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재무장관 레이첼 리브스(Rachel Reeves)는 향후 3년 내에 공공부채를 현재 수준보다 낮추는 것을 명확히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영국 상원(하원 아님)의 경제문제위원회(House of Lords’ Economic Affairs Committee)가 2026년 4월 28일 권고했다. 위원회는 단순히 부채 상승을 멈추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2026년 4월 28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위원회는 리브스 장관이 2024년 10월에 제시한 재정 규칙(fiscal rules)이 장기적으로 경제 대비 공공부채 비중이 상승하는 것을 막기에는 엄격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위원회는 재정 규칙의 목표 설정 방식과 이행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영국의 재정 프레임워크는 취약하다. 정부의 행동이 바뀌어야 하며, 상당히 큰 재정적 완충(buffer)이 표준이 되어야 하고, 이러한 완충이 ‘약탈'(raided)될 수 있는 돼지저금통처럼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위원회 의장 스튜어트 우드(Stewart Wood)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리브스 장관과 같은 소속인 노동당 소속 의원이다.
배경 — 영국의 재무장관들이 스스로 설정한 재정 규칙은 2010년 새로 창설된 예산책임사무소(Office for Budget Responsibility, OBR)가 재무부의 재정 전망 업무를 인수한 이후 예산 결정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 규칙들은 그간 여러 차례 보완·수정되었으나 대체로 중기적으로 균형 재정(balanced budget) 또는 GDP 대비 부채 축소를 목표로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공공부문 순부채(public sector net debt)는 2009/10 회계연도에 GDP의 61%에서 2025/26 회계연도에 GDP의 95%로 상승했다. 위원회는 이러한 증가는 주로 세계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대규모 지출 증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평상시에는 부채를 더 빠르게 줄이고, 경기 충격에 대비한 더 큰 재정적 완충을 유지하는 것이 향후 위기가 발생했을 때 부채가 장기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상승하는 것을 막는 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현행 재정 규칙의 중요한 결함을 지적했다. 규칙은 “롤링 전망(rolling forecast)의 세 번째 해까지 부채가 감소해야 한다”는 요구를 유지함으로써, 결국 이 보조 목표(supplementary target)는 결코 이행되지 않을 정책 약속으로도 충족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는 규칙의 실효성을 약화시키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정부의 최신 예산 전망(3월 기준)에 따르면, 리브스 장관이 선호하는 부채 측정치인 공공부문 순(순)금융부채(Public Sector Net Financial Liabilities, PSNFL)은 2025/26 회계연도에 GDP의 82.4%에서 2028/29 회계연도에 82.9%로 오를 전망이다. 리브스의 균형재정 목표에 대한 여유(headroom)는 GDP의 0.7%에 불과해 경제 충격에 취약하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용어 설명
공공부문 순(순)금융부채(PSNFL)는 정부가 선호하는 부채 측정치로, 공공부문이 보유한 금융부채에서 보유한 금융자산을 차감한 순수한 금융상태를 보여준다. 이는 전통적인 ‘총부채’ 개념과 달리 금융자산을 고려해 정부의 순부담을 평가하는 지표이다. 1
예산책임사무소(OBR)는 2010년에 설립된 독립기관으로, 정부의 재정전망과 예산수치를 평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롤링 전망’은 일정 기간을 연속적으로 끊임없이 전망하는 방식으로, 단기·중기 재정 계획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된다.
정책·시장 영향에 대한 체계적 분석
위원회의 권고와 보고서는 향후 정책 결정과 금융시장 반응에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첫째, 정부가 공공부채를 명시적으로 향후 3년 내에 축소하는 목표를 채택할 경우, 재정의 신뢰성(fiscal credibility)이 개선되면 단기적으로 국채(길트, gilts) 금리가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정부의 차입비용을 낮추고, 예산 내 이자비용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반대로 목표가 설정되더라도 실질적 이행 의지가 부족하거나 규칙이 회피 가능한 방식으로 설계되면, 시장은 이를 신뢰하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장기 금리는 상승하고, 채권 수익률 변동성이 커져 정부의 재정 운용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위원회가 지적한 ‘완충의 약탈’ 우려는 이러한 신뢰 손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셋째, 더 큰 재정적 완충을 유지하기 위해 평시 재정 긴축(지출 축소 또는 증세)이 불가피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내수 수요 둔화와 성장률 하방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경기 충격에 대한 대응 여력을 높여, 위기 발생 시 추가적인 확장적 재정정책을 실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이는 불안정한 경기국면에서 장기적 성장 및 금융안정성에 긍정적이다.
넷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도 간접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재정정책의 신뢰성이 높아져 인플레이션 기대가 안정되면 통화정책의 긴축 필요성이 약화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통화당국이 금리를 높여 물가를 억제할 필요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재정 규칙의 설정과 이행은 통화정책과 상호작용한다.
결론
영국 상원 경제문제위원회의 보고서는 리브스 재무장관이 제시한 2024년의 재정 규칙이 장기적으로 공공부채 비중의 추가 상승을 막기에는 부족하다고 진단하고, 향후 3년 내의 부채 축소 목표 설정과 더 큰 재정적 완충의 상시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한 현행 규칙의 설계 결함을 지적하며, 예측에 기반한 약속이 실제 정책 이행으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 규칙의 효력이 상실된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권고는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와 시장의 신뢰에 따라 국채시장, 차입비용, 성장 및 통화정책에 걸쳐 실질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참고: 본문에 인용된 수치와 날짜는 위원회 보고서 및 정부의 3월 예산 전망을 근거로 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