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가격이 브라질의 사상 최대 작황 기대와 글로벌 공급 개선 전망에 눌리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7월물 아라비카 커피(KCN26)는 5일(현지시간) 5.95달러(-2.35%) 내린 채 마감했고, 7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RMN26)도 19달러(-0.56%) 하락했다. 아라비카는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선물 기준으로 19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고, 로부스타 역시 7주 만의 저점까지 밀렸다.
2026년 6월 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커피 시장은 이번 주에만 급락세를 이어가며 약세 흐름을 확대했다.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국(FAS)이 2026/27년 브라질 커피 생산량을 7,190만 포대(bags)로 전망한 것이 핵심 재료로 작용했다. 이는 전년 대비 14%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 생산량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한 Rabobank는 2026/27년 전 세계 아라비카 커피 흑자 전망치를 기존 700만 포대에서 950만 포대로 상향 조정했다.
커피 가격은 지난 6주 동안 전 세계 공급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꾸준히 낮아졌다. 5월 7일 Coffee Trading Academy는 브라질의 2026/27년 커피 수확량이 전년 대비 12% 증가한 7,140만 포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3월 19일에는 Marex Group Plc가 브라질의 2026/27년 커피 작황이 7,590만 포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이는 Sucafina의 7,540만 포대 전망을 웃도는 수준이다. 3월 12일에는 StoneX가 브라질의 2026/27년 커피 생산량 전망치를 기존 7,070만 포대에서 7,530만 포대로 높였다. StoneX는 또 2026년 전 세계 커피 잉여분이 2025년의 180만 포대에서 1,000만 포대로 확대돼 6년 만에 가장 큰 흑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브라질 커피는 세계 최대 생산국 중 하나로, 생산 전망이 조금만 높아져도 국제 가격에 즉각적인 압박을 준다. 여기서 말하는 포대(bag)는 국제 커피 시장에서 흔히 쓰는 단위로, 일반적으로 60킬로그램 기준이다. 따라서 7,190만 포대라는 전망은 시장이 받아들이기에는 매우 큰 공급 물량이다.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의 수출 증가도 로부스타 가격에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베트남 통계청은 2026년 1~5월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한 92만2,000톤(MT)이라고 5일 전했다. 2025년 베트남의 커피 수출은 158만 톤으로 전년 대비 17.5% 늘었다. 또한 2025/26년 베트남 커피 생산량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176만 톤(2,940만 포대)으로,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ICE 커피 재고는 최근 2.5개월 동안 감소 흐름을 보여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5일 ICE 아라비카 커피 재고는 42만6,063건으로 3.7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부스타 재고는 5월 15일 3,631롯트로 2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5일에는 3,798롯트로 소폭 반등한 상태다. 롯트(lot)는 거래소가 관리하는 재고 단위로, 실제 시장 공급 여건을 가늠하는 데 쓰인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모두 재고가 줄고 있지만, 공급 확대 전망이 그 효과를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 현재 시장의 핵심 해석이다.
특히 향후 브라질과 베트남의 생산이 예상대로 늘어난다면, 단기적인 재고 감소보다 중장기 공급 압박이 더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커피 가격이 반등하더라도 이전 고점으로 빠르게 회복하기는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
기상 변수도 시장에서는 여전히 중요하다. 커피 무역업체 Commercial은 엘니뇨 현상이 브라질의 9월과 10월 강우를 지연시켜 나무 개화 시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의 커피 나무는 이 시기에 꽃이 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가 늦어지면 2026/27년 작황이 훼손될 수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5월과 7월 사이 엘니뇨 조건이 나타날 확률을 82%로,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을 67%로 추정했으며, 이 가운데 ‘슈퍼 엘니뇨’ 가능성도 67%로 제시했다.
브라질의 수출 감소 역시 가격에는 일부 지지 요인이다. 브라질 커피수출협회 Cecafe는 5월 12일 4월 브라질의 생두(green coffee) 수출이 전년 대비 1.3% 감소한 276만 포대라고 발표했다. 다만 최근 시장은 수출 둔화보다 생산 확대 전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의 지속적인 폐쇄도 전 세계 커피 공급망을 흔들며 가격에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협 봉쇄는 글로벌 해상 운임과 보험료, 비료와 연료 비용을 끌어올려 커피 수입업체와 로스터의 비용 부담을 키운다. 커피는 원산지에서 소비국까지 장거리 운송을 거치는 대표적인 농산물인 만큼 물류비 상승이 곧바로 원가 압박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세계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제커피기구(ICO)는 11월 7일 현재 마케팅 연도(10월~9월) 기준 전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0.3% 감소한 1억3,865만8,000포대라고 밝혔다. 또 USDA 해외농업국(FAS)은 12월 18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증가한 1억7,884만8,000포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아라비카 생산량은 4.7% 감소한 9,551만5,000포대, 로부스타 생산량은 10.9% 증가한 8,333만3,000포대로 예상됐다. 브라질의 2025/26년 커피 생산량은 전년 대비 3.1% 감소한 6,300만 포대, 베트남은 6.2% 증가한 3,080만 포대로 4년 만의 최고치가 될 것으로 제시됐다. FAS는 2025/26년 기말재고가 2,014만8,000포대로 전년의 2,130만7,000포대에서 5.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커피 시장은 브라질의 사상 최대 작황 전망, 베트남의 수출 증가, 세계 재고 흐름, 엘니뇨와 같은 기상 변수가 동시에 맞물리며 복합적인 가격 압력을 받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공급 확대 기대가 우세해 약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중남미의 날씨 변수와 물류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변동성은 다시 확대될 수 있다. 결국 커피 가격은 당분간 수급 전망과 기후 리스크 사이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