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이란과의 전쟁이 조만간 끝날 것이라며 낙관적 신호를 보임에 따라 일단 낙관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번 주말쯤 다시 대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고, 이 같은 정치적 기대감은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2026년 4월 17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그러나 이 같은 낙관은 기업 활동이 부진한 신호를 보일 수 있는 일련의 경제지표와 물가 압력의 증가 가능성, 그리고 연준(연방준비제도)의 차기 의장 후보에 대한 의회의 강도 높은 검증 공세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연준 차기 의장 인사청문회 — 워시(케빈 워시)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지명한 전 연준(연방준비제도) 이사 케빈 워시(Kevin Warsh)의 인사청문회에서 그가 제시할 통화정책 기조와 시사점을 확인하게 된다. 워시는 2026년 4월 21일 의회에서 인준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워시가 직면한 과제는 트럼프의 금리 인하 압박과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이 불러온 인플레이션 우려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다.
시장 관측은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이 지난해 말까지는 12월까지 두 차례의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반영했으나, 이란 전쟁이 시작된 2월 말 이후에는 사실상 금리 인하 기대가 사라졌다고 전한다. 트럼프는 현 의장 제롬 파월(Jerome Powell)에 대해 금리를 충분히 내리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해왔고, 이번 주에는 파월이 의장 임기 종료일인 5월 15일에 떠나지 않으면 연준 이사직에서 해임하겠다고 위협하기까지 했다.
트럼프는 파월 의장에게 “임기가 끝날 때 떠나지 않으면 연준 이사직에서 해임하겠다”라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기업 실적 시즌에서는 테슬라(Tesla)가 주요 헤드라인을 장식할 예정이며, 3월 소매판매 지표는 높은 물가가 소비자 지출을 얼마나 위축시키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원유와 지정학적 리스크 — 협상 성사 여부가 관건
이란 사태는 여전히 시장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이다. 미국과 파키스탄 간에 해협 개방을 위한 협상 가능성이 논의되며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재개방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석유시장은 아직 완전히 낙관적이지 않다.
주식시장, 특히 미국 주식은 낙관을 전제로 움직이고 있다. S&P 500 지수는 다시 사상 최고치로 반등했고,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니케이(Nikkei) 지수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전쟁 이전의 ‘오래된 플레이북’이 재현되어 강한 실적이 주가를 지지할 것이라는 가정에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원유시장은 다르다.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 아래에 머물고 있을지라도 큰 폭으로 낮아지지는 않았고, 2월 말 대비 약 33% 상승한 상태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물리적(현물) 원유의 인도용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협상이 결렬돼 호르무즈 해협이 계속 봉쇄되거나 공급차질이 지속되면, 에너지 가격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중앙은행들이 금리 수준을 높은 상태로 유지하도록 강제해 기업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기 지표와 기업실적 — ‘어두운 봄’ 가능성
다가오는 주에는 이란 전쟁이 한 달을 넘긴 시점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엿볼 수 있는 첫 실적과 지표들이 공개된다. 3월 조사(서베이)는 투입비용의 급등과 전체적인 기업활동의 둔화를 보여줬다. 이는 전 세계 기업이 변동성 높은 에너지시장, 공급망 교란, 빠르게 바뀌는 뉴스 사이클에 대응하느라 고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비록 최근 유가가 일부 완화되었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충격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1분기 실적에서는 특히 에너지를 많이 수입하는 유럽의 항공사, 소매업체, 제조업체들이 극심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어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미국은 순수출국(순 에너지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완충효과가 있으나, 높은 유가는 미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자자들은 곧 발표될 구매관리자지수(PMI)의 가격 및 고용 구성요소를 주의 깊게 살펴볼 예정이다. 또한 일본, 영국, 뉴질랜드, 캐나다의 인플레이션 수치도 대체로 ‘좋은 그림’을 보여주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중앙은행과 통화정책
신흥 아시아의 중앙은행들도 유가 상승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다. 중국은 4월 20일에 대출우대금리(Loan Prime Rate, LPR)를 결정한다. 다만 대부분의 분석가는 중국 인민은행이 경제 모멘텀 회복을 고려해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4월 22일 회의를 통해 기준 통화정책의 재조정 필요성을 논의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최근 사상 최저치로 하락했고, 중앙은행 총재는 금융시장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재조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필리핀 중앙은행도 4월 23일 회의에서 3월 급등한 인플레이션이 정책 목표 범위를 벗어난 후 발생할 수 있는 ‘파급효과(spillover effects)’를 경고한 바 있다.
터키의 ‘빅 미팅’ — 물가와 통화정책의 시험대
터키 중앙은행은 수요일(기사 기준) 가장 중대한 정책 회의를 개최한다. 터키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국가로, 이란 전쟁의 경제적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은 국가 중 하나다. 지난달 리라 안정을 위해 약 $500억(약 500억달러 아님, 원문은 \’nearly $50 billion\’)의 외환보유액을 소진했다는 보도가 있을 만큼 외환방어에 큰 비용을 지불했다. (원문: “nearly $50 billion”) 또한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경제학자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연말 물가 상승률은 거의 3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정책금리를 300bp(3.00%포인트) 인상해 연 40% 수준으로 되돌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터키가 전통적(정통적인) 통화정책으로 복귀할 의지가 있는지를 가늠하는 중대한 시험이 될 것이다.
용어 설명
일반 독자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주요 용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은 투자자들이 미래 시점의 미국 기준금리를 어떻게 예상하는지를 반영하는 파생상품이다. LPR(Loan Prime Rate)은 중국의 주요 대출 기준금리로, 은행의 대출금리 산정에 기준이 된다. PMI(구매관리자지수)는 제조업 및 서비스업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선행지표로, 가격과 고용 항목은 물가 압력과 고용시장의 강도를 판단하는 데 중요하다.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은 전 세계 원유 수송에 있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해상통로로, 이 지역의 봉쇄는 글로벌 석유 공급에 즉각적이고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시장 전망 및 시사점
단기적으로는 정치적 협상과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여부가 금융시장의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협상이 진전되어 해협이 개방되면 유가는 안정화될 수 있고, 이는 주식시장에 우호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반대로 협상이 결렬되거나 추가적인 지정학적 긴장이 발생하면 유가는 추가 상승하고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높은 수준에 묶어둘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기업이자비용 상승과 이익 둔화로 이어져 주가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연준 인사청문회에서 워시가 어느 정도의 통화완화(금리 인하)를 정책 목표로 삼을지, 아니면 물가 관리에 무게를 둘지에 따라 달러, 장단기 금리, 주식밸류에이션 등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좀 더 광범위하게는 유럽과 신흥시장의 실적 지표가 고용과 소비에 미칠 영향, 그리고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시 자본유출·통화 약세 문제를 겪는 취약국들의 대응능력이 향후 몇 달간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종합하면, 현재의 주식시장 낙관은 정치적 변수(협상 진전)와 단기 경제지표(물가·PMI·소비)에 의해 쉽게 뒤집힐 수 있으며, 투자자는 위험요인을 배제하지 않는 포트폴리오 점검과 금리·유가의 추가 변동성에 대비한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편집참고: 그래픽은 Mayank Munjal, 기사 편집은 Shri Navaratnam이 담당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