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27일(현지시간) 미국·이란 관련 엇갈린 신호 속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0.02% 상승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36% 올라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반면 나스닥 100지수는 0.09% 하락했다. 6월물 E-미니 S&P 선물은 0.04% 올랐고, 6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10% 내렸다.
2026년 5월 2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주식시장은 인공지능(AI) 기대감과 국제유가 하락, 국채금리 안정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지지받았다. 특히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5% 이상 급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됐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45%까지 떨어져 1.5주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국채 수익률은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수익률 하락은 주식의 상대적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다만 에너지 생산주와 사이버보안주 약세가 전체 지수의 상승폭을 제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면서, 전쟁의 조기 종식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 기대가 흔들린 점도 투자심리를 제약했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 완화 기대가 유가를 끌어내렸지만, 협상 진전이 불확실하다는 발언은 다시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는 해석이 시장에 퍼졌다.
경제지표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의 5월 22일 종료 주간 모기지 신청 건수는 8.5% 감소했다. 주택구입용 모기지 서브지수는 0.4% 줄었고, 재융자 서브지수는 18.1% 급감했다. 평균 30년 고정금리 모기지는 전주 6.56%에서 9bp 상승한 6.65%로 올라 9개월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bp는 베이시스포인트의 약자로, 1bp는 0.01%포인트를 뜻한다.
또한 5월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는 현황지수가 10포인트 올라 13을 기록했다. 이는 4.5년 만의 최고치로, 시장 예상치 4를 웃돌았다. 미국의 6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은 시장에서 3%에 불과한 것으로 반영됐다. 금리 인하 기대가 낮다는 점은 단기적으로 성장주와 기술주에 부담이 될 수 있으나, 동시에 경기 둔화 우려가 크지 않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국제유가 급락의 배경에는 미국과 이란 관련 보도가 있었다. 이란 국영방송은 미국과 이란 양해각서의 비공식 초안을 입수했다고 전하며, 미국군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해제하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상업 선박 항로를 복원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잠정 합의는 불과 며칠 남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 당국자들이 이란 국영방송이 입수했다고 주장한 비공식 초안을 두고 “완전한 날조”이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면서 유가는 저점에서 되돌아섰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의 핵심 수송로로, 이곳의 차질은 국제유가와 세계 물가에 직접적인 충격을 준다. 따라서 이번처럼 유가가 5% 이상 급락할 경우 항공사와 소비주에는 긍정적이지만, 정유·에너지·해양운송 관련 업종에는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지정학적 긴장이 재차 고조되면 유가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있어, 향후 시장은 외교 협상 진전과 유가 흐름을 동시에 주시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월간 보고서에서 세계 원유 재고가 3월과 4월 각각 하루 약 400만 배럴(bpd)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IEA는 갈등이 다음 달 끝나더라도 시장은 10월까지 “심각한 공급 부족”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차질로 전 세계 원유 재고에서 거의 5억 배럴이 빠졌으며, 6월까지 그 감소분이 10억 배럴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같은 전망은 유가의 단기 급락에도 불구하고 중기적으로는 에너지 가격의 변동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편 시장은 다음 FOMC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가능성을 3%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연준이 당장 완화 사이클로 전환할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최근 유가 하락과 국채금리 안정은 물가 압력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어, 향후 인플레이션 지표에 따라 금리 전망은 다시 조정될 수 있다.
실적 시즌은 후반부로 접어들었고, 기업 실적은 대체로 주가를 지지했다. 이날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S&P 500 편입 475개 기업 가운데 83%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1분기 S&P 500 기업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술업종을 제외하면 증가율은 약 3%에 그쳐 2년 만의 가장 약한 수준이다. 이는 전체 실적 개선이 일부 대형 기술주의 영향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해외 증시는 혼조세였다. 유로스톡스 50지수는 0.11%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25%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0.01% 상승 마감했다. 전반적으로 글로벌 증시는 미·중·유럽 각 지역의 경기와 통화정책, 그리고 지정학적 변수에 따라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국채와 유럽 채권 시장도 유가와 정책 기대에 반응했다. 6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 선물은 2.5틱 상승했고, 10년물 수익률은 0.8bp 내린 4.477%를 기록했다. 장중 수익률은 4.445%까지 내려 1.5주 만의 최저치를 보였다. 미국 재무부가 실시한 500억 달러 규모 5년물 입찰은 응찰률이 2.34배로, 10회 입찰 평균과 같은 수준의 수요를 확인했다. 유가 하락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추면서 채권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유럽 국채 수익률은 혼조였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9bp 오른 2.987%를 기록했고, 영국 10년물 길트 수익률은 5주 만의 저점인 4.804%까지 내린 뒤 1.7bp 하락한 4.858%로 마감했다. 유로존 4월 신차 등록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97만2,000대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 이아니스 스투르나라스는 중동 분쟁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더 오래 지속되고 있다며,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결과는 6월 ECB 금리 인상”이라고 말했다. 독일 경제자문위원들은 메르츠 총리에 대한 2026년 독일 GDP 성장률 전망을 0.9%에서 0.5%로 낮췄다. 스왑시장은 6월 11일 ECB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92% 반영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유가 급락 수혜주와 피해주가 뚜렷하게 갈렸다. 항공주와 크루즈 운영업체들은 연료비 하락 기대에 크게 올랐다. 유나이티드항공홀딩스는 6% 이상 상승했고, 노르웨지안 크루즈라인홀딩스도 6% 넘게 올랐다. 알래스카 에어그룹은 5% 이상 상승했다. 카니발은 4% 이상, 로열캐리비언크루즈는 3% 이상 올랐고, 델타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은 2% 이상, 아메리칸항공그룹은 0.64% 상승했다.
반면 에너지 생산업체와 유전 서비스 업체들은 약세를 보였다. 베이커휴즈는 5% 이상 하락했고, 할리버튼은 3% 이상 떨어졌다. SLB와 APA도 2% 이상 내렸으며, 데번에너지, 셰브런, 다이아몬드백에너지, 엑손모빌, 코노코필립스는 1% 이상 하락했다. 유가 하락이 곧바로 관련 업종의 수익성 기대를 낮춘 셈이다.
사이버보안주에서는 Zscaler가 4분기 매출 전망치로 8억7,500만~8억7,800만 달러를 제시하며 시장 예상치 8억7,910만 달러를 밑돌자 31% 이상 급락했다. 포티넷과 옥타는 4% 이상 내렸고, 크라우드스트라이크홀딩스, 팔로알토네트웍스, 클라우드플레어는 3% 이상 하락했다. 나스닥 100지수의 약세는 이 같은 대형 성장주의 부진이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개별 호재를 받은 종목들도 있었다. Dycom Industries는 1분기 계약 매출이 19억6,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 16억7,000만 달러를 크게 웃돌며 25% 이상 급등했다. AppLovin은 모건스탠리가 전환율 상승을 근거로 긍정적 투자 논리를 제시하면서 10% 이상 올랐다.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은 JP모건체이스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46달러로 제시한 뒤 9% 이상 상승했다. 배스앤바디웍스는 1분기 순매출이 13억8,000만 달러로 예상치 13억6,000만 달러를 상회해 9% 이상 올랐다. GXO Logistics는 바클레이스의 투자의견 상향에 4% 이상 상승했고, 페덱스는 JP모건체이스의 상향 조정에 2% 이상 올랐다.
반면 Verra Mobility는 연간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을 1.19~1.25달러로 낮추고, Avis Budget이 계약을 종료했다고 밝히자 70% 이상 폭락했다. 보스턴사이언티픽은 마호니 최고경영자(CEO)가 업계 콘퍼런스 발표에서 단기적인 어려움을 언급한 뒤 12% 이상 떨어졌다. PDD홀딩스는 1분기 매출이 1,062억3,000만 위안으로 예상치 1,086억 위안을 밑돌아 10% 이상 하락했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무바달라 인베스트먼트가 주당 85.80~86.30달러에 2,200만 주를 매각한다고 밝히면서 9% 이상 밀렸다. 딕스 스포팅굿즈는 1분기 총이익률이 32.6%로 예상치 33.4%에 못 미쳐 5% 이상 하락했다.
JP모건체이스는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가 올해 회사가 지난달 경영진이 예상했던 것보다 약 10억 달러 더 지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2% 이상 내려 다우지수 하락 종목을 이끌었다. 이는 대형 금융주도 비용 증가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향후 시장은 미국·이란 협상 진전, 유가 방향, 연준과 ECB의 통화정책, 그리고 1분기 실적 후반부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이 다시 급등할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와 채권금리가 되살아날 수 있고, 반대로 협상이 진전되면 항공주·소비주에 추가적인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다음 FOMC 회의와 ECB 회의 결과, 그리고 주요 기술주와 방어주의 실적 가이던스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날 발표된 5월 28일 실적 예정 기업에는 오토데스크(ADSK), 베스트바이(BBY), 벌링턴스토어스(BURL), 코스트코(COST), 델 테크놀로지스(DELL), 달러트리(DLTR), 일래스틱(ESTC), 갭(GAP), 호멜푸즈(HRL), 몽고DB(MDB), 넷앱(NTAP), 옥타(OKTA), 센티넬원(S), 유아이패스(PATH)가 포함됐다.
이번 기사에 언급된 정보는 2026년 5월 27일 장 마감 시점 기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