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리버(Charles Lieber) 전 하버드대 교수가 미국 당국에 대한 허위 진술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중국 심천(Shenzhen)에 연구소를 재건해 전자기기를 인간 뇌에 접목하는 기술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2026년 4월 30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리버는 중국 정부가 국가적 우선순위로 규정한 기술 분야인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심천의 국책 연구기관 내에 자리한 i-BRAIN(Institute for Brain Research, Advanced Interfaces and Neurotechnologies) 연구소를 지휘하고 있다.
리버는 세계적인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연구자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된다. 해당 기술은 루게릭병(ALS) 등의 치료 가능성을 보였고 마비 환자의 운동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을 보고받았으나, 미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군사적 응용 가능성도 있어 인지 능력 및 상황 인식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초병력자(super soldiers)를 설계하는 연구와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된다.
법적 절차와 형량도 보도에 따라 그대로 전개됐다. 리버는 2021년 12월 배심원에 의해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그는 하버드 재직 시절 중국으로부터 받은 금전적 지원과 관련한 중국의 해외 인재 영입 프로그램과의 연루에 대해 연방 수사관들에게 허위 진술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 판결은 리버에게 징역 2일과 6개월 가택연금, 미화 5만 달러 벌금과 국세청(IRS)에 대한 미화 3만3,600달러의 배상 명령을 포함했다.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은 리버가 불치성 림프종을 앓았으나 관해 상태였고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었다고 밝혔다.
리버 본인은 2025년 12월 심천 정부 회의에서 「나는 2025년 4월 28일 꿈 하나와 거의 전부 없는 상태로 도착했다. 옷 몇 벌 정도만 가지고 왔다」라고 발언하며 개인적 목표로 심천을 세계적 선도도시로 만드는 것을 제시했다. 리버는 현재 취재 요청에 대해 보도 시점에서 보조를 통해 “현재 맡은 업무 때문에” 인터뷰를 거절했다.
i-BRAIN과 SMART(Shenzhen Medical Academy of Research and Translation)의 연계 구조는 로이터 보도로 처음 자세히 밝혀졌다. SMART는 i-BRAIN을 소속 연구소로 두고 있으며, 2025년 5월 1일자 i-BRAIN 웹사이트 게시물에 따르면 SMART는 리버를 연구원으로 임명했고 같은 날 i-BRAIN은 리버를 창립 소장으로도 임명했다고 게시했다. 해당 창립 소장 발표는 일부 매체가 보도했으나 당시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하드웨어와 실험 인프라 측면에서 로이터는 리버 연구실이 하버드에서 이용할 수 없었던 전용 나노패브리케이션 장비와 원숭이(영장류) 실험 인프라에 접근할 수 있음을 단독 보도했다. i-BRAIN은 2026년 2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제조한 심자외선(Deep Ultraviolet, DUV) 리소그래피 장비를 설치했다고 웹사이트에 게시했다. ASML의 장비는 최첨단 칩 제조에 필수적인 미세 회로 인쇄를 가능하게 하는 장비로, 제한 대상 기종보다 세대가 뒤처졌더라도 업계 관측자에 따르면 약 200만 달러 수준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정된다(반도체 연구업체 SemiAnalysis의 제프 콕(Jeff Koch) 언급).
같은 캠퍼스에는 i-BRAIN 전용 공간과 연계된 Brain Science Infrastructure (BSI) Shenzhen이 있으며, 해당 시설은 약 2,000개의 영장류 사육 케이지와 i-BRAIN의 작업을 위한 전용 공간을 보유하고 있다고 i-BRAIN 사이트는 밝혔다. 이 영장류 기반 전기생리학 연구는 침습형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인간 임상 전 단계로 연구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실험 단계로, 많은 연구자가 영장류 실험을 인간 실험의 필수 전제조건으로 본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i-BRAIN은 2025년 9월 웹사이트 게시물에서 국내외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붉은털원숭이(서퍽스 원숭이 등)의 전기생리 연구 전임자 모집 공고를 내며 리버에게 접촉할 것을 권유했다. 한편, 하버드대는 2015년 동부지역의 뉴잉글랜드 영장류 연구센터(New England Primate Research Center)를 동물복지 문제와 자금난을 이유로 폐쇄했다.
리버와 하버드에서 나노패브리케이션 논문을 공동저술한 정민 리(Jung Min Lee) 연구원은 i-BRAIN에 합류해 연구부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정 박사는 유연 전자회로를 뇌 조직에 봉합하듯 연결하는 기술 전문가로 알려졌다. 하버드는 이에 관한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자금과 기관 생태계도 주목된다. SMART의 2026년 예산은 전액 심천시 정부 출연으로 전년 대비 약 18% 증가한 약 1억5,300만 달러(약 1억5천3백만 달러로 표기된 원문 기준) 규모로 집계됐다. 예산 서류는 i-BRAIN에 배정된 정확한 비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SMART는 2023년 연세의 창립 총장 니엔 양(Nieng Yan)이 설립한 기관으로, 그녀의 귀국은 국내 매체에서 “여신 과학자”의 귀환으로 보도된 바 있다.
SMART와 기능적으로 결을 같이하는 별도 법인인 심천만(Shenzhen Bay) 연구소는 2019년 출범했으며, 초기 5년 예산으로 심천시로부터 약 20억 달러를 배정받았다. 두 기관은 광밍 과학도시(Guangming Science City)에 자리하며 공동의 리더십과 사무공간을 쓰고, 추가로 총 75만㎡ 규모의 전용 부지를 건설할 예정이며 건설비는 약 12억5천만 달러로 계획됐다. 연구 단지 입구에는 “당과 함께 혁신하라(Innovate with the Party)”라는 슬로건이 표기되어 있다.
안보·정책적 맥락에서 로이터는 이 사건이 미국의 기술 보호 장치와 중국 정부의 인재·기술 확보 노력 간 차이를 보여준다고 분석하는 전문가 의견을 전했다. 전 미 국가안보국(NSA) 법무담당이자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비상주 수석고문 글렌 거스텔(Glenn Gerstell)은 “중국이 우리 개방성과 혁신 추구를 역이용했다”라고 지적하며, 리버 사례를 미국 정책 수단의 한계(Exhibit A)로 꼽았다. 호라이즌 어드바이저리(Horizon Advisory) 공동창업자 에밀리 드 라 브루예르(Emily de La Bruyère)는 리버 사건이 기술 획득을 위한 큰 흐름을 멈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2026년 3월 새 5개년 계획에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을 국가 성장 우선순위로 지정했고,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장 정샨지에(鄭善杰)는 2025년 10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및 관련 기술의 부상은 향후 10년 내 또 하나의 중국 하이테크 부문을 창출하는 것과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도 드론 및 사이버 방어 응용을 위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에 투자하고 있으며, 법원 서류에 따르면 리버가 하버드에서 이끌던 연구는 2009년 이후 국방부로부터 800만 달러 이상을 지원받았다. 국방부는 보도자료에 응하지 않았다.
사법·행정적 경과도 주목된다. 리버는 미국의 대(對)중국 이니셔티브인 ‘차이나 이니셔티브’ 기간에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몇 안 되는 사례 중 하나였다. 해당 이니셔티브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출범해 중국의 경제 스파이 및 지식재산 탈취에 대응하려 했으나 인종적 프로파일링 등 비판으로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사실상 축소되었다. 리버는 가택연금 중에도 2024년에 중국 방문을 포함한 최소 세 차례의 해외여행 허가를 법원에서 받았으며, 이 중 한 차례는 미국 지방판사 데니스 캐스퍼(Denise Casper)가 “고용 네트워킹” 목적을 이유로 허가한 것으로 서류에 나타난다.
리버는 체포 당시 FBI 요원에게 “노벨상을 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검찰은 법정에서 전했다. 연방수사국(FBI)과 미국 법무부는 보도 시점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용어 해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 BCI)는 뇌 활동을 전기적 또는 기타 신호로 읽어 컴퓨터나 외부 기기를 제어하거나, 반대로 기계적 신호를 뇌에 제공해 감각 또는 운동 기능을 보조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 기술은 신경학적 질환 치료, 보조 기기 제어 등 의료적 응용과 함께 군사·보안 응용 가능성을 동시에 지닌다.
천인재(Thousand Talents) 프로그램은 중국 정부가 해외 유학·연구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운영한 국가사업으로, 인재의 귀국과 연구 기여를 촉진하기 위해 금전적·제도적 지원을 제공해왔다. 이 프로그램과 관련한 해외 연구자의 활동이 미국 등에서 논란의 대상이 된 바 있다.
심자외선(DUV) 리소그래피 장비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회로 패턴을 웨이퍼에 인쇄하는 핵심 장비로, 미세 공정 구현 능력에 따라 반도체 제조 역량이 좌우된다. ASML의 이 장비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전문가 분석 및 경제·안보적 영향 전망
첫째, 연구 인프라 집중화의 경제적 파급이다. 심천이 대규모 자금 투입을 통해 i-BRAIN과 유관 연구기관에 첨단 장비와 영장류 실험시설을 갖추면서 관련 산업(의료기기, 나노전자, 반도체 장비, 바이오·신경공학)에 대한 국내 수요와 연구개발(R&D) 집적이 촉진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벤처 및 스타트업 창업, 관련 장비·소재 공급망의 지역 내 확대를 유도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중국 내 BCI 생태계의 자급률을 높여 글로벌 경쟁구도에 변화를 초래할 소지가 있다.
둘째, 안보·정책적 대응 필요성이 증대될 수 있다. 리버 사례는 미국 내에서 기술·인력 이동에 관한 규제와 수사적 대응이 신기술 전파를 제약하지 못한 전형으로 거론되며, 이는 향후 미국 및 동맹국의 수출관리·인력관리·연구협력 기준 강화 논의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특정 장비(예: 고사양 리소그래피)의 국부적 배치와 네트워크화는 전략적 민감 기술의 확산을 가속할 수 있다.
셋째, 임상 상용화와 시장 형성 측면에서는, 대규모 자금과 전용 인프라를 바탕으로 연구 속도가 빨라지면 치료용 BCI와 관련 의료기기, 임상시험을 수행할 국내 기업 및 연구조직이 출현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임상 경쟁에서 중국 기반 연구가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관련 기업의 투자 유인과 금융시장 관심을 증대시킬 가능성이 있다. 다만 임상·윤리·규제 장벽은 여전히 중요한 변수다.
마지막으로, 학계·산업계의 인력 유출·회귀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i-BRAIN과 SMART로의 우수 인력 유입은 단기적으로는 심천 내 연구 역량을 강화하지만, 미국·유럽의 학술·산업 네트워크 약화와 인적 자본 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국가 간 연구경쟁구도의 재편과 함께 정책적·윤리적 논쟁을 야기할 전망이다.
종합적 관찰로, 리버의 사례는 한 개인의 사법적 처벌이 반드시 기술·인력 흐름을 차단하지 못하며, 막대한 국가지원과 집적된 연구 인프라가 결합될 경우 단기간 내 기술 역량을 급속히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향후 글로벌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분야의 기술·산업·안보적 경로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