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매도할까? 시장 향방을 점검한다

원유가격 상승, 중동 분쟁, 엔화 약세, 미국 고용지표, 호주 금리 결정, 영국 지방선거 등 거래자들이 향후 며칠간 주목해야 할 사안이 많다. 전반적인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5월에 팔고 떠나라(Sell in May and go away)”는 격언을 의식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2026년 5월 4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금융시장에서 주목할 주요 이벤트들을 뉴욕의 Lewis Krauskopf, 런던의 Andy Bruce·Dhara Ranasinghe·Samuel Indyk, 도쿄의 Rocky Swift가 정리했다.


1/ 걱정해야 할까?

원유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며 지난주 일시적으로 배럴당 $120를 넘어,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이란과의 전쟁이 세 번째 달에 접어들었다는 점과 맞물린 현상이다. 미·이란 간 갈등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공급에 사상 최대 규모의 차질을 불러오고 있으며, 해협이 봉쇄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인플레이션 상승 혹은 성장 둔화, 혹은 양쪽의 복합적 영향을 초래할 위험이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약세를 보인 엔화를 지지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했다. 글로벌 주식시장은 강한 기업실적과 인공지능(AI) 관련 호재에 힘입어 선방하고 있으나,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이러한 지지력은 약화될 여지가 크다.

“판매는 5월에 하라”는 오래된 격언이 다시 시장 참가자들의 머릿속에 떠오르고 있다.


2/ 오르내리는 미국의 고용지표

미국 경제는 중동 전쟁의 파급효과와 씨름하는 가운데, 월가의 관심은 금요일 발표될 4월 월간 고용보고서(payrolls)로 향해 있다. 로이터가 실시한 이코노미스트 설문에서는 4월에 미국이 73,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3월에는 178,000개로 2024년 12월 이후 가장 큰 증가를 기록했으나, 이는 2월의 급락 이후의 반등이었다.

이 고용지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지속 여부를 가늠하는 핵심 데이터로 여겨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케빈 워시(Kevin Warsh)가 차기 의장직을 맡을 예정이라는 점과 대통령이 금리 인하에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도 시장의 관심사다.

연준은 수요일에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정책 성명에서 “완화 기조(easing bias)”를 시사하는 문구가 더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위원 3명이 이견을 제기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이는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 장애물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3/ 스타머 총리에게 닥친 선거 시험대

목요일에 치러지는 영국의 지방선거는 일반적으로 투자자에게 큰 이슈가 아니지만, 여론조사에서는 키얼 스타머(Keir Starmer) 노동당 대표의 대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시장에 큰 파급을 미칠 수 있다. 길트(영국 국채)는 올해 들어 스타머의 정치적 향방이 위협받던 시점마다 매도 압력을 받았다.

스타머 내각이 피터 맨델슨(Peter Mandelson)을 주영 미국 대사로 임명한 결정에 대해 정당 내부와 여론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며, 맨델슨의 과거 제프리 엡스타인(Jeffrey Epstein)과의 연계성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심각한 선거 참패는 당내에서 스타머의 사임 요구를 촉발하고, 더 느슨한 재정을 지향할 가능성이 높은 후계자에 대한 기대를 키워 영국 채권시장에 추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10년 만기 길트는 이미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G7 중 최악의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4/ 에너지 섹터가 유럽 실적 성장을 주도

이번주는 유럽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집중되는 주다. 셸(Shell)에퀴노르(Equinor), 코메르츠방크(Commerzbank), HSBC, 방산주인 라인메탈(Rheinmetall), 레오나르도(Leonardo), 렌크(Renk) 등이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런던증권거래소의 LSEG I/B/E/S 집계에 따르면 유럽의 1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3.2%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수치에 불과하다. 내부적으로는 성장세가 금융, 기술, 에너지 단 세 개 섹터에 의해 주도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에너지 섹터는 유가와 가스값 상승의 직접적 수혜자로서 이란 전쟁의 최대 수혜자로 보인다.

만약 전쟁과 에너지 가격 급등이 지속된다면, 장기적으로는 유럽 기업들의 전반적 실적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실적 시즌에서 기업들이 이에 대해 보수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나, 향후 수개월간 관찰이 필요하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투자자들이 성장주에서 방어주로, 또는 미국 대형 기술주로 관심을 다시 이동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5/ 팽팽한 호주 중앙은행 결정

호주중앙은행(RBA)은 화요일에 금리결정을 내리며 세 번째 연속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놓고 고심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과 중동 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이전 회의 때와 비교해 뚜렷하게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 변수다.

RBA는 3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해 4.1%로 조정했으며 그 표결은 5대 4의 접전이었다. 이는 RBA가 의사록을 공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촘촘한 표차였다. 의사록은 위원들이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음을 보여주었고, 이는 인플레이션과 성장 리스크 사이에서 정책 결정자들이 신중하게 균형을 잡고 있음을 반영한다.

이전 회의에서 총재 미셸 불록(Michele Bullock)은 이견 표시는 방향성의 차이보다는 타이밍의 차이였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추가 인상 확률을 약 80%로 보고 있으나, 이는 수요일 발표된 예상보다 낮았던 근원 물가 지표(core inflation) 이후 소폭 하향 조정된 수치다.


용어 설명

• Sell in May and go away : 전통적인 투자 격언으로, 5월에 주식을 팔고 시장에서 일정 기간 벗어나라는 뜻이다. 역사적으로 여름철 거래량이 줄어드는 경향을 반영한 말이나, 항상 유효한 투자전략은 아니다.

• 길트(Gilt) : 영국 국채를 뜻하는 용어로, 영국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을 의미한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지만, 금리 및 정치적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 I/B/E/S : Institutional Brokers’ Estimate System의 약자로, 투자은행과 애널리스트들이 집계한 기업 실적 및 전망 데이터베이스를 의미한다.

• Easing bias : 중앙은행의 정책문구로, 향후 통화완화(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뉘앙스를 뜻한다. 이 문구의 유지 또는 삭제는 시장의 금리 기대에 큰 영향을 준다.


시장 영향의 체계적 분석

첫째, 원유가격의 지속적 상승은 단기적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여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긴축 기조 유지 혹은 강화 압력을 높일 수 있다. 이는 채권 금리 상승과 주식 밸류에이션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경상수지와 통화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둘째,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강하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약화되며, 반대로 약하면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질 수 있다. 다만 연준 내부의 반대 의견(3인의 반대)은 정책 완화로의 전환이 쉽지 않음을 시사하므로, 고용지표만으로 단기적 방향성이 확정되기는 어렵다.

셋째, 영국의 지방선거 결과와 정치적 불확실성 증가는 길트 금리 상승(채권 매도)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는 파운드화 약세와 함께 수입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소지가 있다.

넷째, 유럽 실적의 경우 에너지·금융·기술 섹터에 대한 투자 비중 확대가 실적 기반으로 정당화될 수 있으나, 에너지 가격이 계속 오를 경우 비용 측면에서 일부 비에너지 기업들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투자자들은 실적 발표에서의 가이던스 변화 여부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호주 금리의 추가 인상 시도는 지역 통화 및 자본 흐름에 영향을 미치며, 글로벌 채권시장의 금리 수준 전반에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인상 기대가 무산되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일시적으로 회복될 여지가 있다.


결론

단기적으로는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 리스크와 주요국의 거시지표, 중앙은행의 정책 스탠스, 그리고 정치적 이벤트(영국 지방선거 등)가 시장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유동성,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는 환경에서 섹터별·자산군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에너지와 금융, 기술 섹터의 실적 추이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중앙은행의 정책 문구 변화와 고용·물가 데이터에 따른 단기적 변동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