뒷받침하지만, 동시에 경기와 자산가격에 대한 낙관이 과도해질 경우 조정 위험도 키울 수 있다.
기업공개(IPO)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씨티는 발표됐거나 예상되는 대형 미국 상장 일정이 늘어나면서 IPO 발행 규모가 선진국 시가총액의 0.4%까지 올라왔고, 이 지표가 주황색(amber) 영역으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IPO는 비상장 기업이 처음으로 주식을 공개시장에 내놓는 절차로, 시장 회복 기대가 살아날 때 빠르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수익성 지표는 여전히 견조하다. 전세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 미국은 21%로 집계됐다. 전세계 주당순이익(EPS)은 이전 고점보다 27% 높고, 미국은 34% 높다. 이는 기업 이익이 아직 강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현재 주가 수준을 정당화하는 재료로도 작용하고 있다.
반면 신용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는 전세계와 미국 모두 263bp, 투자등급 채권 스프레드는 73bp였다. 비금융기업의 순부채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비율은 전세계와 미국 모두 1.3배다. 통상 스프레드가 좁고 레버리지가 과도하지 않으면 자금조달 여건은 양호하다고 해석된다. 다만 신용시장은 주식시장보다 후행적으로 위험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아, 향후 경기 둔화가 나타날 경우 빠르게 재평가될 수 있다.
씨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크리스트가 “아직 뚜렷한 과열 상태를 가리키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연말까지 주식에 대해 건설적인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즉 경고 신호는 많아졌지만, 현 단계에서는 극단적 거품 또는 광범위한 패닉 수준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다. 향후 시장은 높은 밸류에이션과 강한 이익 모멘텀 사이에서 방향성을 찾을 가능성이 크며, 금리와 기업실적, 투자심리 변화가 주가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