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세 이어온 미국 증시, 실적 시즌 마무리와 채권금리 상승에 흔들릴 가능성

뉴욕, 5월 22일(로이터)기록적 수준까지 치솟아 온 미국 증시가 대규모 기업 실적 시즌의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변동성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인플레이션 재가열 우려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라는 더욱 까다로운 환경이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뉴욕 증시의 벤치마크인 S&P 500은 이번 주 등락을 거듭했지만 사상 최고치 부근을 유지했고, 올해 들어서는 9% 넘게 상승했다. 이 지수는 8주 연속 주간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2026년 5월 25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애머프라이즈의 앤서니 사글림벤 시장전략본부장은 실적 호조가 금리 상승, 급등한 유가, 이란과의 전쟁이 이어지는 미국-이스라엘 갈등 등 부정적 요인들을 투자자들이 외면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기업 실적 발표는 이제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메모리얼데이 연휴로 월요일이 휴장인 점을 언급하며 “투자자들은 실적 시즌을 넘어가고 있고, 거시경제 환경이 점점 더 중심에 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얼데이(Memorial Day)는 미국의 현충일 성격의 공휴일로, 올해는 월요일 휴장으로 이어지면서 이번 주 거래일이 줄어드는 단축 거래 주간이 된다. 일반적으로 거래일이 짧아지면 매수·매도세가 한쪽으로 쏠릴 경우 지수 변동이 더 커질 수 있다.

채권시장의 매도세는 월가의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 기준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번 주 2025년 1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고, 30년 만기 수익률2007년 이후 최고치를 터치했다. 다만 두 금리 모두 주 후반에는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률은 오르는 구조이며, 금리가 빠르게 상승할 경우 주식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기업과 소비자의 차입 비용이 커지고, 주가 산정에 쓰이는 할인율이 높아져 밸류에이션이 압박받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을 이끄는 주요 요인으로는 인플레이션 우려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이 꼽힌다. 플랜테 모란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의 최고투자책임자 짐 베어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계속 다시 불붙고 있다”며 “장기 국채 수익률의 추가 상승은 채권시장을 어렵게 만들고, 이런 흐름이 일정 기간 지속되면 전반적인 주식시장에도 사실상 상한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 주목

이번 주에는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발표될 예정이다. PCE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간 2% 물가목표를 설정할 때 선호하는 물가 지표다. 이번 발표는 이번 달 이미 다른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지표에서 뜨거운 수치가 나온 뒤 이어지는 것이다.

사글림벤은 “장기간 높은 유가와 공급 차질이 물가 데이터에 반영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지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PCE는 가계가 실제로 지출하는 항목의 비중을 더 넓게 반영해, 시장에서는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인플레이션 우려는 금리 전망에도 점점 더 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 선물시장은 연준이 2026년 후반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까지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시장은 보다 주식 친화적인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분위기였다. 여기서 선물시장은 향후 금리 수준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거래 가격에 반영하는 시장을 뜻한다.

이번 주 공개된 연준의 최근 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당국자들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관련 전쟁에서 비롯된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더 우려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상당수 위원은 추가 금리 인상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어드는 “최선의 경우라고 해도, 지금은 장기적인 금리 동결 국면에 더 가까워졌다고 보며, 물가 이야기가 계속 뜨거워지면 올해 말 금리 인상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 주에는 1분기 성장률의 새로운 추정치와 최신 소비자신뢰지수도 발표된다. 소비자신뢰는 가계가 현재와 미래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소비 흐름과 경기 방향을 가늠하는 데 중요하다.


코스트코·세일즈포스 등 실적 발표 마무리 국면

S&P 500 기업의 90% 이상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전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 급증한 것으로 LSEG IBES 데이터는 집계했다. 이는 실적 시즌 초반의 강한 흐름이 전체 시장을 받쳐왔음을 보여준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스콧 렌 수석 글로벌 시장전략가는 “실적과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높다”며 “그 기대가 이미 현재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되어 왔지만,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이후 발표되는 지표가 조금만 못 미쳐도 시장 반응은 더 민감해질 수 있다.

이번 주에는 코스트코, 베스트바이, 달러트리 등 주요 소매업체들이 실적을 발표한다. 투자자들은 고유가가 다른 소비지출을 잠식하고 있는지 살펴볼 전망이다. 미국의 대표 소매업체인 월마트 주가는 목요일 보수적인 연간 매출·이익 목표를 유지한 뒤 하락했다.

인공지능(AI)은 여전히 증시와 실적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꼽히고 있으며, 이번 주에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와 서버를 판매하는 델 테크놀로지스의 실적도 주목받고 있다. AI 관련 설비투자와 소프트웨어 지출이 계속 유지되는지가 기업 실적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가늠할 중요한 변수다.

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는 수요일 발표에서 2분기 매출 910억 달러를 전망해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AI 시장의 건강 상태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에드워드 존스의 투자전략 분석가 브록 와이머는 이메일 논평에서 “엔비디아의 실적은 견조한 AI 관련 지출 추세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재확인시켜준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으로는 대형 기술주와 AI 관련 종목의 실적 기대를 지지할 수 있지만, 동시에 금리 상승이 이어질 경우 고밸류에이션 성장주의 부담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즉, 향후 미국 증시는 실적 모멘텀금리 압박이 맞서는 구간에 들어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