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SEC·일론 머스크, 트위터 주식 매입 관련 ‘타협적 합의’ 옹호

일론 머스크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머스크의 트위터 주식 매입과 관련한 합의가 타협의 결과였으며 공모에 의해 오염되지 않았다고 옹호하고 나섰다. 이 사건을 심리 중인 판사가 해당 합의에 대해 “위험 신호(red flags)”가 있다고 언급한 데 따른 대응이다.

2026년 6월 2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월요일 밤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이 합의를 “각 당사자가 무엇인가를 포기했고, 각 당사자가 무엇인가를 얻은 공정하고 충분하며 합리적인 해결”이라고 주장했다. SEC도 같은 날 별도 서류를 통해 이번 합의가 머스크가 제기한 혐의를 공개적으로 부인할 수 있게 해 준다고 설명했으며, 이는 최근 제재 사건에서 합의한 피고의 입장을 허용하는 정책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머스크 이름으로 된 신탁이 150만 달러의 민사 벌금을 납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세계 최고 부호인 머스크가 2022년 3월과 4월 자신의 트위터 지분 매입 사실을 11일 늦게 공시해, 투자자들이 눈치채기 전에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었다는 SEC의 주장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머스크는 당시 공시 지연이 실수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결국 2022년 10월 트위터를 440억 달러에 인수했고, 이후 회사 이름을 X로 바꿨다. 머스크의 사업에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도 포함된다.

주식 공시는 투자자가 보유 지분이나 대량 매수 사실을 적시에 알리도록 하는 제도다. 시장에서는 이런 공시 시점이 매우 중요하며, 공개 전 정보를 바탕으로 매수·매도를 하면 불공정 거래 논란이 커질 수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벌금 문제를 넘어, 대형 투자자의 공시 의무와 규제 당국의 집행 방식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를 둘러싼 사례로 해석된다.

지난 5월 13일 심리에서 미 연방법원 스파클 수크난난(Sparkle Sooknanan) 판사는 자신이 이 합의를 그대로 승인할 수는 없다고 밝히며, 왜 SEC가 머스크 개인이 아니라 신탁에 벌금을 부과했는지, 그리고 SEC가 머스크의 1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부당이득 추정액의 1%만 환수하는 데 만족한 이유를 문제 삼았다. 판사는 또 이 합의가 공익에 부합하는지, 그리고 공모나 부패에 의해 오염되지 않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SEC “합의는 공익에 부합”

머스크와 SEC는 이번 합의가 “부적절한 공모”를 반영한 것이 아니며, 대등한 협상(arm’s-length negotiations)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SEC는 150만 달러 벌금이 같은 유형의 제재 가운데 최대 규모로, 이전 최고액인 95만 달러를 웃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사례들에서처럼 신탁과 합의한 방식도 규제 당국의 관행과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공개적으로는 머스크가 Revocable Trust를 통해 행동할 때마다 그를 구속하는 효력을 가진 금지명령이 공익에 도움이 된다.”

SEC는 또 Revocable Trust가 머스크가 자신의 상당한 자산을 관리하는 데 사용하는 투자 수단으로 보인다며, 이 합의가 실질적으로 머스크의 행위를 제약하는 효과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Revocable Trust는 자산을 관리·보유하는 신탁의 한 형태로, 설립자가 필요에 따라 내용을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는 구조를 뜻한다.

머스크는 재판으로 갔을 경우 승소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정치적 동기에 의해 움직인 SEC가 자신을 표적으로 삼아 집행했고, 자신의 표현의 자유를 겨냥했다는 쟁점에서도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2024년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칸(Carl Icahn)에게 부과된 50만 달러 벌금과 이번 사건을 비교했다. 아이칸은 자신의 회사 Icahn Enterprises 지분 대부분을 담보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개인 신용대출을 받기 위해, 그 사실을 3년 이상 뒤늦게 공개한 바 있다. Icahn Enterprises 역시 별도로 150만 달러 벌금을 냈다.

머스크는 “법적으로 의문이 제기되는 청구를 포기하는 대가로 확정적이고 즉각적이며 기록적인 민사 벌금을 받아들이는 것은 전형적인 쌍방 타협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 고문이었으며, SEC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기 엿새 전에 머스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폴 앳킨스(Paul Atkins) SEC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업 집행 활동을 축소하는 가운데 규제 기관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있다. 또 전 SEC 집행국장 마거릿 라이언(Margaret Ryan)은 취임 6개월 만인 3월 돌연 사임했다. 이는 SEC 지도부와 집행 정책을 둘러싸고 갈등이 있었던 뒤의 일이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번 사건은 머스크 개인과 SEC의 법적 공방을 넘어, 대형 상장사 및 주요 투자자의 공시 의무에 대한 규제 강도를 가늠하게 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특히 합의가 실제로 승인될 경우, 향후 유사 사건에서 규제 당국이 신탁이나 법인 구조를 활용한 해결 방식을 선택할 여지가 커질 수 있다. 반면 법원이 합의에 제동을 걸 경우에는 대형 부호와 규제 기관 간의 타협이 더 엄격한 사법 검토를 받게 되어, 관련 분쟁의 비용과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X와 테슬라, 스페이스X를 둘러싼 머스크의 규제 리스크가 계속 시장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