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기밀정보를 사적인 일기장에 보관한 혐의와 관련해 유죄를 인정하기로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볼턴은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인물로, 이번 사건은 미국 정치권의 분열된 대립 구도를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2026년 6월 4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MS NOW는 볼턴이 연방 검찰과의 형량 협상에 따라 기밀정보 보유 혐의 1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합의에 따르면 볼턴은 최대 60개월 징역과 225만 달러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매체가 인용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비밀 정보에 노출된 사람은 그의 아내와 딸뿐이었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비연속 임기 동안 연방 법원에서 기소된 세 명의 주요 트럼프 비판자 중 한 명이다. 다른 두 명은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과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이다. 이들 모두 트럼프에 대한 반감 때문에 표적이 됐다고 주장해 왔다.
볼턴은 2025년 10월 메릴랜드주 연방 대배심에 의해 국방정보 전달 8건과 국방정보 보유 10건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2025년 8월 22일 FBI 요원들은 수사의 일환으로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있는 볼턴의 자택과 워싱턴D.C.에 있는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메릴랜드주 그린벨트 연방법원에는 오는 6월 26일 출석할 예정이며, 같은 날 유죄 인정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볼턴은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 2018년 4월부터 2019년 9월까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그가 기소됐을 당시에는 자신이 무죄이며, 트럼프에 대한 공개적 반대 때문에 표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5년 8월까지 볼턴은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의 일상 활동을 적은 1,000쪽이 넘는 문서를 두 명의 허가받지 않은 인물과 공유했으며, 그 문서에는 TOP SECRET/SCI 수준까지 분류된 국가방위 관련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
TOP SECRET/SCI는 미국 정부의 최고 수준 기밀 등급 가운데 하나로, 민감한 구획정보를 뜻하는 SCI는 별도의 접근 통제가 필요한 정보다. 기소장에 따르면 이 두 사람은 보안 인가를 받지 않았으며, MS NOW는 이들이 볼턴의 아내와 딸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미국 내 국가안보 관련 문서의 무단 보관이나 전달은 형사 처벌로 이어질 수 있으며, 특히 최고 등급 정보가 포함될 경우 사안의 중대성이 커진다.
이번 사건은 최근 미국 사법 시스템에서 트럼프와 그 정치적 반대자들 사이의 갈등이 어떻게 형사 사건으로 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볼턴의 경우 기밀 유지 의무 위반 여부가 핵심 쟁점이며, 검찰은 그가 장기간에 걸쳐 민감한 정보를 가족에게 공유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유죄 인정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법원은 볼턴의 협조 정도와 범행 경위, 유출된 정보의 민감도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하게 된다. 이는 전직 고위 당국자의 기밀 취급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편, 제임스 코미는 버지니아주 연방 대배심에 의해 허위 진술 및 의회 증언 관련 위증성 행위 혐의로 기소됐다가, 이후 2025년 11월 24일 판사에 의해 사건이 기각됐다. 판사는 트럼프가 임명한 임시 연방검사가 적법하게 임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레티샤 제임스 역시 같은 시기 버지니아 연방법원에서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한 은행 사기 및 금융기관 허위 진술 혐의로 기소됐으나, 이 사건도 함께 기각됐다. 이후 코미는 2026년 4월 28일 노스캐롤라이나 연방법원에서 다시 기소됐는데, 인스타그램에 조개껍데기 사진을 올리며
“8647”
을 암시해 트럼프의 생명을 위협한 혐의가 적용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여기서 “86”은 미국 외식업계에서 메뉴에서 제외한다는 뜻으로 쓰이는 표현이며, 47은 트럼프가 미국의 47대 대통령이라는 점을 가리킨다. 코미 측 변호인단은 기소를 기각하기 위한 여러 신청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일련의 사건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치적 반대자와 전직 고위 관리들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더욱 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연방 법원의 판단에 따라 미국 정치권의 긴장도 역시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