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세계 여행업계는 인공지능(AI)의 플랫폼 통합에 따라 고객 유치 구조가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전환점에 직면해 있다. 기존의 중개업자 역할을 해온 온라인여행사(OTA)는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주가 변동성에 노출되어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AI 기반 유통 모델의 확산에 따른 사업 구조 변화가 더 큰 위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2026년 4월 2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업계 분석가들은 아직 완전한 AI 상업 모델이 출현하지는 않았지만 여행 유통을 둘러싼 경쟁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Bernstein 등 금융권 애널리스트들은 호텔·항공사·OTA 간의 유통 채널 지배력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 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급자들의 직접 고객 확보 전환
세계 주요 호텔 그룹인 Accor, Hyatt, Wyndham 등은 ChatGPT와 같은 AI 플랫폼에 직접 노출되어 고객을 유치하려는 전략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전통적으로 OTA에 지불해온 높은 커미션을 회피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다. 호텔 기술(Hotel Tech) 기업들도 재고(inventory)를 AI 플랫폼에 직접 연동하는 서비스로 이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약 75%의 호텔 거래량이 채널 매니저(channel manager)를 통해 운영되고 있으며, 독립 호텔들도 AI 기반 유통에 직접 연결될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을 갖춰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대형 OTA가 장악해온 유통 구조가 도전받고 있다.
수익 모델이 향후 승패를 가른다
AI가 OTA에 미칠 장기적 영향은 결국 어떤 수익 모델이 표준으로 자리잡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우선 AI 플랫폼이 광고 기반 모델을 채택할 경우, OTA는 기존의 검색 광고와 유사한 방식으로 유료 노출(유료 배치, paid placement)에 비용을 지불함으로써 현재의 테이크레이트(take rate)를 유지할 수 있다. 이 경우 OTA의 중개 수익은 비교적 방어될 수 있다.
반면에 구독(subscription) 또는 사용자 부담(user-funded) 모델을 채택하는 플랫폼, 예컨대 Perplexity와 같은 사례는 보다 파괴적이다. 이러한 모델은 공급자에게서 커미션을 받지 않아도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0% 테이크레이트(0% take rate)” 환경을 조성할 수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OTA의 완전한 탈중개(disintermediation)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방어 전략: 신뢰의 간극(Trust Gap)
이에 대응해 Booking과 Expedia 등 OTA들은 소비자 신뢰 문제를 강조하며 “아직 많은 여행객이 AI를 통해 예약을 완료하는 것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을 방어 논리로 내세우고 있다. OTA들은 자사 플랫폼이 제공하는 보안, 환불 정책, 고객 서비스 등 신뢰 기반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당분간 AI의 직접 판매 채널로부터의 경쟁을 완화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현재의 소비자 인식에만 의존하는 전략은 단기적이라고 경고한다. AI 도구와 인터페이스가 일상화될수록 신뢰는 자연스럽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 시점에는 OTA의 신뢰 강조 전략이 효과를 잃을 수 있다.
용어 설명: 업계 외부인이 모를 수 있는 핵심 용어
채널 매니저(channel manager): 호텔 등의 객실 재고 정보를 다양한 유통 채널(직영 웹사이트·OTA·여행사 등)에 실시간으로 연동·관리해주는 소프트웨어 서비스이다. 이를 통해 재고·가격·예약 내역을 중앙에서 통제할 수 있다.
테이크레이트(take rate): 중개 플랫폼이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수수료 비율을 가리킨다. OTA의 핵심 수익원으로, 테이크레이트가 낮아지면 플랫폼의 중개 수익이 감소한다.
Paid placement(유료 배치): 검색 결과나 추천 목록에서 유료로 상단 노출하는 광고 형태이다. 광고 기반 AI 모델에서는 이러한 유료 배치가 플랫폼 수익의 주요 축이 될 수 있다.
경제적·시장적 영향 분석
첫째, AI 플랫폼이 광고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시나리오에서는 OTA의 비즈니스 모델이 완전히 붕괴하지 않더라도 수익성 구조의 압박이 커진다. OTA는 여전히 유료 노출을 구매해야 하므로 마진 압박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수수료 인상 압력이나 비용 구조 재편을 야기할 수 있다.
둘째, 구독 혹은 사용자 부담 모델이 확산될 경우 호텔·항공사 등 공급자는 OTA에 지불하던 배분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 있다. 이 경우 OTA는 거래 볼륨 자체를 잃을 위험이 있으며, 주가에 반영될 경우 관련 업체의 밸류에이션이 하락할 여지가 크다. 반면 직접 유통을 확대한 호텔 체인은 중개수수료 절감으로 단기 이익 개선이 가능하다.
셋째, 재무적 관점에서 본다면 AI 유통 확산은 업종별 자본배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OTA들은 기술 투자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비용(예: 고객 서비스, 환불 보장, 보안 강화)에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해야 할 것이며, 이는 단기 이익률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AI 통합의 진전 속도와 채택되는 비즈니스 모델의 유형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주가 변동성을 더욱 주시해야 한다.
정책·규제 및 전략적 시사점
규제 측면에서는 AI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광고 투명성 문제가 부각될 소지가 있다. 플랫폼이 어떤 기준으로 숙소를 노출하는지, 유료 노출과 자연 노출의 구분이 명확한지에 대한 규제 요구가 커질 수 있다. 이는 소비자 보호 및 공정 경쟁 관점에서 중요한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전략적으로는 OTA와 공급자(호텔, 항공 등) 모두 다각적 방책을 마련해야 한다. OTA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신뢰 기반 가치를 강화하는 한편, AI 플랫폼과의 제휴 또는 자체 AI 역량 확보를 통해 새로운 유통 경로에 적응해야 한다. 공급자는 직접판매(direct to consumer) 채널을 강화하면서도 AI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추가 수요를 창출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결론
AI는 여행업계의 유통 구조를 재편할 중대한 촉매제로 평가된다.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나 소비자 신뢰 문제가 시장 변동성의 주요 요인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어떤 AI 수익 모델이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느냐가 OTA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 모두 수익모델 전환의 시나리오별 영향, 규제 리스크, 소비자 수용성의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