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아 정부가 이달 말 예정된 쿠폰 인상에 앞서 13억6천만 달러 규모의 채권을 되사들이려는 계획을 둘러싸고 이를 막아선 채권 보유자들과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26년 6월 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잠비아 정부를 상대로 한 채권단 일부가 이르면 비밀유지계약(NDA)에 서명하고, 지난주 정부가 제시한 공개매수(tender offer) 조건을 놓고 비공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 뉴스가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비밀유지계약은 협상 과정에서 오가는 민감한 정보를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문서로, 채권 재조정이나 되사기 협상에서 흔히 활용되는 절차다.
다른 한 소식통은 잠비아가 여전히 채권 보유자들의 입장을 듣고 이번 거래의 배경과 논리를 설명할 의사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정식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잠비아 정부의 이번 움직임은 2053년 만기 채권을 올해 안에 정리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정부는 향후 예정된 쿠폰 스텝업이 발효되기 전에 해당 채권을 소각하려 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쿠폰 스텝업이란 일정 시점 이후 이자율이 상향 조정되는 조항을 뜻하며, 발효되면 발행국의 조달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해당 증권의 25% 이상을 보유한 채권단이 차단 지위(blocking position)를 구축하면서 정부의 계획은 제동이 걸렸다. 이 지위는 일정 비율 이상의 채권 보유자가 반대할 경우 발행 조건상 필요한 조치를 막을 수 있는 위치를 의미한다. 이로 인해 잠비아 정부는 남은 채권을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클린업 콜(clean-up call) 조항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클린업 콜은 잔여 채권이 소수만 남았을 때 발행자가 이를 일괄 상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이다.
잠비아가 채권단과의 대화에 들어갈 경우, 이는 향후 시장의 가격 형성과 채권 재조정 기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협상이 원만히 진행되면 정부는 예정된 쿠폰 인상으로 인한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만기 구조를 정리할 수 있지만, 반대로 협상이 지연되거나 결렬될 경우 채권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투자자들의 경계감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잠비아처럼 채무 재조정 이력이 있는 신흥국의 경우, 이번 논의는 국가 신용도와 향후 차입 여건을 가늠하는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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