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가격 하락…원유 약세와 브라질 헤알 약세가 압박

7월물 뉴욕 세계 설탕 선물 #11(SBN26)은 이날 0.10달러(0.70%) 하락했고, 8월물 런던 ICE 백설탕 #5(SWQ26)도 2.50달러(0.56%) 내렸다.

설탕 가격은 원유 약세브라질 헤알화 약세의 영향으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WTI 원유(CL N26)는 이날 2% 이상 떨어지며 에탄올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에탄올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 전 세계 설탕 제분업체들이 사탕수수의 압착 비중을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 쪽으로 더 돌릴 가능성이 커져, 결과적으로 설탕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 또 브라질 헤알(^USDBRL)이 이날 1.75개월 만의 최저치로 밀리면서 브라질 설탕 생산업체들의 수출 판매를 부추기고 있다.

2026년 6월 5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설탕 공급이 충분할 것이라는 전망은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주 수요일 유니카(Unica)는 2026/27년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4월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55.3% 증가한 247만5,000톤(MMT)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수확량 개선에 따른 것으로, 사탕수수 1톤당 자당 함량은 112.58킬로그램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4% 늘었다.

세계 2위 설탕 수출국인 태국의 수출 증가세도 가격에는 약세 요인이다. 태국의 2026년 1~4월 설탕 수출은 전년 대비 29% 늘어난 160만 톤(MMT)에 달했다. 설탕 시장에서는 원유와 같은 에너지 가격이 중요한 변수다. 원유가 오르면 사탕수수로 만드는 에탄올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반대로 원유가 내리면 설탕 생산 쪽으로 원료가 더 쏠릴 수 있다. 따라서 현재의 원유 약세는 설탕 공급 확대 기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읽힌다.

다만 엘니뇨(El Niño) 현상에 따른 건조한 날씨가 세계 설탕 생산을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는 가격 하단을 일부 지지하고 있다. 엘니뇨가 나타나면 브라질, 인도, 태국 등 세계 최대 설탕 생산 지역의 강수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인도 기상청은 최근 6~9월 몬순 시즌의 누적 강수량 전망치를 장기 평균의 90%로 낮췄다. 이는 4월에 제시한 92%보다 낮은 수치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5월과 7월 사이에 엘니뇨 조건이 형성될 확률을 82%로 봤고,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슈퍼 엘니뇨’ 가능성도 67%로 평가했다.

브라질의 새 설탕 시즌 전망도 시장의 관심사다. 4월 28일 브라질 공공통계기관 콘랍(Conab)은 2026/27시즌 브라질 설탕 생산량이 0.5% 줄어든 4,395만2,000톤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에탄올 생산은 7.2% 증가한 292억5,900만리터로 예상했다. 4월 21일 미국 농무부(USDA)도 브라질의 2026/27 설탕 생산량을 4,250만 톤으로 전망하며 전년보다 3% 감소할 것으로 봤다. 당시 USDA는 제분업체들이 설탕보다 에탄올 생산을 위해 더 많은 사탕수수를 압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공급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 폐쇄 우려다. 코브리그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에 따르면 해협 폐쇄는 전 세계 설탕 무역의 약 6%를 위축시켰고, 정제 설탕 생산도 제약하고 있다. 중동 지역의 해상 물류 차질은 원자재 운송비와 공급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설탕 가격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인도에서는 4월 16일 전국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ational Federation of Cooperative Sugar Factories Ltd.)이 10월 1일부터 4월 15일까지의 2025-26 회계연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7.7% 증가한 2,748만 톤이라고 밝혔다. 4월 7일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제조업협회(ISMA)는 2025/26년 설탕 생산 전망치를 3,200만 톤으로 낮췄다. 이는 기존 전망치 3,240만 톤보다 낮은 수준이다. ISMA는 같은 기간 인도의 설탕 수출량을 80만 톤으로 예상했다. 인도는 2022/23년 늦은 비로 생산이 줄고 내수 공급이 제한되자 설탕 수출 쿼터제를 도입한 바 있다. 한편 USDA는 4월 30일 인도의 2026/27년 설탕 잉여분이 25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2년 만의 첫 흑자다.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8일 2025/26시즌 세계 설탕 생산량이 사상 최대인 1억8,2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세계 잉여분 추정치도 상향 조정했다. ISO는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량을 전년 대비 3.5% 증가한 1억8,200만 톤으로 예상했으며, 2025/26년 세계 설탕 잉여분 전망치는 2월의 122만 톤에서 220만 톤으로 올렸다. 이는 2024-25시즌의 346만 톤 적자에서 반등하는 수치다.

다만 2026/27시즌에는 전망이 다시 어두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SO는 엘니뇨에 따른 인도와 태국의 수확 차질 가능성을 반영해 2026/27년 세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5% 감소한 1억8,000만 톤에 그치고, 26만2,000톤의 세계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스톤엑스(StoneX)는 55만 톤 적자를 예상했고, 코브리그 애널리틱스는 80만 톤 흑자, 차르니코우(Czarnikow)는 110만 톤 흑자를 전망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향후 수급 해석이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해 12월 16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량이 사상 최대인 1억8,931만8,000톤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인류 소비용 설탕 소비량은 1.4% 늘어난 사상 최대 1억7,792만1,000톤으로 예상했다. USDA는 또 2025/26년 세계 설탕 기말 재고가 2.9% 감소한 4,118만8,000톤이 될 것으로 봤다.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의 2025/26년 설탕 생산량이 2.3% 증가한 사상 최대 4,470만 톤이 될 것으로 예상했고, 인도는 몬순 호우와 설탕 재배 면적 확대에 힘입어 25% 늘어난 3,525만 톤, 태국은 2% 증가한 1,025만 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해석상 현재 설탕 가격은 단기적으로는 원유 약세, 헤알화 약세, 브라질과 태국의 공급 확대라는 하방 압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엘니뇨로 인한 기상 리스크와 호르무즈 해협 관련 물류 차질은 하락 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즉, 수급은 전반적으로 공급 우위 쪽에 무게가 실리지만, 기상과 지정학 변수가 겹치면 가격 변동성은 빠르게 확대될 수 있는 구조다.


참고 설탕 선물은 뉴욕 ICE와 런던 ICE에서 거래되며, 뉴욕물은 원당, 런던물은 정제용 백설탕 가격을 주로 반영한다. 에탄올은 사탕수수에서 추출하는 연료용 제품으로, 원유 가격과 대체 관계를 보여 설탕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