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학교의 기금운용부가 올해 1분기 이더리움 전량을 매도하고 비트코인 보유분 일부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산을 운용하는 명문대가 암호화폐 비중을 조정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이 쏠렸지만, 이번 매도만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장기 전망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6년 5월 2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하버드의 기금은 1분기에 보유하던 약 8,700만 달러 규모의 이더리움 ETF 포지션을 전량 청산했다. 아울러 iShares Bitcoin Trust(나스닥: IBIT) 보유 지분도 43% 축소했다. 이더리움 보유는 단 한 분기 만에 종료됐으며, 비트코인 역시 상당 부분 줄었다. 기사에서 언급된 ETF는 상장지수펀드로, 주식처럼 거래되면서 기초자산 가격을 추종하는 상품을 뜻한다.
다만 하버드의 이번 움직임을 곧바로 암호화폐 약세 전망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매체는 짚었다. 보도에 따르면 하버드 기금운용을 총괄하는 N.P. 나르베카르는 2027년 말까지 은퇴할 계획이라고 이사회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격적인 전략, 특히 보수적 성격이 강한 대학 기금치고는 이례적인 암호화폐 투자 확대를 주도한 인물로 평가된다. 따라서 이번 조정은 새로운 경영 체제 전환을 앞두고 보다 전통적인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되돌리는 과정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학 기금은 개인 투자자와 달리 내부 규정, 자산배분 원칙, 예산 구조에 따라 매매가 이뤄질 수 있다.
하버드의 기금은 대학의 연간 67억 달러 예산 가운데 약 3분의 1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기금이 대학 운영 재정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자산 재조정은 개별 자산의 장기 가치 판단보다 내부 운용 기준이나 기관 차원의 리밸런싱 필요성에 따라 진행될 수 있다. 리밸런싱은 자산 비중이 목표치에서 벗어났을 때 다시 맞추는 작업으로, 시장 전망과 무관하게 이뤄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매도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자체에 대한 경고 신호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트코인의 경우 펀더멘털이 달라진 것은 없으며, 2024년 1월 출시된 iShares Bitcoin Trust는 누적 570억 달러가 넘는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는 2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비트코인 수요 유입 인프라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관 자금과 개인 자금이 ETF를 통해 비트코인 시장으로 들어오면서 장기적인 수요 기반이 넓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더리움의 상황은 보다 복합적이다. 이더리움 가격은 사상 최고치에서 57% 이상 하락한 상태이며, 더 빠르고 저렴한 경쟁 체인인 솔라나에 일부 입지를 내주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또한 최근에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운영되는 여러 프로토콜이 해킹을 당하는 사례가 이어지며 신뢰성 논란도 불거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더리움은 탈중앙화 금융(DeFi)과 실물자산 토큰화(RWA) 분야에서 여전히 지배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DeFi는 은행과 같은 중개기관 없이 금융서비스를 구현하는 생태계를 뜻하며, RWA 토큰화는 부동산·채권·상품 같은 현실 자산을 블록체인 토큰으로 전환하는 흐름을 말한다. 특히 RWA는 향후 암호화폐 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비트코인의 펀더멘털은 변하지 않았다. 이더리움 역시 핵심 활용처에서 여전히 강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결국 이번 하버드의 매도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대해 기존의 장기 논리를 수정해야 한다는 의미로 보기 어렵다. 오히려 대형 기관이 보유 비중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 포트폴리오 변화로 해석하는 편이 더 타당하다. 다만 시장 관점에서 보면, 대학 기금과 같은 보수적 기관이 암호화폐 익스포저를 줄였다는 사실 자체는 단기적으로 투자심리에 다소 부담을 줄 수 있다. 반면 ETF를 통한 비트코인 수요는 계속 유입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가격 하방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매체는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 다시 한 번 장기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하버드의 결정만으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미래를 판단할 수 없으며, 각 자산의 수요 구조와 기술적 활용성, 기관 자금 유입 속도를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비트코인은 ETF 자금 유입이라는 제도권 채널이 확립되면서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고, 이더리움은 DeFi와 RWA 분야에서 여전히 중심축을 맡고 있어 향후 변동성이 크더라도 완전히 소외된 자산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투자 판단에서는 가격 흐름뿐 아니라 자산별 경쟁 구도, 네트워크 안정성, 기관 수요의 지속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라는 서사와 ETF 자금 유입이 강점인 반면, 이더리움은 생태계 활용도가 높지만 기술 경쟁과 보안 이슈에 더 민감하다. 따라서 하버드의 매도는 하나의 참고 신호일 수는 있어도, 개별 투자자에게 곧바로 매도 결정을 요구하는 근거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