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수요 우려에 코코아 가격 하락

7월물 ICE 뉴욕 코코아(CCN26)는 이날 42달러(1.02%) 하락했고, 7월물 ICE 런던 코코아(CAN26)36달러(1.15%) 내렸다. 코코아 가격은 세계 7위 초콜릿 제조업체인 바리 칼바우트(Barry Callebaut)가 기존보다 더 느린 매출 물량 회복을 시사하는 수정 가이던스를 내놓으면서, 초콜릿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압박을 받았다.

2026년 6월 3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선물은 재고 증가로도 하락 압력을 받았다. ICE 코코아 재고는 화요일 289만2,863포대로 늘어 1년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코아 업계에서 재고 증가는 단기적으로 공급 여유가 커졌다는 신호로 해석돼 가격에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포대 단위는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흔히 쓰이는 계량 방식으로, 실물 재고의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다.

다만 하락 폭은 날씨 우려가 커지면서 제한됐다. 엘니뇨(El Niño)가 형성되면 서아프리카에 더 덥고 건조한 환경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코코아 생산에 피해를 줄 수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현재부터 7월 사이 엘니뇨가 나타날 확률을 82%로 추정했으며,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특히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도 67%로 제시했다. 슈퍼 엘니뇨는 통상보다 강한 엘니뇨 현상을 뜻하며, 기상 충격이 농산물 가격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코코아 가격에는 서아프리카의 2026/27 작황 초기 조사도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사 결과 코코아 나무의 어린 꼬투리인 체렐(cherelle) 형성이 평균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10월에 시작되는 본격 수확기의 전망이 약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체렐은 코코아 꽃이 수정된 뒤 생기는 작은 꼬투리로, 이 단계의 형성이 부진하면 최종 수확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반면 코트디부아르의 출하량 증가는 가격에 약세 요인이다. 월요일 기준 누적 자료에 따르면 코트디부아르 농민들은 현재 마케팅 연도인 2025년 10월 1일부터 2026년 5월 31일까지 항만으로 166만 톤(MMT)의 코코아를 출하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한 수치다. 또 코트디부아르는 지난 5월 14일 2025/26 시즌 코코아 인도 예상치를 기존 180만~190만 톤에서 220만 톤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유리한 날씨를 근거로 한 전망이다.

초콜릿 소비가 견조하다는 신호는 코코아 가격에 우호적이다. 최근 허시(Hershey)몬델레즈 인터내셔널(Mondelez International) 등 주요 초콜릿 제조업체의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높은 가격에도 소비자 수요가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 시르카나(Circana)는 4월 14일 발표에서 3월 22일로 끝난 최근 13주 동안 북미 초콜릿 캔디 판매가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는 초콜릿 수요가 전반적으로 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글로벌 공급 과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가격에는 지지 요인이다. 원자재 중개업체 스톤엑스(StoneX)는 4월 29일 2026/27년 전 세계 코코아 잉여 공급 추정치를 1월 전망치 26만7,000톤에서 14만9,000톤으로 낮췄다. 이는 예상되는 엘니뇨로 서아프리카 작황에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스톤엑스는 또 2025/26년 세계 코코아 잉여 공급 전망도 1월의 28만7,000톤에서 24만7,000톤으로 하향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적 폐쇄도 세계 코코아 공급을 교란하며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이 해협이 막히면 비료 공급 차질이 생기고, 글로벌 해상 운임과 보험료, 연료비가 상승해 코코아 수입업체의 비용이 높아진다. 비용 상승은 통상 원자재 가격과 최종 소비자 가격 전반에 연쇄적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글로벌 코코아 수요 약세는 가격에 부담이다. 전미 제과협회(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는 4월 23일 북미의 1분기 코코아 분쇄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10만6,087톤이라고 밝혔다. 유럽 코코아 협회(European Cocoa Association)도 1분기 유럽 코코아 분쇄량이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32만5,895톤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6% 감소보다 더 큰 폭이며, 17년 만의 1분기 최저치였다. 반면 아시아 코코아 협회(Cocoa Association of Asia)는 아시아의 1분기 분쇄량이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22만3,503톤으로, 예상치였던 6.7% 감소와 달리 오히려 늘었다고 밝혔다.

세계 5위 코코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의 공급 감소도 가격에는 우호적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목요일 나이지리아의 4월 코코아 수출이 전년 대비 20% 감소1만4,921톤이라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년 생산량30만5,000톤으로, 2024/25년 예상치 34만4,000톤보다 11%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아프리카의 최근 강수량이 충분하지 않아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가뭄 우려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아프리카 홍수·가뭄 모니터에 따르면 3월 29일 기준 가뭄 상태가 코트디부아르의 절반 이상과 가나의 약 3분의 2를 뒤덮고 있다.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는 세계 코코아 생산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핵심 산지다.

또한 가나는 2025/26 재배 시즌을 위한 코코아 농가 지급 공식 가격을 2월에 약 30% 삭감했고, 코트디부아르도 3월 중간 작황(mid-crop) 수확기에 적용될 농가 지급액을 57%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농가 지급가 인하는 생산 의욕과 공급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서아프리카 원산지의 생산 안정성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강세 요인도 여전히 존재한다. 코트디부아르는 2025/26년 코코아 생산량165만 톤으로, 2024/25년 185만 톤에서 10.8% 감소할 것으로 밝혔다. 라보뱅크는 지난 2월 2025/26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 공급 추정치를 11월 전망치 32만8,000톤에서 25만 톤으로 낮췄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도 지난 금요일 2024/25년 세계 코코아 잉여 공급 추정치를 3월의 7만5,000톤에서 4만8,000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4년 만의 첫 흑자이긴 하지만, 과잉 규모가 예상보다 작다는 의미다. ICCO는 또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이 2024/25년에 전년 대비 8.3% 증가472만3,000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시장 전망을 보면, 코코아 가격은 현재 초콜릿 수요 둔화 우려와 재고 증가라는 하락 요인과 엘니뇨 가능성, 서아프리카 가뭄, 생산 전망 하향이라는 상승 요인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재고와 수요 지표가 가격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지만, 중기적으로는 서아프리카 기상 여건이 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코트디부아르와 가나가 세계 공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이들 지역의 기후와 농가 정책 변화는 향후 코코아 가격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