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일자리의 약 4분의 1(약 8억 3,800만개)이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이하 BofA)가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ILO)의 데이터를 인용해 분석했다. 분석은 특히 젊은 근로자, 여성, 고학력자가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다고 지적한다.
2026년 5월 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Bof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벤슨 우(Benson Wu)가 이끄는 경제팀은 메모에서
“Globally, about one in four jobs are exposed to AI. Younger workers, women and higher-educated workers are most exposed.”
라고 밝혔다. 해당 분석은 ILO의 직업·업무 특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세부 수치를 보면, 고소득 국가에서는 비반복적 인지 노동(non-routine cognitive work)이 더 많아 전체 일자리의 33.5%가 AI에 노출되는 반면, 저소득국가에서는 이 비중이 11%에 불과하다. BofA는 또한 부유한 경제일수록 AI 채택을 통해 더 큰 생산성 이득을 얻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득은 일부 선도 기업이 불균형적으로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서 AI로 인한 대규모 실업 우려가 광범위하게 존재하지만, 이러한 시나리오가 경제 이론과 현재까지의 증거와는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메모는 역사적 사례를 제시하며
“산업혁명에서 인터넷 시대에 이르기까지 기술 진보는 대체할 수 없는 일자리를 파괴했지만, 초기 혼란 이후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가 창출되었다”
고 지적했다.
한편, AI의 부상은 특히 미국의 사무직을 중심으로 일자리 상실 우려를 빠르게 촉발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의 최근 보고서는 과거 기술 혁명의 경로를 분석하면서, AI로 인해 직장을 잃은 노동자가 심각한 경제적 충격을 받을 수 있음을 경고했다.
골드만삭스 연구진은 연방 통계의 40년치 데이터를 활용해 1950년대~1980년대 출생자 2만명 이상을 추적 조사했다. 분석 결과, 전화교환원(telephone operators)과 타자원(typists)처럼 기술 변화에 직격탄을 맞은 직군에서 퇴출된 노동자들은 다른 분야에서 실직한 이들과 비교해 단기적·장기적으로 더 큰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
구체적으로, 자동화 취약 직종에서 퇴출된 노동자들은 새 직장을 구하는 데 평균 1개월 더 오래 걸렸고, 새로운 직장을 얻은 뒤 실질임금은 약 3% 감소했다. 실직 후 10년 동안 이들의 실질 임금 상승률은 한 번도 일자리를 잃지 않은 노동자보다 약 10퍼센트포인트 낮았고, 다른 산업에서 퇴출된 노동자보다도 약 5퍼센트포인트 낮았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의 한 원인으로 직업적 하향배치(occupational downgrading)를 지목했다. 이는 기존에 보유한 기술의 시장 가치가 떨어지면서 노동자가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의 직무로 밀려나는 과정을 말한다.
용어 설명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는 텍스트, 이미지, 음성 등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말한다. 비반복적 인지 노동(non-routine cognitive work)은 규칙화하기 어렵고 상황 판단이나 창의성이 요구되는 업무로, 기술로 자동화하기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영역이나 최근의 AI 발전으로 노출도가 높아진 분야를 뜻한다. 직업적 하향배치는 기술 변화로 인해 노동자의 기존 기술이 저평가되어 낮은 숙련도의 직무로 이동하는 현상이다.
경제적 영향과 시사점
이번 분석이 시사하는 바는 다층적이다. 첫째, 생산성 측면에서는 고소득국과 AI를 적극 도입하는 기업들이 단기적으로 생산성 증가를 통해 이득을 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BofA가 지적한 대로 이득이 산업 전반에 골고루 분배되지 않고,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에 집중되면 소득 불평등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
둘째, 노동시장 충격은 연령·성별·학력에 따라 차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보고서는 젊은 근로자·여성·고학력자가 더 노출된다고 밝혔는데, 이는 직무 성격과 직업 생애주기, 업종별 분포와 관련이 깊다. 예컨대 젊은 사무직 종사자는 데이터·문서 처리 등 AI로 대체 가능한 업무 비중이 높을 수 있다.
셋째, 임금 및 소비·물가 영향은 복합적이다. 자동화로 비용이 절감되면 일부 제품·서비스 가격이 하락해 소비자 후생이 향상될 수 있으나, 실직자·저임금화로 인한 소득 감소는 소비 둔화로 이어져 수요 측면의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일부 고임금 전문직이 구조적으로 축소되면 소득 분포의 왜곡으로 내수 기반 약화 및 사회적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
넷째, 정책적 대응의 중요성이 커진다. 노동 재교육(retraining)과 직무 전환(job-to-job matching) 지원, 사회안전망 확충은 기술 충격의 피해를 완화하는 핵심 수단이다. 또한 경쟁정책과 독점적 기술 축적에 대한 규제는 생산성 이득의 과도한 집중을 완화할 수 있다.
실무적 권고
기업 관점에서는 직무 재설계와 인적자원 투자에 대한 선제적 준비가 필요하다. 고소득국 및 AI 선도 기업은 생산성 향상을 통해 이익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므로, 이를 장기 성장으로 연결하기 위해선 노동자 재교육과 일자리 재배치에 대한 투자도 병행해야 한다. 정책입안자에게는 산업별·계층별 영향 평가를 기반으로 한 목표지향적 직업훈련 프로그램과 실업 안전망의 탄력적 운용이 권고된다.
결론적으로, BofA의 분석은 AI가 전 세계 노동구조에 미칠 파급력을 경고하면서도, 역사적으로 기술 발전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왔음을 상기시킨다. 다만 이번 변화는 특정 계층과 국가에 더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크며, 이에 대한 정책적·기업적 사전 준비가 없을 경우 단기적 고통과 장기적 불평등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