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5일(로이터) –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금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미국의 반도체 칩 수출통제가 베이징에서 중국 당국자들과의 회담에서 주요 의제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2026년 5월 1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그리어 대표의 발언은 엔비디아가 중국에 고성능 H200 칩을 판매하는 데 있어 돌파구가 아직 멀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는 이번 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 직전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막판에 초청을 건네며 기대를 키운 상황과는 거리가 있다. H200은 인공지능 연산에 쓰이는 고성능 반도체로, 일반적으로 대규모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활용되는 칩을 뜻한다.
그리어 대표는 “이번 회담에서 이것은 주요 논의 주제가 아니었다. 우리는 회의에서 칩 수출통제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목요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에 참석한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 15~17명이 각자 자사의 현안을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미국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를 포함해 약 10개 중국 기업이 H200을 구매하도록 승인했다고 보도했지만, 지금까지 실제 공급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12월 중국으로의 H200 수출을 승인했고, 2026년 1월에는 추가 조건을 부과했다.
그리어 대표는 중국이 H200 수입을 허용할지 여부는 “주권적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는 유동적이다. 시간에 따라 변한다. 어떤 위협을 보는지, 전 세계에서 상업적으로 무엇을 구할 수 있는지, 중국이 이미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 안보와 첨단 기술 보호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동시에 해외 시장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H200 결정에는 중국이 구매할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이런 요소들이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AI 기업 딥시크(DeepSeek) 등은 국내산 칩 의존도를 점점 더 강조하고 있지만, 미국의 칩 규제는 중국이 자급자족을 추진하는 데 계속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 내 반도체 제조시설인 파운드리(fab)가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러한 규제는 더욱 부담이 되고 있다. 파운드리는 반도체를 설계사가 아닌 제조 전문 업체가 생산하는 공장을 뜻한다.
연산 능력 부족으로 최근 몇 달 동안 많은 중국 AI 모델은 사용자 접속을 제한해야 했다. 그러나 중국 정책 당국은 미국산 칩에 대한 의존이 심화되면 공급망 취약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강경한 대중(對中) 기조의 미국 의원들과 전 바이든 행정부 인사들은 첨단 AI 칩을 중국에 판매하면 중국이 프런티어 AI 분야에서 미국을 추격하는 데 도움이 되고, 나아가 중국의 군사적 야망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리어 대표는 “그들은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있으며 국내 생산에 매우 헌신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가 AI 칩에서 앞서 있는 것처럼 미국의 첨단 기술을 때때로 자신들에 대한 위협으로 본다. 우리보다 앞서 있으면 그들의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관점에서 이번 발언은 중국향 첨단 AI 반도체 수출 재개 기대를 당장 크게 높이기보다는, 미국의 대중 기술 규제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반도체 기업에는 중국 매출 회복이 빠르게 이뤄지기 어렵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반면 중국 측에서는 공급망 자립과 국내 칩 생산 확대 압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번 사안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AI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당분간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