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기업의 인력 감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기업들의 AI 도입 속도는 아직 완만하지만, 향후 노동비용 절감에 대한 기대감은 더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2026년 5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UBS 글로벌 리서치가 5월 13일 발간한 보고서는 인공지능이 기업의 워크포스 축소에 점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UBS가 최근 실시한 기관 대상 설문조사에서 기업 응답자의 42%는 인공지능이 전체 채용 계획을 다소 또는 상당히 줄이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2025년 10월 같은 응답이 31%였던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증가다.
이 같은 변화는 기업들의 심리가 실제 해고 공지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미국의 고용조사 기관인 챌린저, 그레이 &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가 발표한 최신 잡 컷 리포트(Job Cuts Report)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발표된 기업 감원 공지 가운데 26%가 인공지능 관련 이니셔티브 때문이라고 명시됐다. 여기서 잡 컷 리포트는 기업들이 공개적으로 발표한 해고·감원 계획을 집계한 자료로, 공개 발표 기준의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이러한 월간 급증으로 인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인공지능이 원인으로 지목된 감원의 비중은 전체 발표 건수의 16%에 달했다. 이는 정확히 1년 전 같은 시점에는 AI가 공개 감원 공지에서 0%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또한 2025년 전체 기준으로는 AI 관련 감원이 전체 감원의 5%에 그쳤다.
UBS 이코노미스트 아렌트 캅테인(Arend Kapteyn)은 챌린저 데이터가 감원 증가세를 분명히 보여주지만, 전체 노동시장 흐름을 완전히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시장에서 매달 통상 150만~200만명의 해고가 발생하지만, 챌린저 보고서는 주로 공개 발표에 집중돼 있어 월 약 10만건의 감원만 포착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체 해고의 약 5% 수준에 불과하며, 구조적으로도 대형 기술기업이나 공개 공시가 많은 기업에 더 치우쳐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AI가 감원에 미치는 영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실제 노동시장 전반의 충격은 이보다 더 넓고 복합적인 맥락에서 살펴봐야 한다.
시장 해석 측면에서 보면, AI 관련 감원 비중의 확대는 단기적으로는 기업의 비용 효율화 기대를 반영하는 신호로 읽힌다. 특히 기술기업과 대형 상장사에서 AI를 활용한 자동화가 확대될수록 채용 속도 조절, 인력 재배치, 조직 슬림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수치가 공개 감원 발표에 기반한 만큼, 실제 고용시장 전체를 그대로 대변하는 것은 아니며, 향후에도 기업별 업종과 규모에 따라 파급효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AI가 단순히 인력 감축의 원인으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 재설계와 신규 직무 창출을 동시에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UBS 분석과 챌린저 데이터는 기업들이 AI를 더 이상 실험적 기술이 아닌, 인건비와 조직 운영을 직접 바꾸는 변수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AI 도입 속도가 더 빨라질 경우, 감원 통계와 채용 계획, 그리고 산업별 고용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