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힘을 잃었는가를 두고 시장 참가자들이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 최근 옵션 시장에서는 금 현물 및 관련 ETF를 둘러싼 상반된 베팅이 동시에 늘어나며, 귀금속 시장의 방향성을 둘러싼 논쟁이 한층 뜨거워졌다.
2026년 5월 26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SPDR 골드 ETF(GLD)와 반에크 골드 마이너스 ETF(GDX)의 옵션 거래는 화요일 강세 쪽으로 기울었다. 특히 GDX는 이날 금 선물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4% 넘게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옵션 시장에서 강세 자금 유입은 GDX에서 더욱 두드러졌으며, 한때 콜옵션 거래량이 풋옵션보다 5대 1 이상 많았다.
옵션에서 콜옵션은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계약이고, 풋옵션은 하락에 대비하거나 하락을 예상할 때 쓰는 계약이다. 금 관련 종목에서 콜 거래가 몰렸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당장 강한 반등을 기대하고 있음을 뜻한다. 그러나 동시에 반대 방향의 대형 베팅도 나타나, 시장이 단일한 방향으로 쏠리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GDX에서는 ThinkOrSwim 데이터 기준으로 1만 건이 넘는 콜옵션이 호가에 맞춰 거래됐거나 그 이상에서 체결돼 매수 가능성이 높았고, 매수된 풋옵션은 4,400건으로 집계됐다. SpotGamma에 따르면 거래량 기준 가장 인기 있었던 계약은 6월 18일 만기의 100행사, 110행사 콜옵션이었다. 다만 이들 계약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려면 현재 수준에서 두 자릿수의 큰 추가 상승이 필요하다.
반면 같은 GDX 시장에서 다른 대형 투자자는 정반대의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가장 큰 프리미엄 거래는 100만 달러 이상을 들여 7월 17일 만기 85행사 풋옵션 수천 계약을 사들인 사례였다. 이 거래 규모는 100행사와 110행사 콜옵션의 합산 프리미엄보다도 컸다. 즉, 한쪽에서는 금광주 추가 랠리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다른 쪽에서는 하락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둔 셈이다.
이 같은 상반된 포지션은 귀금속 시장이 결정적 분기점에 들어섰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향후 금리 경로도 뚜렷하게 정리되지 않아 금값의 방향성을 예단하기 어렵다. 통상 금은 불확실성이 커질 때 안전자산으로 선호되지만, 금리가 높게 유지되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
시장 흐름을 보면 금은 지난 1월 사상 최고치에서 거의 20% 하락했지만, 최근 2년간 기준으로는 89% 상승한 상태다. 같은 기간 금광주는 금 자체보다 더 큰 폭의 성과를 냈다. 금 관련 채굴 기업들로 구성된 종목군은 같은 기간 144% 상승해, 금 가격의 변동성이 기업 이익 기대와 결합될 때 얼마나 큰 주가 차이를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투자자들이 추가 신호를 찾는다면, 뉴몬트 마이닝(Newmont Mining, NEM)의 옵션 거래가 또 다른 단서를 제공한다. SpotGamma에 따르면 화요일 뉴몬트 관련 옵션 거래는 거의 10만 계약, 옵션 프리미엄은 약 5억 달러에 달했다. 그런데 이 거래 흐름은 뚜렷하게 약세 쪽으로 기울었다. 특히 수백만 달러 규모의 콜매도가 포함됐고, 그중 하나는 2,200만 달러 규모의 심하게 내가격(deep in-the-money) 콜 매도였다. 이런 거래는 종종 보유 주식을 정리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 해석을 종합하면, 금과 금광주를 둘러싼 옵션 시장은 단순한 방향성 베팅이 아니라 강세와 약세가 동시에 맞서는 전면전에 가깝다. 금값 조정이 일시적 반등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추가 약세로 이어질지는 향후 지정학 변수와 미국 금리 전망이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흐름은 투자자들에게 몇 가지 시사점을 남긴다. 첫째, 금 ETF와 금광 ETF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 금 선물이 약해도 채굴업체의 실적 기대나 레버리지 효과 때문에 금광 ETF가 더 크게 오를 수 있고, 반대로 금이 안정돼도 기업별 비용 구조와 자본 회수 압박이 주가를 누를 수 있다. 둘째, 옵션 시장에서 대규모 콜·풋 거래가 동시에 나타난다는 점은 향후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뜻한다. 셋째, 단기적으로는 GDX의 6월 만기 콜옵션과 7월 만기 풋옵션이 서로 상반된 기대를 반영하는 만큼, 시장은 금의 방향성에 대해 아직 합의하지 못한 상태다.
결국 이번 거래 흐름은 금값의 일시적 조정을 두고 시장이 균열된 시각을 보이고 있음을 드러낸다. 안전자산 수요, 금리, 지정학, 그리고 금광업체의 주가와 실적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금 시장은 당분간 높은 관심과 변동성 속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 자체와 금광주를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옵션 시장의 대형 거래는 그 구분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점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