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물 WTI 원유(티커: CLK26)는 화요일 장 마감에서 -7.80달러(-7.87%) 하락했고, 5월 RBOB 가솔린(티커: RBK26)은 -0.0765달러(-2.46%) 하락 마감했다. 원유와 휘발유 가격은 미·이란 간 추가 평화협상 연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 속에서 급락했다. 이날 원유 가격은 미국이 일부 러시아산 원유 거래를 허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낙폭을 확대했다.
2026년 4월 14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장기 정전에 관한 추가 협상 및 4월 22일 만료 예정인 2주간의 휴전 연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향후 이틀 내에 파키스탄에서 회담이 재개될 수 있다’
고 뉴욕포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이 같은 외교적 진전 기대는 시장의 위험 선호를 높여 원유 수요 우려를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공급 측면에서는 미국 재무부가 일부 루코일(Lukoil) 관련 거래에 대해 미국의 일반 면허(US general license) 하에서 국외 거래를 허가했다고 발표해 글로벌 원유 공급이 다소 늘어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왔다. 이 발표는 원유 가격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가했다.
한편 미국은 월요일부터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에 대한 전면 해상봉쇄를 개시하고, 해협에서 미국 함정에 접근하는 이란 선박에 대해 공격을 경고했다. 미국의 봉쇄 조치는 전 세계 석유·연료 공급에 긴장을 초래할 수 있다. 이란은 자국 항만이 위협받으면 페르시아만(Persian Gulf) 내 모든 항만을 표적으로 삼겠다고 경고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월요일 보고서에서, 약 1,300만 배럴/일(bpd)의 글로벌 원유 공급이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가동 중단됐다고 밝혔다. IEA는 또한 분쟁 기간 동안 80개 이상의 에너지 설비가 손상되었고 복구에는 최대 2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인해 저장시설 포화에 직면하면서 생산을 약 6% 가량 감산할 수밖에 없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중 이란 항만에 기항하거나 이란으로 향하는 선박은 전부 봉쇄하겠다는 미국의 조치는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의 약 5분의 1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는 점에서 공급 차질 우려를 높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전쟁 중에도 3월에 약 170만 배럴/일을 수출하는데 성공했다고 보도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Saudi Aramco)는 5월 인도분 아시아향 대표 등급 유종의 가격을 전주 대비 배럴당 17달러 인상해 역대 최대 폭으로 올렸다. 이는 공급 불안정성으로 인한 가격 상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대로 약세 요인도 존재한다. OPEC+는 4월 5일 5월에 일평균 206,000배럴의 증산 계획을 발표했지만, 중동 산유국들이 전쟁으로 인해 실제로는 감산 압박을 받고 있어 이 증산 계획은 현실화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커졌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220만 배럴/일의 감산분을 복원하려고 시도 중이며 그중 82.7만 배럴/일이 아직 복원되지 않은 상태다. OPEC의 3월 원유생산은 전월대비 -7.56만 배럴/일 감소해 35년 만의 저점인 2,205만 배럴/일을 기록했다.
시장 데이터 업체 Vortexa는 4월 10일로 끝나는 주간에 7일 이상 정박한 탱커에 저장된 원유가 주간 기준 -35% 감소한 8,913만 배럴로 집계돼 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유동 재고의 계절적·구조적 변화를 반영한다.
유럽 제네바에서 열린 최근 미국 중재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회의는 조기 종료됐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는 러시아가 전쟁을 끌고 있다고 비난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territorial issue)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러시아의 영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장기적 합의의 희망이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전망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와 제한을 유지하게 만들어 원유 가격에는 상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은 지난 8개월 동안 최소 28곳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해 러시아의 정제·수출 역량을 축소시켰다. 또한 11월 말 이후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미국과 EU의 신규 제재는 러시아의 석유업체, 인프라, 유조선에 대한 제약을 강화해 수출을 더욱 억제하고 있다.
향후 단기 수급 관련 주요 데이터로는 주간 EIA(미 에너지정보청) 재고 통계가 주목된다. 시장의 컨센서스는 수요일 발표될 주간 EIA 원유 재고가 +190만 배럴 증가하고, 휘발유 재고는 -20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수요일(4월 3일 기준) EIA 보고서에서는 (1) 미국 원유재고가 5년 평균 대비 +1.5% 높고, (2) 휘발유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3.6% 높으며, (3) 증류유(디젤 등)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4.2% 낮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주간 기준 -0.4% 하락해 1,359.6만 배럴/일을 기록해 11월 7일 기록한 1,386.2만 배럴/일의 사상 최고치보다 다소 낮았다.
석유서비스업체 Baker Hughes는 4월 10일로 끝나는 주간 미국 내 가동 중인 유정(리그) 수가 전주와 변동 없이 411대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이는 12월 19일 집계된 406대의 4.25년 저점보다 소폭 높은 수치다. 지난 2.5년간 미국 내 유정 수는 2022년 12월의 627대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시장 참여자들과 투자자들을 위한 추가적 참고로, 기사 작성자 Rich Asplund는 본 기사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음을 밝힌다.
용어 설명
WTI는 West Texas Intermediate의 약자로 미국 기준 원유 등급을 의미한다. RBOB는 휘발유 선물의 표준 규격(정제 후 판매형 휘발유)을 뜻한다. bpd는 배럴당 하루 생산량을 의미하는 단위(Barrels Per Day)다. EIA는 미국 에너지정보청(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IEA는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OPEC+는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 주요 산유국 연합을 뜻한다. 미국의 일반 면허(General License)는 제재 대상자와의 거래 중 일부를 허용하는 허가 형태로, 특정 조건 하에서 거래를 허용할 수 있다. 탱커에 정박 중인 원유는 항구 저장고가 포화될 때 임시 저장 수단으로 활용된다.
시장 영향 및 전망 분석
단기적으로는 외교적 진전 기대와 미국의 루코일 거래 허가 소식이 결합되며 가격이 급락한 양상이 관찰된다. 그러나 구조적 불안 요인은 여전히 상존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산유국들의 생산 차질, IEA가 집계한 1,300만 배럴/일의 공급 차질 가능성, 그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제재로 인한 러시아산 원유 공급 제한은 중기·장기적으로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시나리오별 영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외교적 타결이 현실화되면 봉쇄 완화와 중동 생산 정상화 기대가 커져 단기적으로는 가격 추가 하락이 가능하다. 둘째, 봉쇄가 지속 또는 고도화되면 글로벌 공급 구조적 제약으로 전환돼 중기적으로 유가는 반등하거나 고점을 재차 시험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는 러시아산 원유 공급 제한을 유지시켜 가격 상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재고 지표(EIA 주간 보고서),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긴장도, OPEC+의 실제 생산 동향, 그리고 미국의 제재·면허 정책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휘발유 재고 감소와 증류유 재고 부족은 정제마진 및 지역별 연료 가격에 민감하게 반영될 소지가 높아 연관 산업(정유업, 항운 등)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단기적 가격 급락은 외교 협상 기대와 일부 공급 완화 신호에 기인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중동·러시아 공급 리스크, 정제·저장 인프라 손상 등 구조적 요인이 여전히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