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가격이 급락했다. 뉴욕 월드 설탕 11호(SBK26, 5월물)는 -0.41달러(-3.00%) 하락했고, 런던 ICE 화이트 설탕 5호(SWQ26, 8월물)는 -7.10달러(-1.70%) 하락했다. 이날 뉴욕 설탕 근월물은 5.5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26년 4월 19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설탕값 급락의 직·간접적 배경에는 원유 가격의 급락이 있다.
원유(CLK26)가 하루에 약 -12% 급락하면서 설탕 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원유 가격 하락은 에탄올 가격 약세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설탕 제분업체들이 사탕수수의 당(설탕) 생산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의사결정을 바꿀 가능성을 높여 설탕 공급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이날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의 항행이 재개되었다고 발표하면서 해상 물류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져 글로벌 설탕 공급 우려가 완화된 점도 가격 하락을 촉발했다. 설탕 가격은 최근 약 2주간 풍부한 공급 전망과 수요 부진 기대 속에서 하방 압력을 받아 왔다.
시장 동향의 구체적 지표도 가격 하락을 뒷받침한다. 5월 런던 설탕 계약의 만기(옵션·선물 인도 기준)에서 472,650톤(MT)의 인도가 이루어져 해당 월물 기준으로는 14년 만에 최대 인도 물량을 기록했다. 이는 수요가 예상보다 약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브라질의 생산 증가도 설탕 가격에 부담을 주고 있다. 3월 27일 Unica의 자료에 따르면 2025/26년(중부-남부 지역, 10월~3월 중순 누계) 설탕 생산량은 전년 대비 +0.7% 증가한 40.25 MMT으로 집계됐고, 제분업체들이 에탄올 대신 설탕 생산을 위해 분쇄한 사탕수수 비중을 전년의 48.08%에서 50.61%로 늘렸다. 브라질 정부 산하기관인 Conab는 이날(기사 게재일 기준) 2025/26 브라질 설탕 생산을 44.196 MMT로 예상하며 전년 대비 +0.1%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설탕 잉여 전망이 지속된다는 시장 예측도 가격 약세 요인이다. 설탕 전문 트레이더 Czarnikow는 2월 11일 2026/27 작물연도 글로벌 설탕 잉여를 3.4 MMT로 예상했으며, 2025/26에는 8.3 MMT의 잉여가 발생했다고 전망했다. Green Pool Commodity Specialists는 1월 29일 2025/26년 글로벌 잉여를 2.74 MMT, 2026/27년을 156,000 MT로 전망했고, StoneX는 2월 13일 2025/26년 글로벌 잉여를 2.9 MMT로 추정했다.
국제설탕기구(ISO)는 2월 27일 전망에서 2025/26년 전 세계 설탕 공급이 전년대비 증가해 +1.22 MMT의 잉여(2024/25년 -3.46 MMT 적자에서의 전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ISO는 인도, 태국, 파키스탄 등의 생산 증가가 잉여를 견인하고 있으며, 2025/26년 전 세계 설탕 생산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181.3 MMT로 예측했다.
인도 관련 동향도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화요일 인도 식품국장이 올해 설탕 수출 금지 계획은 없다고 밝히면서, 원유 공급 차질에 따른 에탄올 전환 우려가 완화됐다. 인도 정부는 2025/26 시즌에 대해 11월 승인된 1.5 MMT에 추가로 500,000 MT의 수출을 2월 13일 승인한 바 있다. 인도는 2022/23년 가뭄·늦은 강우로 국내 공급이 제한되자 수출 쿼터제를 도입한 바 있다.
인도 국내 생산 통계도 수출 여력을 키우는 신호다. 인도 전국 협동조합 설탕공장연합(National Federation of Cooperative Sugar Factories Ltd.)은 10월 1일부터 4월 15일까지의 2025/26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7.7% 증가한 27.48 MMT라고 보고했다. 인도의 산업단체인 ISMA(Indian Sugar and Bio-energy Manufacturers Association)는 3월 11일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을 29.3 MMT로 전망하며 전년 대비 약 +1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ISMA는 또한 인도의 에탄올용 설탕 사용량 추정치를 기존 7월 전망치인 5 MMT에서 3.4 MMT로 하향 조정해 수출 가능 물량이 늘어날 여지를 열어두었다.
미 농무부(USDA)는 반기 보고서(12월 16일 발표 기준)에서 2025/26년 글로벌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6% 증가한 189.318 MMT의 기록적 생산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고, 인류의 설탕 소비량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177.921 MMT로 예상했다. USDA는 또한 2025/26년 글로벌 연말재고가 전년 대비 -2.9% 감소한 41.188 MMT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USDA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 2025/26년 설탕 생산을 44.7 MMT로, 인도를 35.25 MMT로 각각 전망했으며, 태국은 10.25 MMT로 예측했다.
용어 설명 및 시장 메커니즘
원유가 설탕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경로는 에탄올(ethanol) 생산과의 경쟁관계다.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당(설탕)은 식용뿐 아니라 에탄올 연료의 원료로 전환될 수 있다.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에탄올의 경제성이 높아져 제분업체가 설탕 대신 에탄올용 당을 더 많이 생산하려는 경향이 생기며, 반대로 원유가 급락하면 에탄올의 매력도가 떨어져 설탕 생산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다. 또한 ‘근월물(nearest futures)’은 가장 만기가 임박한 선물계약을 가리키며, 해당 계약은 현물시장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전망 및 분석
단기적으로는 원유의 변동성이 설탕 가격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원유가 현재 수준에서 안정화되거나 추가 하락이 이어진다면, 에탄올 수요 둔화에 따라 제분업체들의 설탕 생산 선호가 강화되어 공급 과잉 우려가 지속될 수 있다. 이 경우 설탕 가격은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원유가 반등해 에탄올 가격이 상승하면 제분업체들이 에탄올 생산 쪽으로 돌아서 공급이 줄어들어 설탕 가격의 하방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 다만 현재 확인되는 국제 기구와 민간 기관들의 전망(ISO, USDA, Czarnikow, Green Pool, StoneX)은 2025/26~2026/27 기간 글로벌 공급이 여유가 있는 방향으로 보고 있어 가격 회복의 강도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국가별로는 브라질과 인도의 생산·수출 정책 변화가 가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브라질의 제분 비중 확대와 Conab의 생산 증가 전망, 인도의 수출 허용 확대와 생산 증가 전망은 향후 글로벌 시장에 물량을 공급해 가격 하방을 지지할 수 있다. 반면 기상 악화, 정치적 수출 규제, 운송 차질 등 공급 측 리스크가 현실화되면 단기 급등 요인이 될 수 있다.
투자·산업적 시사점
설탕을 원자재로 다루는 상업적 이해관계자는 원유 시장의 변동성과 각국의 수출정책, 제분업체의 제품선택(설탕 vs 에탄올) 지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특히 사탕수수 분쇄 비율, 에탄올 가격, 주요 생산국의 생산량 전망치(MMT 단위), 선물 만기 및 실제 인도량(예: 472,650 MT의 5월 인도 사례) 등은 리스크 관리와 포지션 설정에 있어 핵심 변수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으로 본문에 인용된 관련 전망과 통계는 각 기관(UNICA, Conab, Czarnikow, Green Pool, StoneX, ISO, USDA, FAS, ISMA 등)의 발표에 근거한 것이다. 본 기사에는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가 해당 기사 작성 시점에 언급된 증권에 직접적 또는 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는 원문 고지가 포함되어 있다. 본문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