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전쟁 장기화에 원유가격 급등…종전 기미 없어

6월물 WTI 원유(심월물, CLM26)가 수요일 종가 기준 +6.95달러(+6.95%) 상승했고, 6월물 RBOB 휘발유(RBM26)+0.1650달러(+4.81%) 상승 마감했다. 이날 원유와 휘발유 가격은 이번 주 급등세를 이어가며 원유는 3주 만의 고점, 휘발유는 약 3.75년 만의 고점을 각각 기록했다. 상승 압력의 배경에는 미국과 이란 간 평화협상 교착으로 호르무즈해협(스트레이트 오브 호르무즈)의 사실상 봉쇄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공급이 더욱 촉박해진 점이 있다.

2026년 4월 30일, Barchart의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 보도에 따르면, 이날 원유 가격은 주간 에너지정보청(EIA) 재고 보고서가 강세 신호를 보인 점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최근 평화 제안을 거부한 발언 이후 추가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장기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시장은 즉각 반응하며 가격을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 트럼프는 Axios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 문제를 해결하는 합의가 성사될 때까지 해상 봉쇄를 해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보좌관들에게 봉쇄를 장기화할 준비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은 매우 광범위하다.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수송량의 약 1/5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골드만삭스는 페르시아만(Persian Gulf)의 원유 생산이 4월 기준 약 1,450만 배럴/일(bpd) 줄어들어 전체의 50% 이상이 잠정 중단됐다고 추정했으며, 이로 인해 글로벌 원유 재고에서 이미 거의 5억 배럴이 감소했고 6월까지는 10억 배럴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4월 13일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중 이란 항구를 기항하거나 향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봉쇄 조치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봉쇄가 합의가 완전히 타결될 때까지 “완전한 효력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봉쇄 이전에도 3월에 이란은 약 170만 배럴/일을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치 아픈 추가 변수가 등장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5월 1일 OPEC 탈퇴를 선언했다. UAE는 카르텔 내 세 번째로 큰 산유국으로, 탈퇴 시 생산 할당제의 제약에서 벗어나 증산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공급 확대 요인으로 해석될 수 있으나, 실제 생산 증가는 전쟁으로 인한 물리적 제약과 저장 용량 포화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4월 13일 보고서에서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약 1,300만 배럴/일의 글로벌 원유 공급이 차단됐다고 밝혔다. IEA는 또한 이번 분쟁으로 80개 이상의 에너지 설비가 피해를 입었으며, 복구에는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OPEC+는 4월 5일 5월에 206,000 배럴/일의 증산을 발표했으나, 중동 산유국들의 실제 감산 상황을 고려할 때 이 계획의 실행 가능성은 낮아졌다. OPEC+는 2024년 초에 시행된 220만 배럴/일 감산분을 복원하려 했으나 여전히 82.7만 배럴/일이 남아 있다. OPEC의 3월 산유량은 -756만 배럴/일로 35년 만의 최저치인 2,205만 배럴/일을 기록했다.

시장 데이터 제공사 Vortexa는 4월 24일로 끝난 주간 기준 정체(7일 이상 정박)된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25% 증가해 1억5,311만 배럴로, 3개월 만의 최고치에 도달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현물 수요-공급 불균형과 저장시설 포화의 신호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관련한 최근 미국 중재 회의는 제네바에서 조기 종료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을 장기화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러시아는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장기적 합의의 희망이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와 정유시설·탱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은 러시아의 수출 능력을 제한, 글로벌 공급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0개월간 최소 30개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해 정유능력을 약화시켰고, 지난 11월 이후 발틱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공격받는 등 해상 공급선도 취약해졌다. 또한 미국 및 EU의 대러 원유 관련 제재는 러시아산 원유 수출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주 EIA 주간 재고 보고서(4월 24일 기준)는 원유 및 제품 시장에 대해 강세 신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EIA는 원유 재고가 -623만 배럴 감소해 시장 예상치인 -19만 배럴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고 발표했다. 휘발유 재고는 -607.5만 배럴로 예상치 -278.5만 배럴보다 큰 감소를 보였고, 증류유(디스틸레이트) 재고는 -449만 배럴로 9.5개월 저점에 도달하며 예상치 -215만 배럴을 크게 상회했다. WTI 선물의 인도지점인 Cushing(커싱)의 원유 재고도 -79.6만 배럴 감소했다.

EIA의 상대적 수치로는, 4월 24일 기준으로 미(美)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1.2% 높았으나, 휘발유는 -2.4%, 증류유는 -10.3%로 평균을 하회했다. 미국의 원유 생산은 주간 기준 변동 없이 1,358.6만 배럴/일로 기록돼 11월 7일 주의 기록적 수준 1,386.2만 배럴/일보다는 소폭 낮았다.

정유 및 시추 활동 지표도 약세를 보인다. 베이커휴즈(Baker Hughes)는 4월 24일 종료 주간 기준 미국 가동 중인 유정 수가 -3기 감소해 407기로 집계됐다고 보고했으며, 이는 2023년 12월 19일 기록한 4.25년 저점인 406기에 근접한 수치다. 지난 2.5년간 미국 유정 수는 2022년 12월의 고점 627기에서 급감했다.

용어 설명:
RBOB 휘발유는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표준화된 휘발유 규격 상품을 의미하며, EIA(미 에너지정보청)는 미국 에너지 시장의 재고·생산·소비 통계를 집계하는 정부 기관이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주로 OECD 회원국 중심의 글로벌 에너지 동향을 모니터링하는 기관이며, OPEC+는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의 연합체로 산유량 조정에 관여한다. 호르무즈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전략적 해상로로 전 세계 에너지 수송에 있어 핵심적 역할을 한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원유·연료 부족 우려는 심화돼 유가 상방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골드만삭스와 IEA의 재고 소진 및 생산 차단 추정치는 향후 몇 달간 재고 추가 소진을 시사하며, 이는 가격의 변동성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UAE의 OPEC 탈퇴와 이론적 증산 여력은 중기적으로 공급 회복 기대 요인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리적 생산·운송 제약과 저장 포화 상황이 우세한 한 실질적 증산은 제한될 전망이다.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는 가운데 미국 원유 생산이 즉각적으로 반응하기에는 시간이 걸리고 유정 수 감소 추세가 이어지는 점은 가격 상단을 지지한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제재와 공격으로 인한 공급 차질은 추가적인 서플라이 리스크로 작용해 불확실성을 키운다. 시장 참여자들은 공급 리스크와 재고 지표를 예의주시하며, 전략적 비축유(SPR) 방출 여부, 추가 제재, 그리고 중동 내 군사적·외교적 전개에 따라 유가 방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전문가적 관찰
현재 상황은 단순한 가격 급등이 아닌 구조적 공급 충격의 징후를 보인다. 저장시설 포화와 장기적 복구 소요는 공급 회복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크며, 이 경우 에너지 가격의 높은 변동성이 중기화될 수 있다. 금융시장은 이러한 리스크를 반영해 변동성 프리미엄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으며, 실물 경제 측면에서는 연료비 상승이 물가(인플레이션)에 추가적인 상방 압력을 줄 수 있다.

공개·법적 고지
해당 기사 원문 작성자는 리치 애스플런드이며, 기사 게재 시점에 저자는 기사에 언급된 증권들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 보도는 공개된 자료를 종합한 것으로, 투자 판단을 위한 개별적 조언이 아니다.


핵심 키워드: 호르무즈 해협 봉쇄, WTI, RBOB 휘발유, EIA 재고, IEA, 골드만삭스, OPEC+, UAE OPEC 탈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베이커휴즈 유정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