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가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달러지수(DXY00)는 이날 1.75개월 만의 최고치까지 오르며 0.35% 상승했다. 달러는 장 초반 약세를 보였으나, 미국 5월 비농업 고용이 예상치를 웃돌자 반등했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다음 금리 행보가 인상일 수 있다는 관측이 강화됐다. 이날 주식시장의 급락도 달러에 대한 유동성 수요를 자극했다.
2026년 6월 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의 지원도 받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임시 평화 합의와 관련한 협상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한 가운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무장세력의 충돌은 레바논에서 계속되고 있다. 이란은 레바논 휴전이 먼저 이뤄져야 미국이 제안한 휴전 연장 및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방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목요일 이란과의 협상이
“final”
단계에 있다고 말했으나 세부 설명은 하지 않았고,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중재자를 통한 메시지 교환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no tangible progress”
가 없었다고 밝혔다.
미국의 5월 비농업 고용은 17만2,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8만8,000명을 크게 웃돌았다. 4월 비농업 고용도 기존 11만5,000명에서 17만9,000명으로 상향 수정됐다. 5월 실업률은 4.3%로 변동이 없었으며, 시장 예상과도 일치했다. 5월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3.4% 증가해 역시 예상에 부합했다. 스왑시장은 오는 6월 16~17일 FOMC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1%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여기서 비농업 고용은 농업 부문을 제외한 민간·공공 고용을 뜻하며, 미국 고용시장의 흐름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평균 시간당 임금은 임금 상승 압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로화는 달러 강세와 유로존 성장률 하향 수정으로 약세를 보였다. EUR/USD는 이날 1.75개월 만의 저점까지 밀리며 0.47% 하락했다. 유로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기존 발표치였던 전기 대비 0.1%, 전년 대비 0.8% 증가에서 각각 -0.2%, 0.3%로 하향 조정됐다. 시장은 6월 11일 예정된 다음 정책회의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25bp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99%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통화시장에서 GDP는 경제 규모와 성장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하향 수정은 해당 통화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엔화는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미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자 초반 강세를 반납하고 달러 대비 5주 만의 저점으로 밀렸다. USD/JPY는 이날 0.13% 상승했다. 다만 장 초반에는 일본의 4월 가계지출과 4월 임금현금수입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일본은행(BOJ)의 정책 경로가 매파적으로 해석돼 엔화에 힘을 보탰다. 일본 4월 선행지수 CI는 0.5포인트 올라 115.9를 기록해 4.25년 만의 최고치에 도달했다. 이는 예상치 114.5를 웃도는 수준이다. 일본 4월 노동현금수입은 전년 대비 3.5% 증가해 16개월 만의 가장 빠른 증가율을 나타냈고, 4월 가계지출은 전년 대비 0.5% 감소에 그쳐 예상 감소폭인 1.5%보다 양호했다. 시장은 오는 6월 16일 BOJ 회의에서 25bp 금리인상 가능성을 94%로 보고 있다. 엔화가 달러당 160엔에 가까워질수록 일본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엔화를 지지할 가능성도 커진다. 최근 일본 당국은 엔화가 해당 수준 아래로 내려갈 때 여러 차례 시장에 개입한 바 있다.
금과 은은 달러 강세와 금리 인상 기대에 압박을 받으며 급락했다. 8월물 COMEX 금은 110.10달러 하락한 -2.44%를 기록했고, 7월물 COMEX 은은 4.256달러 떨어지며 -5.75% 급락했다. 금은 1주일 만의 저점, 은은 1.75개월 만의 저점까지 내려왔다. 달러지수가 1.75개월 만의 최고치로 뛰어오른 점이 귀금속 가격을 짓눌렀고, 미국 5월 고용지표 호조로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이 강화된 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전 세계 채권 금리 상승도 무이자 자산인 귀금속에는 부정적이다. 다만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가 일부 귀금속 매수를 지지했다. 주식시장의 약세 역시 제한적인 안전자산 수요를 불러왔다.
최근 귀금속 관련 펀드의 청산도 가격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장기 보유 금 ETF 물량은 지난 3월 31일 5.5개월 만의 저점까지 내려갔는데, 이는 2월 27일 기록한 3.5년 만의 고점에서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은 ETF의 장기 보유 물량도 목요일 9.75개월 만의 저점으로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23일의 3.5년 만의 고점과 비교하면 뚜렷한 후퇴다. 반면 중국 인민은행(PBOC)의 금 보유 확대는 금 가격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내 금 보유량은 4월에 26만 온스 늘어난 7,464만 트로이온스로 집계됐으며, 이는 1년 만의 최대 월간 증가이자 18개월 연속 금 매입 확대다. 트로이온스는 귀금속 거래에서 사용하는 무게 단위로, 일반 온스보다 무겁고 국제 금·은 시세의 기준으로 쓰인다.
종합하면, 이날 외환시장과 원자재시장은 미국 고용지표의 강세를 중심축으로 재편됐다. 달러는 연준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을 반영하며 강세를 보였고, 유로와 엔화는 각각 유로존 성장 둔화와 달러 급등의 영향을 받았다. 귀금속은 안전자산 수요에도 불구하고 금리 상승 기대와 달러 강세에 밀려 크게 흔들렸다. 앞으로도 미국 고용과 인플레이션 흐름이 연준의 정책 경로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달러 강세 지속 여부와 금·은 가격의 단기 방향성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의: 기사 작성 시점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문에서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간접적인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사에 포함된 모든 정보와 수치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나스닥(Nasdaq, Inc.)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