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들, CFTC 규정 변경 앞두고 미국 내 퍼페추얼 선물 출시 준비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규제 정비에 앞서 퍼페추얼(perpetual) 암호화폐 선물을 미국 시장으로 들여오기 위한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2026년 4월 22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암호화폐 파생상품을 둘러싼 규제 변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거래소들은 만기 없는 선물계약인 퍼페추얼 상품을 자사 플랫폼으로 도입하거나 관련 기술·사업을 인수하는 등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구체적 사례로는 크라켄(Kraken)의 모회사가 금요일 발표에서 암호화폐 파생상품 플랫폼인 비트노미얼(Bitnomial)을 최대 $550 million까지의 규모로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 인수는 크라켄에 비트노미얼의 퍼페추얼 선물 상품에 대한 접근권을 부여한다. 같은 기간 코인베이스(Coinbase)는 만기가 길게 설계된 선물계약을 내놓아 퍼페추얼과 유사한 구조를 만들었고, 로빈후드(Robinhood)는 해당 상품을 미국에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퍼페추얼 선물의 특성 및 위험성

퍼페추얼 선물, 통상 ‘퍼프(perps)’로 불리는 이 상품은 만기일이 없어 투자자가 포지션을 무기한 보유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거래자는 종종 최대 50배에 달하는 높은 레버리지를 활용해 베팅을 증폭할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특성은 리테일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워싱턴 기반의 옴부즈(advocacy) 단체인 베터마켓츠(Better Markets)의 디렉터 벤 시프린(Ben Schiffrin)은 “You don’t have to think about where the market is, and [losses] could just compound and compound,”라고 지적하며 시장 방향을 고려하지 않아도 손실이 연속적으로 누적될 위험을 강조했다.

시장 확대 배경

현재 미국 내 퍼페추얼 선물은 규제상 회색지대에 있으며 명시적으로 금지되지는 않았지만 승인도 확정되지 않았다. 2024~2025년 암호화폐 가격 전반의 조정 속에서 변동성으로 수익을 내고자 하는 트레이더들이 늘어나면서 퍼페추얼 선물의 수요가 급증했다. 시장 데이터 제공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퍼페추얼 선물의 거래량은 2025년에 $61.7조(트릴리언)로 집계돼 2024년 대비 29% 증가했고, 이는 현물(spot) 거래량 $18.6조(2025년, 2024년 대비 9% 증가)를 크게 앞섰다.

많은 거래가 블록체인 기반의 역외(오프쇼어) 암호화폐 거래소인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에서 이뤄졌다. 하이퍼리퀴드는 2022년에 설립됐고 다양한 토큰을 대상으로 퍼페추얼 계약을 제공하며 주요 거래 장소로 떠올랐다. 다만 역외 플랫폼들은 통상적으로 미국 사용자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려 한다.

규제·자체인증(self‑certification) 현황

현행 제도 하에서 CFTC 관할 거래소는 신규 상품, 퍼페추얼 선물을 포함하여, 자사 상품이 규정에 부합한다고 자체 인증(self‑certification)할 수 있다. 규제기관이 제한된 기간 내에 이의제기를 하지 않으면 상품 출시가 가능하지만, 규제당국은 언제든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현재 미국 내에서 자가 인증 방식을 통해 퍼페추얼을 제공하는 플랫폼은 비트노미얼이 유일하다. 코인베이스는 지난해 만기 5년의 퍼페추얼 스타일(perpetual‑style) 선물들을 자가 인증했고, 레버리지는 최대 10배까지 허용했다.

코인베이스의 미국 선물 담당 책임자 보리스 일예프스키(Boris Ilyevsky)는 리테일 시장의 퍼프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하루에 수백만 건의 퍼프 트레이드를 처리하며 이는 수십억 달러의 명목 가치(notional value)를 대표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기업은 자가 인증이 퍼페추얼 플랫폼을 출시하기 위한 법적 근거로는 충분치 않다고 보고 있다. 로빈후드의 암호화폐 총괄 매니저 요한 케르브라트(Johann Kerbrat)는 “I would prefer… that we just do the work at the regulatory level and offer a proper perpetual product that is able to compete with what you have … on other markets,”라며 규제 수준에서의 정비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로빈후드는 이미 유럽에서 퍼페추얼을 제공하고 있으며, 웹사이트에는 곧 모든 고객에게 제공할 예정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한편, 12월에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는 미국 파생상품 제공을 퍼페추얼 계약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크라켄 측과의 추가 질의에 대해서는 즉각 답변이 없었다.

Jito Labs의 최고법무운영책임자 레베카 레티그(Rebecca Rettig)는 CFTC가 이러한 신종 상품들에 대해 매우 적극적으로 산업계와 소통하고 있으며, 퍼페추얼 등 여러 암호화폐 상품들이 규정 틀 내에서 어떻게 위치할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트노미얼 창업자이자 CEO인 루크 호어스턴(Luke Hoersten)은 성명에서 크라켄의 인수가 “미국 고객들에게 글로벌 스탠더드의 암호화폐 파생상품을 자국 영토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비트노미얼은 자사 웹사이트에서 선물 거래가 “상당한 위험(involves substantial risks)”을 수반한다는 경고 문구를 게재하고 있다.

레버리지 규제 논의와 투자자 보호

리스크가 큰 상품을 본토로 들여오는 전망은 투자자 보호 단체의 우려를 촉발했다. 베터마켓츠는 CFTC에 강력한 레버리지 상한선 도입과 충분한 위험 공시를 요구해 왔다. 로빈후드의 유럽용 퍼프 상품은 고객이 위험을 이해했음을 증명하는 지식 테스트를 통과해야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레버리지 제한은 미국 규제 상품의 매력도를 낮춰 역외 대안보다 덜 선택받을 수 있다는 경영진들의 지적도 있다. 비트와이즈(Bitwise Asset Management)의 리서치 책임자 라이언 래스무센(Ryan Rasmussen)은 “I think we’re going to see more and more investors start taking risks with perpetuals that they perhaps wouldn’t have taken with traditional futures,”라고 말해 퍼페추얼의 도입이 투자행태를 변화시킬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그는 시장이 위험을 완화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어 설명: 퍼페추얼 선물이란 무엇인가

퍼페추얼 선물은 전통적인 선물과 달리 만기일이 없어 포지션을 무기한 유지할 수 있는 계약이다. 통상적인 선물은 만기 시점에 결제 또는 롤오버가 필요하지만, 퍼페추얼은 주로 현물 가격과의 괴리를 조정하기 위해 수시로 적용되는 펀딩(funding) 비용 메커니즘을 통해 가격을 현물에 연동한다. 또한 퍼페추얼은 높은 레버리지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가격 변동성에 매우 민감하다.

시장·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분석

첫째, 퍼페추얼 선물이 온쇼어(미국 규제 하)에서 합법적으로 제공될 경우 일부 거래량이 역외에서 온쇼어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미국 거래소의 거래 수수료 수익과 파생상품 시장의 유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둘째, 규제 당국이 강력한 레버리지 상한과 엄격한 공시·투자자 적합성 기준을 도입할 경우, 제품의 위험 프로필이 낮아져 대형 기관 및 규제 기관의 수용성이 높아질 수 있으나 반대로 단기적 거래 수요와 레버리지 중심의 거래량은 축소될 수 있다. 셋째, 만약 미국 내에서 퍼페추얼이 널리 보급되면 시장의 레버리지 구조가 강화되어 암호화폐 가격의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 이는 리테일 투자자의 손실 가능성을 높여 소비자 보호 이슈로 이어질 수 있으며, 광범위한 가격 급락 시 시장 전반의 연쇄 반응을 촉발할 우려가 있다.

관찰 포인트 및 향후 일정

현재 관건은 CFTC의 공식적인 규정 정비 시점과 구체적 규제 내용이다. 마이클 셀리그(Michael Selig) 신임 CFTC 위원장은 지난달 한 콘퍼런스에서 기관이 근시일 내에(near future) 퍼페추얼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FTC 대변인은 셀리그가 “looks forward to delivering clarity concerning the regulatory status of all types of innovative crypto products.”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규제의 세부안은 레버리지 한도, 공시 의무, 자격 테스트, 거래소의 자본·운영 기준 등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와 규제당국 간 지속적 소통과 자가 인증 절차를 둘러싼 법적 해석이 향후 시장 구조를 결정할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거래소들의 인수·합병, 자사 상품 개발 경쟁, 그리고 규제 리스크 관리는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의 단기적 성장과 리스크 관리 사이의 균형을 가름하게 될 것이다.


핵심 요약: 크라켄의 비트노미얼 최대 $550M 인수, 코인베이스의 만기형 퍼페추얼 스타일 선물, 로빈후드의 도입 검토 등 거래소들이 CFTC의 규제 명확화에 앞서 미국 내 퍼페추얼 선물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퍼페추얼은 만기 없음과 고레버리지로 인해 높은 수요와 높은 위험을 동시에 갖고 있으며, 규제 당국의 향후 조치가 시장 구조와 위험 수준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