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가격이 세계 각지의 이상기후 우려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12월물 아라비카 커피(KCZ25)는 수요일 8.35달러(2.06%) 오른 채 거래를 마쳤고, 1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RMF26)는 5달러(0.11%) 상승 마감했다. 아라비카는 1.5주 만의 고점까지 오르며 특히 강한 흐름을 보였다.
2026년 5월 2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상승은 전 세계 주요 산지에서 기상 악화가 커피 생산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가격을 떠받친 데 따른 것이다. 브라질의 민간 기상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는 지난 10월 31일로 끝난 주간 동안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재배지인 미나스제라이스의 강수량이 33.4mm에 그쳐 역사적 평균의 75% 수준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그 직전 주에는 평년 강수량의 1%만 내리는 극심한 가뭄이 나타난 바 있다. 여기에 태풍 칼마에기가 목요일 또는 금요일 베트남 남부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베트남 커피 재배 지역의 로부스타 작물 피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라비카는 향이 부드럽고 고급 원두로 많이 쓰이는 품종이며, 로부스타는 카페인 함량이 높고 인스턴트커피와 블렌딩 제품에 자주 사용되는 품종이다. 커피 시장에서는 두 품종의 생산 차질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가격에 영향을 준다. 아라비카는 브라질, 로부스타는 베트남의 생산 비중이 특히 높아, 두 나라의 날씨와 수출 상황이 글로벌 가격에 직접적인 변수가 된다.
재고 감소도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이 브라질산 수입품에 부과한 50% 관세로 인해 ICE가 감시하는 커피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다. 수요일 기준 ICE 감시 아라비카 재고는 429,770포대로 1.75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고, ICE 로부스타 재고는 6,036계약으로 3.5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 구매자들은 브라질산 커피에 대한 신규 계약을 관세 부담 때문에 취소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내 공급을 더 빡빡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이 마시는 생두의 약 3분의 1이 브라질산인 점을 고려하면, 관세는 단순한 무역 이슈를 넘어 실물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기상 변수에 대한 우려는 이미 여러 차례 가격을 떠받쳐 왔다. 미 해양대기청(NOAA)은 9월 16일 남반구의 라니냐 현상 발생 가능성을 10월~12월 71%로 높여 잡았다. 라니냐는 통상 브라질에 건조한 날씨를 유발할 수 있어 2026/27년 커피 작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세계 최대 아라비카 생산국인 브라질에 대해서는 특히 건조한 기후가 수확량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시장의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다만 아라비카 가격에는 미국의 대브라질 관세 철회 기대감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월요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이 놀라울 정도로 좋았다
고 말하며, 수일 내 미·브라질 무역에 대한 결정적 해결책
이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발언은 향후 관세 완화 가능성을 키우며 아라비카 가격 상승폭을 제한하는 재료로 해석된다.
로부스타는 베트남의 공급 확대 전망에 압박을 받고 있다. 베트남 통계청은 10월 13일 2025년 1~9월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123만 톤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베트남의 2025/26년 커피 생산량은 전년 대비 6% 늘어난 176만 톤(2,940만 포대)으로 예상되며, 이는 4년 만의 최고치다. 베트남 커피·코코아협회(Vicofa)도 10월 24일 날씨가 양호하게 유지될 경우 2025/26년 커피 생산량이 전작보다 10%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의 공급 확대는 로부스타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글로벌 수출 증가 역시 가격에는 약세 요인이다. 국제커피기구(ICO)는 10월 6일 현재 마케팅연도(10월~8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0.2% 늘어난 1억 2,792만 포대라고 발표했다. 이는 수출과 공급이 비교적 충분하다는 신호로 해석돼 가격 상승세를 제약하는 재료로 작용했다.
반면 브라질의 생산 전망 하향 조정은 일정 부분 지지력을 제공했다. 브라질 작황 전망기관 콘아브(Conab)는 9월 4일 브라질의 2025년 아라비카 커피 수확량 추정치를 5월 전망치 3,700만 포대에서 4.9% 낮춘 3,520만 포대로 조정했다. 전체 브라질 2025년 커피 생산량 전망도 5월의 5,570만 포대에서 0.9% 줄어든 5,520만 포대로 낮췄다.
미국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세계 커피 생산량이 2025/26년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억 7,868만 포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아라비카 생산은 1.7% 감소한 9,702만 2,000포대, 로부스타 생산은 7.9% 증가한 8,165만 8,000포대로 엇갈린 흐름을 예상했다. FAS는 브라질의 2025/26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0.5% 증가한 6,500만 포대, 베트남의 2025/26년 생산량은 6.9% 늘어난 3,100만 포대로 4년 만의 최고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2025/26년 말 재고는 2024/25년의 2,175만 2,000포대에서 4.9% 증가한 2,281만 9,000포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현재 커피 가격은 브라질의 가뭄·라니냐 우려·베트남 태풍 리스크·미국의 대브라질 관세·재고 감소가 동시에 작용하며 지지받고 있다. 그러나 관세 철회 기대와 베트남 생산 확대, 글로벌 수출 증가 전망은 가격 상승 속도를 제한할 수 있다. 즉, 단기적으로는 이상기후와 재고 감소가 강세 요인으로 남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회복 전망이 상방을 완전히 열어두지 않는 구조다. 커피 시장은 당분간 날씨, 무역정책, 재고 수준의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높은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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