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의 폴리마켓 팝업 바 ‘시추에이션 룸(Situation Room)’ 외부 표지판이 2026년 3월 20일 금요일 촬영됐다. 폴리마켓(Polymarket)은 특정 사건의 결과를 예측해 거래하는 예측시장 플랫폼이다. 사용자는 선거, 정책, 연예, 스포츠 등 다양한 사건에 돈을 걸 수 있으며, 이번 사건은 이런 예측시장에서의 내부정보 이용 거래가 형사 사건으로 번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26년 5월 27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검찰은 수요일 구글 직원 한 명을 상대로 사기 혐의를 제기하며, 그가 폴리마켓에서 내부정보를 활용해 거래해 120만 달러를 챙겼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구글의 직원인 미셸 스파뇰로(Michele Spagnuolo)가 검색 관련 비공개 정보를 이용해, 가수 d4vd가 2025년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인물이 될 것이라는 데 정확히 베팅했다고 밝혔다. 스파뇰로는 자금세탁, 상품 사기, 전자통신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고소장은 뉴욕 남부지검에 제출됐으며, 수요일에 비공개 상태가 해제됐다.
ABC뉴스는 이번 고소장을 처음 보도했으며, 스파뇰로는 수요일 오전 뉴욕에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고소장에서 “스파뇰로는 구글 내부 데이터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었고, 그 안에는 비공개인 ‘Year in Search’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특정 구글 내부 소프트웨어 도구도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Year in Search’는 구글이 매년 공개하는 연간 검색어 집계 자료로, 특정 기간 동안 무엇이 가장 많이 검색됐는지를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이런 자료는 마케팅, 미디어, 콘텐츠 기획에 활용되며 공개 전 정보는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비공개 정보로 간주된다.
폴리마켓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AlphaRaccoon’이라는 계정이 가장 많이 검색된 인물 계약에서 수상한 거래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요일 공개된 고소장은 이 계정의 실제 운영자가 스파뇰로라고 적시했다. 검찰은 “구글이 2025년 Year in Search 결과를 2025년 12월 4일 전후로 공식 공개했으며, 곧바로 스파뇰로의 AlphaRaccoon 계정은 구글 Year in Search 2025와 관련된 베팅에서 약 120만 달러의 이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는 내부정보를 먼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거래였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스파뇰로는 수요일 연방 치안판사 앞에 출석했지만, 아직 유죄 또는 무죄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225만 달러 보석 조건으로 석방됐다고 ABC뉴스는 전했다. 구글은 성명에서 “우리는 수사기관의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며 “해당 직원은 모든 직원이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통해 마케팅 자료에 접근했지만, 이런 기밀 정보를 이용해 베팅하는 것은 회사 정책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이어 “해당 직원을 직무에서 배제했으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의 이 같은 대응은 내부통제와 정보보안 체계의 신뢰성에 대한 시장의 의문을 완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폴리마켓도 별도 성명을 내고 “미국 뉴욕 남부지검 및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긴밀히 협력했다”고 밝혔다. 폴리마켓은 “우리는 지금까지 미국에서 내부자 거래 혐의 기소로 이어진 유일한 예측 플랫폼”이라며 “정확하고 공정하며 투명한 시장을 유지하고, 규정을 집행하며, 규제 당국과 법 집행기관과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미국의 파생상품·선물·상품 관련 시장을 감독하는 규제기관으로, 예측시장도 감독 대상이 될 수 있다.
스파뇰로는 연방 법원 기록에 따르면 CFTC로부터 제기된 민사소송에도 직면해 있다. 이번 연방 고소는 폴리마켓에서 발생한 두 번째 대형 내부자 거래 사건이다. 불과 한 달여 전인 4월에는 당시 현역이던 미 육군 특수전사령부 상사 개넌 켄 반 다이크(Gannon Ken Van Dyke)가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Nicolás Maduro)를 붙잡기 위한 미국 작전 관련 계약에 기밀정보를 이용해 베팅한 혐의로 체포됐다. 검찰은 반 다이크가 자신의 거래로 4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사건의 파장은 단순한 개인 비위에 그치지 않는다. 예측시장은 본질적으로 공개 정보와 확률 판단을 바탕으로 가격이 형성되는데, 내부정보가 유입되면 거래의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 특히 검색 트렌드, 기업 마케팅 데이터, 정부·군사 기밀 같은 정보는 공개 전 단계에서 경제적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거래는 시장 참여자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건은 폴리마켓을 비롯한 예측시장 플랫폼이 향후 더욱 강한 규제 감시를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하며, 내부 통제 강화와 정보 접근 권한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사례가 반복될 경우, 예측시장에 대한 투자자와 이용자들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 거래량이 위축될 수 있고, 반대로 규제 당국의 감시가 강화되면 플랫폼은 준법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해야 할 수 있다. 구글과 같은 대형 기술기업 입장에서도 내부 데이터 접근 권한과 직원 행동 통제 체계를 더 엄격히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결과적으로 이번 기소는 예측시장, 빅테크 보안, 규제 집행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향후 산업 전반의 기준을 바꿀 수 있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