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슨, 국채시장 붕괴 방지 위한 비상계획 마련 촉구

전 재무장관 헨리 폴슨(Henry Paulson)이 미국 국채(Treasuries) 수요가 급감해 시장이 붕괴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당국이 사전 비상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폴슨은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미리 준비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2026년 4월 16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폴슨은 블룸버그 텔레비전의 프로그램 Wall Street Week with David Westin과의 인터뷰에서 “비상계획을 선반 위에 올려둬야(on the shelf) 언제든지 벽에 부딪힐 때 바로 시행할 수 있게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폴슨은 미국 정부 부채의 규모가 약 31조 달러($31 trillion)에 이르는 국채 시장의 붕괴는 20여 년 전 그가 관리했던 금융위기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위기 당시 정부는 신용경색에 대응할 재정적 수단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공공부채 위기에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폴슨은 “벽에 부딪혀 국채를 발행하려 할 때 연준(Fed)이 유일한 매수자가 되고 국채 가격은 떨어지며 금리는 상승한다면 그것은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언제가 벽에 부딪힐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부딪히면 사태는 치명적(vicious)일 것이다. 우리는 그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슨은 구체적인 비상계획의 세부안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미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세입 확대(증세) 및 세출 관리를 언급했다. 여기에는 사회보장제도(Social Security)와 의료보장 프로그램(health care)의 개편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제의 특혜와 허점을 제거하면 성장에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세수를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러한 변화의 현실화는 의회의 협력을 필요로 하며, 폴슨은 “의회와 여러 차례 일해봤지만 의회는 즉각적인 위기가 닥치기 전에는 불편한 조치를 취하려 하지 않는다”고 정치적 제약을 지적했다.

예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증가하는 부채 부담에 따른 위험 때문에 투자자들이 국채에 대해 더 높은 수익률(금리)을 요구하게 되는 시나리오를 경고해왔다. 이런 상황이 현실화하면 정부의 이자비용이 증가하고 재정적자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최근 3년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6% 수준을 평균으로 유지했고, 의회예산국(CBO)은 향후 10년간 이 격차가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용어 설명

국채(Treasuries)는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일반적으로 미국 정부의 단기·중장기 자금 조달 수단을 말한다. 국채의 수익률(금리)은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며, 수요가 급감하면 금리는 상승한다. 연준(Federal Reserve, Fed)의 매수는 시장에서 민간 수요가 약화될 때 일시적으로 수요를 지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연준이 사실상 유일한 매수자가 되는 상황은 시장 왜곡과 장기적 재정 건전성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벽에 부딪힌다”는 표현은 정부가 채무를 계속 발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매수 욕구가 급락해 채권 발행이 어려워지거나 발행 금리가 극도로 높아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한 시장 변동을 넘어 금융시장 전반과 실물경제에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


정책·시장 영향 분석

폴슨의 발언은 단순한 경고를 넘어 정책적 준비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국채 수요의 급격한 약화는 다음과 같은 경로로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첫째, 국채 금리 상승은 연방정부의 이자비용을 증가시켜 재정적자를 확대하고, 이는 추가적인 채권 발행과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둘째, 국채 금리는 시장의 기초금리로 작동하므로 주택담보대출, 기업 차입 비용, 소비자 신용비용 등 광범위한 금리 수준을 끌어올려 민간 부문의 투자와 소비를 억제할 수 있다. 셋째, 달러·글로벌 자본 흐름 측면에서 미국 국채의 안전자산 지위가 훼손되면 해외 투자자와 중앙은행의 보유 전략에도 영향을 미쳐 글로벌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당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로는 재무부와 연준 간의 조율 강화, 시장안정화 유동성 제공, 발행구조 조정(만기 구성 변경 등)이 가능하다. 중장기적 해법으로는 세입 확대와 세출 구조조정, 사회보장·의료제도 개혁을 통한 지속가능한 재정경로 확보가 요구된다. 그러나 정치적·제도적 제약을 고려하면 이러한 개혁은 실행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전문가 관점에서 보면, 폴슨의 권고는 사전적 위험관리정책 신뢰성 강화의 필요성을 환기한다. 실제로 비상계획을 마련해 공개적으로 그 틀을 제시하면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의회와의 사전협의로 위기 시 신속히 발동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

헨리 폴슨의 경고는 미국 재정과 국채 시장이 직면한 구조적 위험을 상기시킨다. 국채시장 붕괴 위험은 단순한 가격 변동을 넘어 실물경제와 글로벌 금융안정성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정책 당국과 의회는 사전 대비를 검토하고, 필요 시 신속히 실행 가능한 비상대응 수단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