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마이클 바(Michael Barr)가 월가 대형 은행에 대한 감독을 완화하려는 최근 규제 기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미국 워싱턴의 아메리칸대학에서 할 예정인 연설문에서, 최근 1년간 시행된 구조적 변화가 미국 은행권의 장기적인 안전성과 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2026년 6월 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바 이사는 이러한 발언을 통해 연준 내부에서 금융감독의 범위를 둘러싼 이념적 갈등이 커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미셸 보먼(Michelle Bowman) 부의장이 1년 전 감독 책임을 맡은 뒤, 연준은 주요 대형 대출기관의 규제 부담을 낮추는 방향의 여러 제안을 추진해 왔다. 이는 은행 자본 규제, 내부 평가 기준, 감독 강도 전반을 완화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대형 은행과 관련된 핵심 쟁점은 자본요건이다. 자본요건은 은행이 위기 상황에서 손실을 흡수할 수 있도록 쌓아 두는 완충 장치로, 쉽게 말해 은행의 안전판 역할을 한다. 바 이사는 현재의 규제 후퇴 흐름이 계속될 경우, 미국 최대 금융기관들의 총 자본요건이 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변화가 은행 파산과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번질 수 있는 불안정성에 대비한 자본이 600억 달러 적어지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경고는 미국 내 8개 글로벌 시스템적 중요은행(GSIBs)이 국내 은행 자산의 약 6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GSIBs는 자산 규모와 상호연결성이 커서 한 곳의 문제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전염될 수 있는 대형 은행을 뜻한다. 바 이사는 현재의 금융 규제 완화 물결을 단기적으로는 달콤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작용이 큰 설탕 과다 섭취에 따른 일시적 고양감(sugar high)
에 비유하며, 사회가 결국 과도한 경제적 피해를 떠안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자본 규제뿐 아니라 미국 내 36개 최대 금융기관에 적용하는 내부 등급 체계도 조정했다. 바 이사는 이러한 수정이 사실상 성적 부풀리기(grade inflation)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비판했다. 이는 경영이 부실한 기관이 위험관리의 근본적인 취약점을 감추도록 만들 수 있으며, 감독 당국이 경고 신호를 제때 포착하기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금융권에서 이 같은 내부 등급은 은행의 건전성, 리스크 관리, 경영 품질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된다.
실제 감독 집행도 이미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한 경고 조치의 발행 건수는 2025년 말 기준으로 2024년 수준의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동시에 새로 완화된 평가 기준 아래에서 공식적으로 “잘 관리되는 기관”으로 지정된 대형 회사의 비중은 두 배로 늘었다. 이는 감독 강도가 낮아지면서 은행권 전반에 대한 경계 수준이 내려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규제 완화는 월가 전반이 기업 실적 호조와 높은 자산 가치로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바 이사는 전통적 대출은행이 사모신용(private credit) 대형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안전장치를 약화시키는 것은 위험한 오판이라고 지적했다. 사모신용은 은행이 아닌 민간 자금이 기업에 직접 대출하는 시장으로,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바 이사는 은행 규제를 느슨하게 해 단기 경쟁력을 높이기보다, 충격이 왔을 때 버틸 수 있는 금융 시스템의 회복력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자본요건 축소와 감독 완화는 단기적으로 은행의 수익성 개선 기대를 키울 수 있지만, 위기 대응력 약화라는 반대급부를 동반한다. 자본이 줄어들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여력이 늘어날 수 있으나, 반대로 경기 침체나 자산가격 조정이 발생했을 때 손실 흡수 능력은 떨어진다. 따라서 이번 논란은 단순한 규제 완화 문제가 아니라, 미국 금융 안정성의 장기적 균형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대한 정책 선택으로 해석된다.
핵심 요지는 분명하다. 바 이사는 은행 규제를 약화시키는 흐름이 단기적 편익은 줄 수 있어도, 결국 더 큰 금융불안과 경제적 비용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발언은 연준이 금융안정성과 규제완화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택할지에 대한 논쟁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