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욕 코코아 선물 가격이 동반 하락했다. 6월 ICE 뉴욕 코코아(CCN26)는 목요일 107포인트(2.63%) 내린 채 마감했고, 7월 ICE 런던 코코아 #7(CAN26)도 68포인트(2.21%) 하락했다. 세계 7위 초콜릿 제조업체인 배리 칼리보(Barry Callebaut)가 이번 주 수정 가이던스를 제시하며, 초콜릿 판매 물량의 회복 속도가 기존 예상보다 더디다고 시사한 것이 코코아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2026년 6월 4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시장은 초콜릿 수요 둔화 우려와 재고 증가가 동시에 겹치며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 ICE 코코아 재고는 수요일 기준 291만3,278포대에 이르며 1년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코아 시장에서 말하는 ‘포대(bags)’는 일반적으로 거래소가 집계하는 표준 단위로, 공급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재고가 늘면 통상 가격 하락 요인으로 해석된다.
다만 중기적으로는 하락 폭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엘니뇨(El Niño) 기상 패턴이 형성되면 서아프리카에 더 덥고 건조한 날씨가 나타나 코코아 생산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지금부터 7월 사이 엘니뇨가 나타날 확률을 82%로 추정했으며, 이 가운데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도 67%로 제시했다. 코코아는 서아프리카, 특히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 생산이 집중돼 있어 기상 악화에 매우 민감하다.
또한 2026/27년 서아프리카 코코아 작황에 대한 초기 조사에서는 코코아 나무의 셰렐(cherelle) 형성이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셰렐은 코코아 꽃이 열매로 자라기 전의 어린 꼬투리를 뜻한다. 이 수치가 낮다는 것은 10월에 시작되는 본격 수확기인 메인 크롭(main crop)의 전망이 약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은 향후 공급 감소 가능성을 이와 같은 초기 생육 지표를 통해 가늠한다.
반면 코트디부아르의 출하 증가세는 가격에 약세 재료다. 월요일 발표된 누적 자료에 따르면 코트디부아르 농가들은 2025년 10월 1일부터 2026년 5월 31일까지의 현 마케팅 연도에 항만으로 166만 톤(MMT)의 코코아를 보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수치다. 코트디부아르는 또 5월 14일 2025/26 시즌 코코아 인도 전망치를 기존 180만~190만 톤에서 220만 톤으로 상향 조정했다. 당시 당국은 양호한 날씨를 이유로 들었다.
소비자 수요가 버티고 있다는 점은 가격에 지지 요인으로 작용한다. 허쉬(Hershey)와 몬델리즈 인터내셔널(Mondelez International) 등 주요 초콜릿 제조업체의 최근 실적은 시장 예상보다 양호했고, 이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초콜릿 소비가 완전히 꺾이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글로벌 조사업체 서카나(Circana)는 4월 14일, 3월 22일로 끝난 13주 동안 북미의 초콜릿 캔디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고 밝혔다. 즉, 견조한 기업 실적과 실제 소매 판매 지표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전 세계 코코아 잉여물량이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스톤엑스(StoneX)는 4월 29일 2026/27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 전망치를 1월 예상치 26만7,000톤에서 14만9,000톤으로 낮췄다. 이는 예상되는 엘니뇨가 서아프리카 작황에 위험을 가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같은 기관은 2025/26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 전망치도 28만7,000톤에서 24만7,000톤으로 하향했다. 잉여물량이 줄수록 시장은 구조적으로 더 타이트해질 수 있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적 봉쇄는 전 세계 코코아 공급에도 혼란을 주고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이 해협이 막히면 비료 공급이 줄고, 글로벌 해상 운임과 보험료, 연료비가 오르며 코코아 수입업체의 원가가 높아진다. 코코아 자체의 생산지와는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물류와 투입비용 상승은 국제 원자재 가격 전반에 파급 효과를 낳는다.
다만 글로벌 수요 약세는 여전히 가장 분명한 하락 요인이다. 미국 제과협회(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는 4월 23일, 1분기 북미 코코아 분쇄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10만6,087톤이라고 밝혔다. 유럽코코아협회(European Cocoa Association)도 1분기 유럽 분쇄량이 전년 대비 7.8% 줄어든 32만5,895톤이라고 발표했으며, 이는 예상치였던 6% 감소보다 더 큰 폭이자 17년 만에 1분기 기준 최저치다. 반면 아시아코코아협회는 1분기 아시아 분쇄량이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22만3,503톤으로, 6.7%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 반대 결과를 보였다고 전했다. 분쇄량은 원두를 초콜릿 원료로 가공한 물량을 뜻하는 만큼, 최종 수요 흐름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다.
공급 측면에서는 나이지리아발 물량 감소도 가격에 우호적이다. 블룸버그는 지난주 목요일 나이지리아의 4월 코코아 수출이 전년 대비 20% 감소한 1만4,921톤이라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년 나이지리아 코코아 생산이 30만5,000톤으로, 2024/25년 예상치인 34만4,000톤에서 11%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5위 코코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의 공급 감소는 글로벌 시장의 타이트함을 키울 수 있다.
서아프리카 가뭄 우려 역시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아프리카 홍수·가뭄 감시기구에 따르면 3월 29일 기준 코트디부아르의 절반이 넘는 지역과 가나의 약 3분의 2가 가뭄 상태에 놓여 있었다. 비가 충분하지 않으면 코코아 나무의 생육과 결실이 모두 타격을 받는다. 특히 이 지역은 세계 코코아 생산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어, 단기간의 기상 변화도 세계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생산자 보상 정책도 시장을 흔들고 있다. 2월 가나는 2025/26 재배 시즌 물량에 대해 코코아 농가에 지급하는 공식 가격을 거의 30% 낮췄고, 코트디부아르도 3월 중간 수확기(mid-crop)가 시작된 시점부터 농가 지급액을 57% 줄이겠다고 밝혔다. 두 나라는 세계 코코아의 절반 이상을 생산한다. 농가 수취가격이 낮아지면 단기 출하가 늘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농가의 재배 의욕과 투자 여력을 약화시켜 공급 기반을 흔들 수 있다.
반대편에서는 코트디부아르의 2025/26년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10.8% 감소한 165만 톤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라보뱅크(Rabobank)는 2월 10일 2025/26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 전망치를 25만 톤으로 낮췄다. 또한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지난 금요일 2024/25년 세계 코코아 잉여 전망치를 3월의 7만5,000톤에서 4만8,000톤으로 하향했는데, 이는 4년 만에 처음 예상된 흑자다. ICCO는 같은 시기 전 세계 코코아 생산이 2024/25년에 전년 대비 8.3% 증가한 472만3,000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핵심은 수요 둔화와 공급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용하는 구조다. 단기적으로는 재고 증가와 북미·유럽 분쇄량 둔화가 가격을 누르지만, 서아프리카의 기상 악화 가능성과 일부 국가의 생산 감소 전망은 중장기적으로 하방을 제한할 수 있다.
사진 설명: 이번 기사에는 원문에 이미지 링크가 포함돼 있지 않아 별도의 이미지를 삽입할 수 없다. 다만 코코아 선물, 서아프리카 기상, 초콜릿 제조업체 실적 등은 향후 코코아 가격 흐름을 판단하는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