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포인트
• 바이오기업이 지식재산권을 사오는 일은 흔하다.
• 자체 연구개발(R&D)에 지나치게 적게 투자하는 것은 기업에 위험할 수 있다.
• 모틀리 풀은 ‘서밋 테라퓨틱스’보다 더 선호하는 10개 종목을 제시했다.
지난 30여 년 동안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바이오기업은 대체로 미국 내에서 탄생한 과학기술의 대리 지표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제 그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의 추산에 따르면, 2025년 업계 라이선싱 지출의 약 3분의 1이 중국에서 시작된 의약품과 후보물질에 사용됐다. 낮은 비용과 빠른 규제 승인 속도를 바탕으로 중국의 연구소가 “라이선스 가능한” 분자와 프로그램을 대량 공급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2026년 5월 3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특히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서 중국 바이오기업은 전 세계 라이선싱 활동의 거의 90%를 공급하고 있다. ADC는 암세포를 정확히 겨냥해 약물을 전달하는 고도화된 표적치료제로, 최근 바이오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다. 결국 투자자들이 묻게 되는 질문은 분명하다. 다른 회사, 다른 나라에서 발명된 가장 유망한 프로그램이 핵심인 미국 바이오주를 산다면, 실제로 무엇을 보유하게 되는가라는 문제다.
이 문장은 번역 설명이 아니라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준다. 중국에서 개발된 자산이 미국 상장 바이오기업의 가치 중심으로 들어오면서, 전통적인 ‘미국식 혁신’의 개념 자체가 재정의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조달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향후 FDA 승인 가능성, 임상시험 데이터의 해석, 기업 가치 평가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흐름이다.
“혁신을 수입하는 추세는 투자자들이 반드시 이해해야 할 새로운 리스크다.”
이 같은 현상은 서밋 테라퓨틱스(NASDAQ: SMMT) 사례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서밋은 중국 아케소(Akeso)로부터 이보네시맙(ivonescimab)의 미국, 유럽, 일본 판매 권리를 라이선스한 바이오기업이다. 2022년 서밋은 이 물질에 대해 선급금 5억 달러와 매출에 대한 한 자릿수 후반대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서밋이 해당 분자를 직접 발명한 것은 아니며,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판매할 권리만 확보한 것이다.
2025년 5월 공개된 1차 데이터에 따르면, 이전 치료를 받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보네시맙의 글로벌 3상 임상에서 이 약과 화학요법을 병용했을 때 무진행생존기간(PFS)이 48%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PFS는 질병이 악화되지 않고 버틴 기간을 뜻한다. 그러나 전체생존기간(OS)은 통계적 유의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OS는 환자가 실제로 얼마나 오래 생존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이후 같은 해 발표된 전체 임상 데이터에서는 더 큰 문제도 드러났다. 서구권 환자군에서는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33% 감소하는 데 그친 반면, 중국 환자군에서는 45% 감소했다. 서구권 그룹의 이익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도 않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보네시맙의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바로 이 같은 지역별 데이터 차이를 문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이 약물은 올해 11월 중순 승인이 예상돼 왔지만, 규제 당국의 판단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비슷한 시기 FDA 자문패널은 아시아 환자 비중이 큰 또 다른 항암제 데이터셋이 미국 환자에게는 적용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는 중국 비중이 높은 임상시험과, 더 넓게는 중국에서 라이선스한 후보물질 전반에 그늘을 드리우는 선례로 받아들여진다. 서밋은 결국 2026년 초 FDA에 보다 좁은 2차 치료 적응증으로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이보네시맙에 대한 당초의 더 큰 목표는 일부 접은 상태다.
서밋의 사례를 두고 투자자들이 아케소의 데이터를 미국에서도 쉽게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면, 결과는 좋지 않았다. 서밋의 주가는 지난 12개월간 35% 하락했다. 바이오업종 전반의 약세와 이보네시맙의 생존지표 부진이 겹친 가운데, 이 새로운 리스크가 하락을 더 키웠다.
대형 제약사도 예외는 아니다. 이 리스크는 메이저 제약사와 관련 종목에도 적용된다. 예를 들어 머크(Merck, NYSE: MRK)는 중국 혁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왔으며, 중국 켈룬 바이오테크(Kelun-Biotech)와 선급금 1억7500만 달러, 최대 93억 달러 규모의 마일스톤을 포함한 7개 약물 계약을 체결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서밋과 같은 문제를 겪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현상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다. 중국의 최신 5개년 계획은 2026년 승인됐으며, 생명공학을 “프런티어” 우선순위로 명시했다. 이에 따라 라이선스 가능한 자산의 공급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자산에 의존하는 미국 바이오·제약사들 가운데 상당수는 FDA를 설득해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겠지만, 일부는 서밋이 겪은 것과 같은 벽에 부딪힐 수 있다. 국가마다 환자 집단의 특성과 임상시험 운영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결과 차이는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주식을 사기 전에 그 회사의 가치가 어디에서 나오는지 따져보는 일이다. 자체적으로 의약품을 발굴하고 개발하며 제조까지 하는 기업은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만하다. 반면 외부에서 도입한 라이선스 자산에 기반한 기업은 원개발사에 지급해야 할 로열티와, 해외 데이터가 FDA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지에 따른 추가 위험을 떠안게 된다. 그렇다고 서밋이나 동종 기업들이 투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많은 임상 단계 종목은 다른 누군가가 이미 상당 부분의 기초 가치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겉으로는 싸 보일 수 있으며, 그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는 뜻이다.
서밋 테라퓨틱스를 지금 사야 할까? 서밋 테라퓨틱스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 고려할 점도 제시됐다. 모틀리 풀의 스톡 어드바이저 분석팀은 현재 투자자들이 사야 할 10개 최고 종목을 선정했지만, 서밋 테라퓨틱스는 포함되지 않았다. 해당 팀은 넷플릭스가 2004년 12월 17일 목록에 올랐을 때 1,000달러를 투자했다면 현재 46만3900달러가 됐을 것이라고 예시를 들었고, 엔비디아가 2005년 4월 15일 목록에 올랐을 때 1,000달러를 투자했다면 129만4401달러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톡 어드바이저의 누적 평균 수익률은 978%로, S&P 500의 211%를 크게 웃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투자 권유가 아니라, 시장에서 어떤 종목이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비교 사례로 제시됐다.
한편 이번 글의 작성자인 알렉스 카르치디(Alex Carchidi)는 본문에 언급된 어떤 종목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모틀리 풀은 제프리스 파이낸셜 그룹, 머크, 서밋 테라퓨틱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추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나스닥은 본문에 실린 견해가 작성자의 의견이며, 자사 입장을 반드시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시장 분석 측면에서 보면, 이번 사례는 미국 바이오주 전반의 평가 방식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국에서 도입한 후보물질이 핵심 자산인 기업들은 앞으로 임상 데이터의 지역 간 재현성과 규제 리스크를 더 엄격하게 검증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개별 종목의 변동성을 키우고,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바이오업계가 자체 발굴 역량과 외부 도입 전략 사이의 균형을 다시 조정하게 만들 수 있다. 반대로 자체 R&D 역량이 강한 기업은 상대적으로 프리미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혁신 수입’이라는 새로운 사업 구조가 실제로는 어떤 비용과 불확실성을 동반하는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