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가 4월 29일(현지시간) 혼조세로 출발했다. 이란 관련 갈등의 지속과 인공지능(AI) 섹터의 건전성 우려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결정과 미국 주요 기술 대형주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2026년 4월 29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MSCI의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광범위 지수가 0.2% 하락하며 기록 경신 이후 이틀째 후퇴했다. 하락은 대만 반도체 업체들의 약세가 주도했으며 일본 증시는 공휴일로 휴장이었다.
S&P 500 이미니 선물은 소폭 상승해 0.1% 올랐고, 브렌트유는 0.4% 상승해 배럴당 111.71달러를 기록했다. 이란 사태를 종결하려는 노력에 난항이 이어지면서 원유시장에 상승 압력이 작용했다.
“평화 협상이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시장은 조심스러운 흐름을 보였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미 해군 봉쇄 해제를 요구하고 중재자들은 며칠 내 수정된 이란 제안을 기대하고 있다.”
— 웨스트팩(Westpac) 애널리스트들은 연구노트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로이터는 미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테헤란의 제안에 불만을 표하고 있으며 핵 문제를 처음부터 다루길 원한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관리를 인용해 트럼프가 이란에 대한 장기 봉쇄에 대비하도록 참모들에게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지정학적 긴장 고조는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을 자극했다.
뉴욕 증시는 화요일 매도세를 보였다. S&P 500은 0.5% 하락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0.9% 하락해 투자자들이 이란 사태의 교착국면을 재평가했다.
기술주에는 또 다른 악재가 겹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AI 분야의 강자인 OpenAI가 내부 주간 사용자와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보도하며, 이는 ChatGPT의 모회사인 OpenAI가 데이터센터 대규모 투자와 운영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 보도는 Oracle과 CoreWeave 등 관련주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이날 이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아마존, 메타 플랫폼스 등 미국 기술 대형주의 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AI 주도 랠리가 추가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기업 실적이 긍정적일 경우 AI 테마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수 있으나, 기대치에 못 미치면 기술 섹터 전반에 추가적인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
기업 실적 측면에서는 이미 S&P 500 섹터의 약 3분의 1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보고를 완료한 기업 중 81%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해 기업 실적은 대체로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 회의와 시장의 기대
시장 관심은 이날 진행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4월 회의 결과로 향했다. 이번 회의는 제롬 파월(Jerome Powell) 의장이 연준 의장으로서 마지막으로 주재하는 회의이다. 트레이더들은 금리 동결을 거의 확신하고 있다. CME 그룹의 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 선물시장은 금리 동결 확률을 100%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은 늦은 2027년까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
ING의 애널리스트들은 연구보고서에서 “전쟁으로 인한 물가상승 환경을 고려할 때 연준이 매파적 기조를 취해도 큰 비용은 들지 않을 것이며, 동시에 관망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향후 케빈 워시(Kevin Warsh) 임명과 파월의 향후 거취에 관한 질문도 제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리·환율·채권시장 동향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6bp 상승해 4.346%를 기록했고, 달러인덱스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0.1% 상승해 98.67를 기록하며 이틀 연속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채권수익률 상승과 달러 강세는 위험자산(주식, 원자재 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OPEC과 원유시장
시장 참가자들은 아랍에미리트(UAE)의 OPEC 탈퇴 소식도 소화했다. 전문가들은 UAE의 탈퇴 소식이 단독으로는 즉각적인 대규모 가격 급락을 촉발할 수도 있었으나, UAE의 생산 능력이 이미 거의 증설 한계에 가까운 점을 감안하면 현물시장의 충격은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UAE는 OPEC 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하는데, 보통이라면 브렌트유가 즉시 배럴당 5~6달러 하락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현재 UAE의 생산 여력은 거의 포화 상태여서 단기 충격은 빠르게 소멸됐다.”
— 페퍼스톤(Pepperstone) 연구책임자 크리스 웨스턴(Chris Weston)
기타 자산동향
금은 0.3% 하락해 4,581.40달러를 기록했고,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76,471.21달러에서 보합권을 보였으며 이더(ether)는 0.3% 하락해 2,289.16달러를 기록했다.
용어 설명
MSCI 지수: MSCI(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가 산출하는 각국·지역별 주가지수로, 투자자들이 아시아·태평양 등 특정 지역의 주식시장을 비교·평가할 때 널리 사용하는 지표이다. 이번 기사에서 언급된 지수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광범위한 주식 흐름을 반영한다.
S&P 500 이미니 선물: S&P 5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표준화된 선물계약의 전자거래물로, 미국 주식시장의 단기 심리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이미니(e-mini)’는 소규모 계약을 뜻한다.
브렌트유(Brent crude): 북해산 원유의 기준 유종으로 국제 원유가격의 대표적 척도다. 국제정세나 OPEC(석유수출국기구) 관련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연방기금 선물(Fed funds futures) 및 CME FedWatch: 연방기금 금리의 향후 변동 가능성을 파생상품시장에서 반영한 것으로, CME의 FedWatch 도구는 시장이 특정 시점에 금리를 어떻게 예상하는지 수치화해 보여준다.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이란 사태)와 AI 섹터의 실적 불확실성이 결합되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 선 위로 유지될 경우 에너지 비용 상승을 통해 글로벌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될 수 있고, 이는 연준의 매파적 발언 가능성을 높여 장기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반대로, 예정된 기술 대형주의 실적이 대체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경우 AI 관련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개선되며 기술주 주도의 시장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 기업 실적과 함께 연준의 성명문(특히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시사점)은 단기적 시장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중기적 관점에서는 채권수익률과 달러의 움직임, 에너지 가격 추이, 그리고 AI 인프라(데이터센터) 투자 회수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가 계속 관찰되어야 한다.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 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포트폴리오 리스크 관리를 준비해야 한다.
요약하면, 4월 29일 아시아 장은 이란 갈등과 AI 업종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 연준의 향후 기조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관망세로 출발했다. 향후 시장 흐름은 연준의 성명, 미국 빅테크의 실적, 그리고 지정학적 해법 진전 여부에 따라 뚜렷하게 갈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