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비스업 경기 5월 반등…공급 제약에 가격 상승 압력 커져

미국 서비스업 활동이 5월 들어 다시 확대됐다.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을 예상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주문을 늘리고 재고를 보충한 영향이다.

2026년 6월 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수요일 발표한 조사에서 서비스업체들이 지불한 가격을 보여주는 지표는 지난달 거의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조사 응답자들은 4월에는 언급하지 않았던 석유 관련 제품 비용 상승을 이번에는 보고했다. ISM은 이 같은 변화가 물가 압력을 다시 키우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3개월간의 전쟁은 원자재 공급을 심각하게 흔들었고, 에너지와 알루미늄, 비료를 포함한 여러 상품 가격을 끌어올렸다. ISM 조사에 응답한 기업들의 코멘트도 대체로 인플레이션과 새롭게 나타나는 공급 제약을 강조했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프리실라 티아가무어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의 가장 큰 부분은 여전히 건전하고 계속 확장하고 있지만, 물가 압력은 더 강해지고 있다”며 “그것은 연방준비제도(Fed) 당국자들이 당분간 관망 기조를 유지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ISM의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월 53.6에서 지난달 54.5로 상승했다. 로이터가 조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는 53.8이었으며, 50을 넘으면 서비스업 확장을 뜻한다. 서비스업은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PMI는 구매관리자들의 체감 경기를 수치화한 지표로, 신규 주문·고용·공급망 상황 등을 종합해 경기 방향을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이번 서비스업 PMI 상승은 ISM이 이번 주 발표한 제조업 활동 개선과도 궤를 같이한다. 지난달에는 도매무역, 건설, 공공행정, 숙박·음식서비스, 유틸리티, 소매업 등 17개 업종이 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부동산, 임대, 리스 업종만 위축됐다.

교육서비스 업체들은 “건설 자재와 노트북, 태블릿 등 컴퓨터 관련 품목을 중심으로 공급 제약과 이에 따른 가격 상승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숙박·음식서비스 업계는 “다수 산업의 공급업체들이 연료 할증료와 수지 기반 제품 등 투입 비용 상승분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며 “2분기 말에는 물론 3분기에는 상당한 비용 증가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도매무역 업체들은 “거시경제 요인에 따라 자본지출 성격의 에너지 프로젝트가 계속 지연되거나 재구성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전력 생산 프로젝트가 수요를 견인하는 동시에 배관 시장의 가용 재고를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재고 급증과 가격 압력의 이중 신호


서비스업체들의 신규 주문 지수는 4월 53.5에서 57.3으로 급등했다. 서비스업 재고 지수는 53.1에서 62.5로 치솟으며 2010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 재고는 4개 분기 연속 줄어들었는데, 이는 대침체 이후 가장 긴 감소 국면이다. 대침체는 2007~2009년 미국이 겪은 심각한 경기침체를 뜻한다.

ISM 서비스업 조사위원회 스티브 밀러 위원장은 재고 급증이 우려할 만한 신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재고 심리지수가 0.1%포인트만 올랐을 뿐이라며, 이는 “응답 기업들이 높은 비용 속에서도 사업 활동이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수주잔고 증가세는 둔화했고, 수출도 약해졌다.

기업이 투입재에 지불한 가격을 보여주는 지표는 70.7에서 71.3으로 올라 2022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유가 충격이 서비스업 전반으로 계속 번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미국 정부는 지난주 4월 물가가 3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CME그룹의 FedWatch 도구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는 현재 3.50%~3.75%인 기준금리를 12월 회의에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 주식은 최근의 강한 상승 뒤 하락세로 돌아섰고, 달러는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강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대체로 올랐다. 시장에서는 물가 압력과 공급 제약이 이어질 경우 연준이 금리 인하 시점을 뒤로 미루거나, 경우에 따라 긴축 기조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확산하고 있다.

공급업체 납기 지표는 4월 56.8에서 55.2로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50을 넘으면 배송이 더 느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수치는 경제가 강해지고 수요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배송 지연이 심해졌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번에는 공급망 압박이 납기 악화를 주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컴퓨터, 전자부품, 메모리 부품은 여전히 부족한 품목으로 꼽혔다.

서비스업 고용은 여전히 부진했다. ISM은 기업들이 채용을 동결하거나 공석을 충원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발표된 ADP 전국고용보고서에 따르면 5월 민간고용은 12만2천 명 늘어 4월의 10만5천 명 증가에서 확대됐다. 다만 로이터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예상치는 11만7천 명이었다. 다수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노동시장이 지난해 관세 불확실성으로 흔들린 이후 현재는 안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ADP 보고서는 스탠퍼드 디지털 이코노미 랩과 공동으로 작성되며, 오는 금요일 발표될 노동통계국(BLS)의 보다 포괄적이고 시장이 주목하는 고용보고서에 앞서 공개됐다. 다만 ADP 통계는 BLS의 민간부문 고용 추정치를 예측하는 데에는 그동안 정확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노동부의 구인·이직 보고서(JOLTS)는 화요일 4월 채용이 감소했고 해고도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4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11만5천 명 증가한 것이 해고 감소에 따른 결과였음을 시사한다.

로이터가 조사한 이코노미스트들은 5월 비농업 고용이 8만5천 명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4.3%로 변동이 없었을 것으로 전망됐다. 팬테온 마크로이코노믹스의 새뮤얼 탐스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비농업 고용을 더 잘 예측해온 지표들, 즉 NFIB와 지역 연은 조사에서 나타나는 고용 의향 지수, 그리고 콘퍼런스보드 조사에서 나타나는 일자리 가용성 격차는 최근 몇 달 동안 약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다시 모멘텀을 되찾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향후 경기와 물가에 미칠 영향


이번 ISM 서비스업 조사 결과는 미국 경제의 핵심 축인 서비스 부문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동시에 물가와 공급망 압박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신규 주문과 재고가 크게 늘어난 것은 기업들이 향후 부족 사태를 예상해 미리 움직였음을 뜻하지만, 이러한 선제적 대응은 단기적으로는 수요를 자극하고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반면 수주잔고와 수출 둔화, 서비스업 고용 부진은 경기 확장 속도가 전방위적으로 강한 것은 아님을 시사한다.

시장에서는 서비스업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연준이 금리 완화에 나서기보다 현재의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경우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과 소비자 가격 부담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수 있다. 따라서 향후에는 유가 흐름, 공급망 정상화 속도, 그리고 노동시장 둔화 여부가 미국 경기의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