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Porsche)가 이탈리아의 상징적인 스포츠카 브랜드인 부가티(Bugatti)와 크로아티아 전기차 기술업체인 리막(Rimac) 관련 지분을 미국계 펀드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인수 측 투자자 중 한 곳이 금요일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번 거래에서 인수 측에는 BlueFive Capital이 포함되어 있다.
2026년 4월 24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포르쉐는 아이코닉 브랜드를 품은 합작법인인 Bugatti Rimac의 지분 45%과 Rimac Group의 지분 20.6%를 매각하기로 합의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지분 매각은 인수 컨소시엄이 주도한 거래의 일부라고 BlueFive Capital이 전했다.
BlueFive Capital은 거래의 재무적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로이터는 2022년에 크로아티아의 리막이 20억 유로를 넘는 가치(valuation)를 인정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BlueFive는 해당 발표에서 이번 거래와 관련된 구체적 재무 수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Bugatti Rimac 합작을 통해 우리는 부가티의 미래를 위한 토대를 성공적으로 마련했다.”라고 포르쉐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라이터스(Michael Leiters)는 성명에서 밝혔다. “이제 우리의 지분 매각을 통해 포르쉐는 핵심 사업에 집중할 것이다.”
포르쉐의 지배구조와 거래 배경
포르쉐 AG는 2021년에 리막 그룹과 합작법인인 Bugatti Rimac을 설립했다. 당시 독일 완성차업체 포르쉐의 최고경영자였던 올리버 블룸(Oliver Blume)은 이 합작을 하이퍼카(hypercar)의 전통적 전문성(부가티)과 전기 이동성 분야의 혁신 역량(리막)의 결합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포르쉐는 모회사인 폭스바겐(Volkswagen) 그룹에 부담을 주는 상황에 직면했다. 보도에 따르면 포르쉐의 이익률은 지난해 단 1.1%까지 급락했으며, 이는 2024년의 14.1%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수치로 지적됐다. 이러한 수익성 악화에는 미국의 관세 부과, 중국 시장에서의 수요 둔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라이터스 CEO는 올해 초 경영을 맡은 이후 비용 절감과 자본 확보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와 사업 재정비는 경영 전략의 중요한 축으로 해석된다.
리막 측은 11월에 포르쉐와 합작법인 구조에 대해 협의 중이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번 거래 완료 시점에 리막 그룹이 Bugatti Rimac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BlueFive Capital 및 HOF Capital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형성해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BlueFive는 설명했다.
인수 컨소시엄과 참여 기관
BlueFive Capital은 약 150억 달러($15 billion) 규모의 운용자산(AUM)을 보유한 투자회사로, 이번 컨소시엄의 투자자 중 하나라고 밝혔다. BlueFive는 2024년 11월에 설립되었으며, 걸프 지역, 런던, 베이징에 사무소를 두고 있고, 프라이빗에쿼티, 부동산, 인프라 및 금융상품을 사모·기관·리테일 고객에게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컨소시엄을 주도한 HOF Capital은 온시 사위리스(Onsi Sawiris)가 공동 창립한 미국계 펀드이다. 사위리스 가문은 이집트의 재벌 가문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거래에서 핵심 투자자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의 산업적·금융적 의미
이번 지분 매각은 세 가지 주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 포르쉐는 비핵심 자산을 정리함으로써 단기적인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핵심 사업에 재투자할 여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둘째, 리막이 Bugatti Rimac의 지배권을 갖게 될 경우 기술 중심의 전기차 개발 역량과 브랜드력(부가티의 전통적 하이퍼카 전문성)을 결합해 전동화 시대의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셋째, 매각 상대가 사모펀드와 전략적 투자자의 컨소시엄인 만큼 향후 경영 전략은 자본 집약적 투자와 함께 수익성 개선을 전제로 한 운영 재편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포르쉐의 이번 결정이 모회사인 폭스바겐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의 일환으로도 평가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포르쉐의 수익성 악화와 글로벌 수요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즉각적인 이익 개선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전문 용어 설명
조인트 벤처(Joint Venture)는 두 개 이상의 기업이 특정 사업 목적을 위해 자본과 기술, 인력을 출자해 설립하는 합작회사로, 각 참여 기업이 지분과 경영 참여를 통해 위험과 수익을 분담한다. 본 사례의 Bugatti Rimac은 부가티의 브랜드와 리막의 전기차 기술을 결합하기 위해 설립된 합작법인이다.
하이퍼카(Hypercar)는 통상 최고성능, 극한의 설계·재료·제조 기술을 적용한 초고성능 스포츠카를 의미하며, 한정 생산과 높은 가격대가 특징이다. 부가티는 전통적으로 하이퍼카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브랜드다.
밸류에이션(Valuation, 기업가치)은 기업의 시장가치 혹은 거래 시 평가되는 가치를 말한다. 보도에 따르면 2022년 리막의 밸류에이션은 20억 유로를 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전망 및 시사점
단기적으로는 포르쉐의 유동성 확보와 비용 구조 재편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다만 글로벌 자동차 수요의 불확실성, 특히 중국 시장의 회복 속도와 미국의 무역 정책(관세) 변화가 수익성에 계속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리막의 기술 주도권과 부가티의 브랜드 가치 결합이 전동화된 하이퍼카 시장에서 프리미엄 수요를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인수 컨소시엄의 재무적 지원과 리막의 경영권 강화는 고성능 전기 파워트레인, 배터리·전력 전자 기술, 경량화 소재 등 핵심 부품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를 촉진할 수 있다. 이는 관련 부품업체와 하이테크 소재·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수요 확대를 의미한다.
참고 통화표시: 보도는 달러-유로 환율을 $1 = 0.8560 유로로 표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