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물 WTI 원유(CL M26)은 전일 대비 -2.01달러(-1.88%) 하락했고, 6월물 RBOB 가솔린(RB M26)은 -0.0104달러(-0.29%) 하락했다. 원유와 휘발유 선물 가격은 장 초반의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 전환했다. 이는 높아진 에너지 가격이 수요를 억제하고 세계 경제 성장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압박했기 때문이다.
2026년 4월 30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원유 매수 포지션의 청산(long liquidation)이 가속화되었다. 이는 고유가가 에너지 수요와 글로벌 경제성장을 제약하기 시작했다는 징후에서 비롯되었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환산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2.0% 증가해 시장 기대치인 +2.3%를 하회했고, 유로존 1분기 GDP는 분기 기준 +0.1%, 연간 기준 +0.8%로 집계되어 예상치(+0.2% m/m, +0.9% y/y)를 밑돌아 수요 둔화 우려를 키웠다.
한편, 밤사이(오버나이트) 거래에서는 지정학적 불안이 잠시 유가를 끌어올렸다. 미언론 Axios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새로운 군사적 옵션에 대해 브리핑을 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했고, 이 소식에 WTI는 3주 만의 고점까지, 가솔린은 약 3.75년 만의 고점까지 급등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중앙사령부(US Central Command)는 단기간에 강력하게 타격하는(‘short and powerful’) 작전 계획을 준비했으며, 인프라를 겨냥할 가능성이 큰 공격안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중앙사령부는 극초음속(hypersonic) 미사일의 중동 전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 육군이 해당 무기를 처음으로 배치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
‘short and powerful’ 등과 같은 문구가 보도에 인용되어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단기적으로는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이란 해상 봉쇄 조치와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차단 상태는 에너지 공급 측면에서 지속적인 상방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보좌진에게 장기적인 봉쇄(prepared for an extended blockade)를 준비하라고 지시했으며, 이는 적대행위를 재개하거나 합의 없이 분쟁에서 물러나는 것보다 미국에 더 낮은 위험을 가져온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봉쇄와 항로 차단은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전 세계 원유 및 LNG의 약 5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페르시아만(Persian Gulf) 지역의 원유 생산이 4월 현재 약 1,450만 배럴/일(bpd)가량 차단되어 전체의 절반 이상이 영향을 받았고, 현재의 혼란으로 인해 글로벌 원유 재고가 약 5억 배럴가량 감소했으며 6월까지 10억 배럴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또한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은 저장시설 포화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 차단으로 생산을 약 6% 수준으로 감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4월 13일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 중 이란 항구를 호출하거나 이란으로 향하는 선박에 대해 봉쇄를 시작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봉쇄가 ‘완전한 효력으로 유지될 것'(will remain in full force)이라고 말했다. 전쟁 이전 이란은 3월에 약 170만 배럴/일을 수출할 수 있었다.
반면 수급 측면에서 약세 요인도 존재한다. 아랍에미리트(UAE)는 5월 1일부로 OPEC 탈퇴를 발표했다. UAE는 카르텔 내 세 번째로 큰 생산국으로, OPEC을 떠나면 할당량 제약 없이 증산이 가능해져 원유에 대한 공급 압박을 높일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4월 13일 보고서에서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전 세계 약 1,300만 배럴/일의 공급이 중단되었으며, 80개 이상의 에너지 시설이 손상되어 회복에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대로 OPEC+는 4월 5일 5월에 원유 생산을 206,000 배럴/일 증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중동 산유국들이 전쟁으로 인해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이 계획 실행은 어려워 보인다. OPEC+는 2024년 초 실시한 220만 배럴/일의 감산분을 복구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 827,000 배럴/일을 복구하지 못한 상태다. OPEC의 3월 원유 생산은 전월 대비 -756만 배럴/일 감소해 35년 만의 저점인 2,205만 배럴/일을 기록했다.
시장 흐름을 살피면, Vortexa는 4월 24일 마감 주간 기준으로 적어도 7일 이상 정체된 상태의 유조선 저장 원유량이 전주 대비 +25% 상승해 1억5,311만 배럴로 집계되었고 이는 3개월 내 최고치라고 발표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도 맞물린다. 최근 제네바에서 미국 중재로 열린 평화 회담은 조기 종료되었고,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을 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여전히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장기적 합의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쟁의 지속 전망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약을 유지시켜 유가에는 상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공격과 제재도 공급 차질을 심화시키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지난 10개월간 러시아 내 최소 30개의 정유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러시아의 정제·수출 역량을 제한했고, 11월 이후에는 러시아 유조선에 대한 공격도 강화되어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여기에 미국과 EU의 새로운 대러 제재는 러시아의 석유회사·인프라·유조선에 대한 수출을 추가로 억제했다.
한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수요일 발표한 자료는 미국의 수급 상황을 다소 복합적으로 보여준다. 4월 24일 기준으로 (1)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 대비 +1.2%로 다소 높은 반면, (2) 휘발유 재고는 -2.4%, (3) 증류유(난방유·디젤 등) 재고는 -10.3%로 5년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미국 원유 생산은 4월 24일 끝난 주에 전주와 동일한 1,358.6만 배럴/일을 기록해 11월 7일 기록한 최고치 1,386.2만 배럴/일보다는 소폭 낮다.
활동 중인 시추기 수는 Baker Hughes 보고서 기준으로 4월 24일 끝난 주에 전주보다 -3대 감소한 407대로 집계되었다. 이는 4.25년 만의 저점인 406대(2025년 12월 19일 주)에 근접한 수준이다. 2022년 12월의 627대 최고치와 비교하면 최근 2년 반 동안 시추기 수가 급감한 상황이다.
법적·윤리적 공개로, 이 보도의 저자인 Rich Asplund는 이 기사에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포지션이 없었다고 명시되었다. 이 기사에 포함된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기사에 포함된 견해는 반드시 나스닥(Nasdaq, Inc.)의 관점을 반영하지는 않는다.
용어 설명 및 배경
WTI(웨스트 텍사스 중질유)는 미국의 대표적인 원유 기준으로 국제 유가를 가늠하는 주요 벤치마크다. RBOB는 휘발유 선물의 한 종류로, 미국 휘발유의 가격 움직임을 반영한다. bpd는 ‘배럴 퍼 데이(barrels per day)’의 약자로 하루 생산·수송되는 원유량을 의미한다. Long liquidation은 상승을 기대하고 보유한 매수 포지션을 청산하는 행위로, 대규모 청산은 급격한 가격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해협으로 전 세계 원유 및 LNG 수송에 매우 중요한 해상 루트이다. IEA는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EIA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이다. OPEC+는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의 연합체를 의미한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분석)
이번 보고서와 데이터는 유가에 대해 단기적·중기적 혼조 신호를 제공한다. 단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란 전쟁과 추가적인 지정학적 리스크, 러시아 원유 제약 등 공급 쇼크 요인이 유가를 지지할 여지가 크다. 골드만삭스의 1,450만 bpd 차단 추정과 IEA의 1,300만 bpd 수급 중단 추정은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을 부추길 만한 강력한 수치다.
반면 경제지표의 부진(미국 1분기 GDP +2.0%, 유로존 1분기 +0.1%)은 에너지 수요 둔화를 시사하며, 이는 장기적·구조적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시장에서 관찰된 ‘매수 포지션 청산’은 투자자들이 성장 둔화에 따른 수요 하향 리스크를 반영하는 것이다. 여기에 UAE의 OPEC 탈퇴로 인한 증산 가능성, OPEC+의 감산 복구 계획(잔여 82.7만 bpd)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향후 공급 회복 시나리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따라서 전망은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어 호르무즈 봉쇄와 산유국 생산 차질이 계속된다면 재고 감소와 공급 제약은 유가의 추가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 둘째, 세계 경기 둔화가 심화되거나 UAE·OPEC+의 증산이 현실화되면 수요 약화와 공급 증가가 맞물려 유가는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간 내 변동성 확대를 대비해 헤지 비중을 조정하거나 시추 및 정제 관련 데이터, EIA·IEA의 추가 보고서, OPEC+ 회의 동향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특히 휘발유와 증류유 재고가 5년 평균보다 낮게 나타난 점은 정제마진과 지역별 연료 부족 문제가 유가와 제품 가격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로 인해 소비자 연료 가격(소매 휘발유 가격 포함)은 지역별로 상승세를 보일 여지가 있으며, 이는 인플레이션 지표와 소비자 심리에 파급될 수 있다.
종합하면, 현재 유가 환경은 공급 측 지정학적 충격과 수요 둔화 신호가 충돌하는 복합 국면이다. 투자자와 정책입안자는 단기적 지정학 리스크와 중기적 수요 전망을 동시에 고려한 리스크 관리 전략을 세워야 하며, 시장은 향후 발표되는 추가 경제지표와 지정학적 사안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