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러시아산 원유 제재 유예 종료…국제유가 100달러 압박 속 파장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허용해 온 핵심 제재 유예 조치를 토요일 만료시켰다. 이에 따라 인도를 포함한 각국이 러시아산 해상 원유를 합법적으로 사들일 수 있도록 해오던 장치가 중단됐다고 인베스팅닷컴이 전했다.


2026년 5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만료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악화된 글로벌 원유 공급 부족과 급등한 에너지 가격을 완화하기 위해 원래 한 달간 한시 연장됐던 조치가 끝난 데 따른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 원유 수송의 핵심 경로로, 이곳이 막히면 국제 유가와 해상 운송에 즉각적인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미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는 이미 러시아산 원유가 실린 탱커에 대한 구매를 승인하는 일반 면허를 갱신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반 면허란 특정 거래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행정상 허가를 뜻하며, 이번 조치의 종료는 사실상 러시아산 원유 구매 허용의 중단을 의미한다. 워싱턴 현지시간으로 토요일 오후 기준 재무부 공식 웹사이트에는 갱신 공지가 올라오지 않았으며, 재무부 대변인도 추가 언급을 거부했다.

이번 만료는 진 샤힌(Jeanne Shaheen)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두 민주당 상원의원이 전날 공개적으로 행정부에 유예 연장을 하지 말라고 촉구한 뒤 이뤄졌다. 이들은 해당 정책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을 조달하는 데 필요한 수입을 제공하는 반면, 미국 소비자의 연료비를 낮추는 데는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초기 유예 연장 조치는 백악관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통제하기 위해 내놓은 광범위한 전략의 일부였다. 러시아산 원유 제재와 별개로, 최근 국제 및 미국 내 유가는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배럴당 100달러 안팎 또는 그 이상을 오가고 있다. 이에 행정부는 전략비축유(SPR, Strategic Petroleum Reserve)를 활용한 긴급 대출과 존스법(Jones Act) 해운 규정의 한시적 면제도 동원했다. 존스법은 미국 항만 간 화물 운송에 미국 선박을 사용하도록 요구하는 규정으로, 긴급 상황에서는 일부 완화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갤런당 18.4센트에 달하는 연방 휘발유세를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런 조치에도 미국 내 소매 연료 가격은 좀처럼 내려가지 않았고,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약 4.50달러로 유지되며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요일, 베이징에서 열린 양자 정상회담에서 돌아오는 길에 기자들에게 대체 공급 경로를 찾기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란산 원유를 구매하는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 완화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관련 결정이 곧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유예 종료의 충격은 특히 인도에 크게 미칠 전망이다. 인도는 러시아산 해상 원유의 최대 소비국으로 자리 잡아 왔으며, 만료된 유예 조치 아래에서 4월과 5월 내내 수입 물량을 사실상 기록적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어려워질 경우 인도 정유사들의 조달 전략, 해상 운임, 그리고 아시아 지역 원유 가격에도 추가적인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