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0.15달러(0.15%) 오른 배럴당 61.62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6월물 RBOB 휘발유 선물은 0.0130달러(0.36%) 내린 갤런당 2.0610달러에 마감했다. 원유와 휘발유 가격은 14일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원유 가격은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세계 원유 공급이 타이트해지며 상승 압력을 받았다. 다만 달러지수($DXY)가 2주 만의 최고치로 오르면서 원유 상승폭은 제한됐고, OPEC+가 원유 생산을 늘릴 수 있다는 신호 역시 유가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2026년 5월 1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OPEC+ 대표단은 향후 수개월에 걸쳐 잇따른 원유 생산 쿼터 인상을 이어가 9월 말까지 중단됐던 생산의 복원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미 2023년 단행한 하루 165만 배럴(bpd) 공급 감축분의 약 3분의 2를 공식적으로 되돌리기로 합의했으며, 이후 세 차례의 월별 단계에 걸쳐 추가로 생산 목표를 높여 마지막 물량을 복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동 산유국들이 지역 전쟁으로 인해 오히려 생산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어서, 당장 증산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원유 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란이 10주째 이어지는 분쟁을 끝내기 위한 최신 평화안을 서로 거부한 뒤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평화 제안을
“쓰레기 같은 것(piece of garbage)”
이라고 비난했고, 현재의 휴전은 생명 유지장치(life support)
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란은 합의하든가, 아니면 초토화될 것이다”
라고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요일 미국이 이르면 이번 주부터 해군과 공군 지원 아래 상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지원하는 작전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수요일 월간 보고서에서 3월과 4월 전 세계 관측 재고가 하루 약 400만 배럴 수준 감소했다고 밝히고, 설령 분쟁이 다음 달 끝나더라도 시장은 10월까지 “심각한 공급 부족(severely undersupplied)” 상태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로, 현재 분쟁은 글로벌 원유와 연료 부족을 악화시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페르시아만 원유 생산이 약 하루 1,450만 배럴 줄어들었고, 이번 차질로 전 세계 원유 재고에서 약 5억 배럴이 감소했으며, 6월이면 10억 배럴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또한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지역 저장시설의 포화로 인해 생산을 약 6% 줄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IEA는 지난주 목요일 분쟁 기간 중 80곳이 넘는 에너지 시설이 피해를 입었으며, 복구에는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도 밝혔다.
원유 약세 요인도 존재한다. OPEC+는 5월 3일 6월 산유량을 하루 18만8,000배럴 늘리겠다고 밝힌 데 이어, 5월에도 하루 20만6,000배럴 증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동전이 지속되면서 중동 산유국들이 오히려 감산 압박을 받고 있어 실제 증산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OPEC+는 2024년 초 시행한 하루 220만 배럴 감산분을 모두 되돌리려 하고 있지만, 아직 하루 82만7,000배럴을 복원해야 한다. OPEC의 4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 42만 배럴 감소한 2,055만 배럴로, 35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Vortexa는 월요일, 최소 7일 이상 정박한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량이 5월 8일로 끝난 주에 전주 대비 33% 감소한 1억390만 배럴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해상 저장 원유가 줄었다는 뜻으로, 단기 공급 압박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유조선에 원유를 오래 실어두는 현상은 육상 저장 공간이 부족하거나 판매가 지연될 때 나타나며, 통상 재고 과잉이나 수요 부진의 신호로도 해석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유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미국 중재로 제네바에서 열린 종전 회담은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가 전쟁을 질질 끌고 있다고 비판하며 조기 종료됐다. 러시아는 영토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우크라이나가 영토 요구를 받아들여야만 장기적 해결의 희망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와 수출 제한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유가에는 강세 요인이다.
우크라이나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은 지난 10개월 동안 최소 30곳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해 러시아의 원유 수출 능력을 제한하고 세계 공급을 줄였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4월에만 러시아 정유시설, 수출 터미널, 송유관 인프라를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최소 21차례 발생했고, 이로 인해 러시아의 평균 정유 가동률은 하루 469만 배럴로 떨어져 16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석유기업, 인프라, 유조선 제재도 러시아 원유 수출을 억제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수요일 발표한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5월 8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0.3% 낮았고, 휘발유 재고는 4.3% 낮았으며, 디젤과 난방유를 포함한 증류유 재고는 9.4% 낮았다. 같은 기간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1,371만 배럴로 전주 대비 1.0% 증가해, 11월 7일 주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 하루 1,386만2,000배럴에는 약간 못 미쳤다.
베이커휴즈는 지난 금요일 5월 8일로 끝난 주간 미국 원유 시추 장비 수가 2기 늘어난 410기라고 발표했다. 이는 12월 19일 주에 기록한 4년 3개월 만의 최저치 406기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다만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 원유 시추 장비 수는 2022년 12월 기록한 5년 반 만의 최고치 627기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미국 셰일 업계의 투자와 증산 여력이 과거보다 둔화했음을 시사한다.
향후 전망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장기화 여부가 국제유가의 향방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해협을 통한 원유와 LNG 운송이 사실상 막힌 상태가 이어질 경우, 글로벌 공급 차질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반대로 중동 긴장이 완화되고 OPEC+의 증산 신호가 현실화되면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미국-이란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낮은 재고 수준, 제재 지속 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원유 시장의 공급 우려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기사 게재 시점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기사에 담긴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나스닥(Nasdaq, Inc.)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