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관세 회피 도왔다는 내부고발자 항소 기각

미국 항소법원이 아마존닷컴(Amazon.com)이 외국 모피 제조업체들의 관세 회피를 도왔다는 내부고발자의 주장을 기각했다. 해당 주장은 아마존 플랫폼에서 판매된 제품과 관련해 미국 내 경쟁 업체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이었으나, 법원은 아마존이 이 같은 행위를 알고 있었거나 고의로 외면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2026년 5월 20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제2연방항소법원은 수요일 내부고발자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외국 제조업체들이 선적 화물의 가치를 실제보다 낮게 신고해 관세를 과소 납부했으며, 필수 서류를 누락한 채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관리국(U.S. Fish and Wildlife Service)의 검사 수수료를 회피하고, 해당 기관의 감독을 받지 않는 항구를 통해 물품을 보냈다는 사실에 대해 아마존이 인지했다는 입증이 없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2025년 1월 하급심 법원이 내린 기각 결정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내부고발자인 마이크 헤닉(Mike Henig)은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본사를 둔 헤닉 퍼스(Henig Furs)의 소유주로, 아마존이 2007년부터 2024년 사이 외국 모피 제조업체들이 수입 관세와 각종 수수료를 사기 방식으로 회피해 시장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었음을 알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마존이 연방정부에 지급돼야 할 금액을 축소하게 했으므로 미국 허위청구방지법(False Claims Act)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허위청구방지법은 정부에 대한 사기성 청구를 적발하고 손해를 회수하기 위한 법률로, 내부고발자들이 자주 활용하는 대표적 제도다. 다만 법원은 낮은 가격만으로는 아마존이 제조업체들의 허위 청구라는 중대한 위험을 알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시가보다 낮은 가격만으로는 이 사건에서 아마존이 외국 제조업체들이 허위 청구를 제출하고 있다는 상당한 위험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조제 카브라네스( Jose Cabranes ) 순회판사는 만장일치로 내려진 3인 재판부 의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법원은 가격이 낮은 데에는 대규모 생산에 따른 규모의 경제나 낮은 인건비 같은 합법적 설명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즉, 단순히 경쟁사보다 가격이 낮다는 사실만으로는 불법적인 관세 회피나 허위 청구를 알고 있었다는 결론으로 바로 이어질 수 없다는 취지다. 이 판단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판매자들의 개별 행위에 대해 어느 수준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법적 기준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아마존은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들의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는 소송에 반복적으로 휘말려 왔다.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의 2025년 매출은 오랫동안 세계 최대 매출 소매업체였던 월마트의 매출을 넘어섰다. 이는 아마존의 시장 지배력이 계속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헤닉 측 변호인단은 이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아마존과 아마존 측 변호인단도 같은 요청에 곧바로 답하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아마존이 판매자 관행에 대한 직접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향후 플랫폼 책임을 둘러싼 유사 분쟁에서도 기업 측 방어 논리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아마존은 관세와 관련한 또 다른 소송에도 직면해 있다. 지난 금요일 소비자들은 아마존이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것으로 판단한 불법 관세에서 비롯된 비용을 더 높은 가격 형태로 전가하고도 환불하지 않았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유사한 소송은 코스트코(Costco), 페덱스(FedEx), 나이키(Nike) 등 다른 대형 기업들에도 제기돼 있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번 판결은 아마존의 단기 사업 환경에 즉각적인 재무 충격을 주기보다는, 플랫폼 책임을 둘러싼 법적 불확실성을 일정 부분 완화하는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관세 회피, 가격 전가, 판매자 책임 문제를 둘러싼 소송이 잇따르고 있어,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향후에도 법적 비용과 규제 리스크를 면밀히 관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관세 관련 집단소송은 상품 가격, 환불 부담, 소비자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유통업계 전반의 마진 구조와 가격 정책에도 장기적으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