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작황 부진 전망에 코코아 가격 급등…2.75개월 만에 최고치

미국과 런던 거래소의 코코아 선물 가격이 급등하며 2.7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인도선물(ICE New York) 코코아(CCN26)는 화요일 종가 기준 +191포인트(+4.92%) 상승했고, 7월 런던 거래소(ICE London) 코코아 #7(CAN26)은 +3.80포인트(+14.14%) 상승 마감했다. 이번 급등은 공급에 대한 우려와 포지션 정리 가능성, 일부 수요지의 견조한 소비 지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026년 5월 5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초기 조사 결과가 2026/27년 서아프리카 코코아 작황에 대해 평년보다 낮은 체렐레(cherelle) 형성을 나타내어, 10월에 시작되는 본격 수확기에 대한 약한 전망을 제시했다. 여기서 체렐레(cherelle)는 카카오 나무에서 열매(커피로 비유하자면 ‘꽃눈’에서 발전한 작은 꼬투리 형태)를 형성하는 초기 단계로, 이 단계의 형성 부진은 최종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공급 측 리스크가 가격을 밀어올리는 또 다른 요인으로 지적됐다.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봉쇄는 전 세계 물류에 충격을 주며 비료 공급 차질을 초래하고, 해운 운임·보험료·연료비 상승을 통해 코코아 수입업자들의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와 함께 자금펀드의 과도한 숏 포지션은 단기적 숏커버링(공매도 포지션 청산) 랠리를 촉발할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주간 Commitments of Traders(COT) 보고서에 따르면, 4월 28일로 끝난 주간에 펀드들은 뉴욕 코코아에서 순 숏 포지션을 3,499계약 증가시켜 총 19,885계약의 숏 포지션을 보유했는데, 이는 3년 만에 최대치였다.

공급과 수요의 엇갈린 신호

수요 측면에서는 주요 초콜릿 업체들의 실적이 증거로 제시된다. 지난주 허시(Hershey)와 몬델레즈 인터내셔널(Mondelez International)의 실적이 기대치를 상회하면서 소비자들의 초콜릿 수요가 고가격 환경에서도 견조하게 유지되는 점은 코코아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반면, 전반적 코코아 수요 지표는 지역별로 엇갈린다. 북미의 1분기 코코아 그라인딩(가공량)은 106,087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고(전미 제과협회 보고, 4월 23일), 유럽의 1분기 코코아 그라인딩은 325,895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로 예상(-6.0%)보다 더 크게 감소하며 최근 17년 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아시아에서는 1분기 코코아 그라인딩이 223,503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해 예상(-6.7%)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아시아 코코아 협회 보고).

수요에 대한 추가적 약화 신호로는 시장조사기관 Circana의 보고서가 있다. Circana는 3월 22일 종료된 13주 동안 북미 초콜릿 캔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고 발표했으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최근 부활절 시즌(초콜릿 소비의 비수기 중 하나) 매출이 전년보다 약 5% 가량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재고와 산지별 상황도 가격에 혼재된 신호를 준다. ICE(인터컨티넨탈 거래소) 기준 코코아 재고는 화요일 기준 266만7,760가방(2,667,760 bags)으로 20.5개월 만의 최고치로 집계되어 단기적 공급 풍부 신호로 작용한다. 한편, 주요 생산국의 상황은 지역별 차별화가 뚜렷하다.

아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의 누적 통계에 따르면, 현 마케팅 연도(2025년 10월 1일~2026년 5월 3일) 동안 농가들이 항구로 출하한 코코아는 154만톤(1.54 MMT)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세계 5위 생산국)는 공급 축소 신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2월 나이지리아 코코아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4.6% 감소해 40,110톤을 기록했다고 보도했으며, 나이지리아 코코아 협회는 2025/26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감소해 305,000톤으로 전망했다(2024/25년은 344,000톤 전망).

기상 여건도 우려 요인이다. 아프리카 홍수·가뭄 모니터(African Flood and Drought Monitor) 자료에 따르면, 3월 29일 기준으로 아이보리코스트의 절반 이상과 가나의 약 3분의 2 지역이 가뭄 상태를 보이고 있어 작황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더해, 현지 정책 변화가 농가 인센티브에 영향을 주고 있다. 가나는 2025/26년 공급분에 대해 농가 지급 공식가격을 거의 30% 인하했고, 아이보리코스트도 이번 달 시작된 중간수확분에 대해 농가 지급액을 57%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는 세계 코코아 생산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국가들이어서 이러한 조처는 중장기 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공급 전망과 전문가 평가도 엇갈린다. 아이보리코스트는 2025/26년 코코아 생산이 -10.8% 감소해 165만톤(1.65 MMT)이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은행·투자회사들의 잇단 추정치 하향이 이어지고 있다. 스톤엑스(StoneX)는 2026/27년 전 세계 코코아 잉여분을 1월 예측치 267,000톤에서 149,000톤으로 하향 조정했고, 2025/26년 잉여 전망도 287,000톤에서 247,000톤으로 낮췄다. 라보뱅크(Rabobank)도 2025/26년 글로벌 잉여 전망을 328,000톤에서 250,000톤으로 하향했다.

반면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3월 2일에 2024/25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 추정치를 11월의 49,000톤에서 75,000톤으로 상향 조정하며, 4년 만에 처음으로 잉여를 발표했다. ICCO는 2024/25년 전 세계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8.4% 증가해 470만톤(4.7 MMT)을 기록했다고 추정했다. 이러한 상반된 통계와 전망은 향후 가격 변동성 확대의 배경이 된다.


용어 해설을 덧붙이면, ‘코코아 그라인딩(cocoa grindings)’은 제과업체가 원두를 갈아 가공하는 물량으로 소비 측면의 실수요를 가늠하는 대표적 통계다. COT(Commitments of Traders) 보고서는 선물시장에서 각 참가자군의 포지션 규모를 집계한 것으로, 대규모 숏·롱의 변화는 시장의 급등락에 큰 영향을 준다. 또한 통상 코코아 수급 통계에서 단위 표기는 MT(메트릭톤)과 선물 재고의 경우 가방(bags) 단위가 혼용된다.

향후 전망과 경제적 파급 분석. 단기적으로는 서아프리카 작황 우려와 해상운송 차질 등 공급측 리스크가 가격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펀드들의 대규모 숏 포지션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생산 차질이나 수급 불균형 우려가 현실화하면 숏커버링에 따른 급격한 상승이 촉발될 수 있다. 반대로, ICE 재고의 다소 높은 수준과 북미·유럽의 코코아 가공량 감소, 최근의 소비 지표 약화는 상방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중기적으로는 농가 지급 가격 인하와 가뭄 등으로 인해 서아프리카의 생산 의욕이 저하될 경우 공급 구조가 더욱 타이트해질 수 있다. 이는 원재료 가격 상승을 통해 제과업체의 비용 부담과 최종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으며, 중장기적 인플레이션 압력 및 소비 패턴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세계적인 수요 둔화가 지속되면 가격 상승은 제한될 수 있으므로, 향후 가격 향방은 서아프리카 작황 회복 여부, 해상 물류 정상화 시점, 그리고 주요 소비지역의 수요 강도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실무적 시사점으로는 수입업체와 제과업체가 물류비·보험료·연료비 변동에 따른 비용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원재료 헤지 전략과 재고 운영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 측면에서는 대규모 펀드 포지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기상 변화와 산지 정책(농가 지급액 변화)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기사의 주요 내용은 바차트(Barchart)의 2026년 5월 5일자 보도와 관련 기관의 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정리됐다. 주요 수치와 날짜는 기사 본문에 명시된 자료를 그대로 인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