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기술주 강세와 경제지표 개선에 힘입어 17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S&P 500지수는 0.77% 오른 채 거래를 마쳤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75%, 나스닥100지수는 0.73% 상승했다. 6월물 E-미니 S&P 선물은 0.78% 올랐고, 6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75% 상승했다. S&P 500과 나스닥100은 이날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고, 다우지수는 3개월 만의 고점에 올라섰다.
2026년 5월 1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상승장은 기술주가 주도했다. 특히 시스코시스템즈가 연간 매출과 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한 뒤 주가가 13% 이상 급등하면서 지수 전반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워싱턴과 베이징의 무역 협상 기대감도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미국과 중국은 베이징 정상급 회담에서 미국 기업의 시장 접근 확대, 미국산 에너지·농산물 구매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으며, 로이터는 양국이 각각 약 300억 달러 규모의 품목을 식별해 국가안보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관세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뉴욕증시는 이날 나온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했다는 점도 반영했다. 4월 소매판매는 시장 예상과 같은 전월 대비 0.5% 증가했고,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0.7% 증가하며 예상에 부합했다.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만2,000건 증가한 21만1,000건으로 집계돼 예상치인 20만5,000건을 웃돌았으나,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수입물가지수의 비석유 부문은 전월 대비 0.7% 상승해 예상치인 0.5% 상승을 상회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미국 노동시장의 흐름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고용 여건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뜻이다.
다만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은 상승 폭을 일부 제한했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제프 슈미드 총재는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은 견조하다고 평가하면서도 “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가장 시급한 위험이다
”라고 밝혔다. 매파적 발언은 통화긴축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을 뜻하며,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장은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인 6월 16~17일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4%만 반영하고 있다.
원유시장도 지정학적 불안에 민감하게 움직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이란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이 교착 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이날 소폭 상승 마감했다. 호르무즈해협은 사실상 봉쇄된 상태로 남아 있으며, 전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5분의 1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4일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전 세계 석유 재고가 3월과 4월에 하루 약 400만 배럴씩 감소했다고 밝혔고, 분쟁이 다음 달 끝나더라도 시장은 10월까지 “심각한 공급 부족”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의 공급 차질로 인해 전 세계 원유 재고에서 거의 5억 배럴이 줄었으며, 6월까지 그 감소 폭이 10억 배럴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채권시장은 실업수당 청구 증가를 재료로 강세를 보였다. 6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선물은 3.5틱 상승했고, 10년물 국채금리는 4.463%로 0.6bp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이 오르고 금리가 내린 것은 고용 둔화 신호와 함께 연준의 완화적 정책 기대가 일부 살아났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주 1,250억 달러 규모의 미 국채 발행을 앞두고 채권딜러들이 숏포지션을 되사며 헤지에 나선 점도 국채 가격을 지지했다. 숏포지션은 가격 하락에 베팅한 거래를 뜻하며, 이를 되사면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 슈미드 총재의 발언이 나오자 국채는 장중 최고치에서 다소 밀렸다.
유럽 채권금리도 하락했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금리는 5.8bp 내린 3.043%, 10년 만기 영국 길트채 금리는 7.1bp 하락한 4.994%를 기록했다. 영국의 3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2% 증가해 예상치인 0.1% 감소를 크게 웃돌았으며,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유럽중앙은행(ECB) 이사회 일원인 마르틴스 카작스는 유가 상승이 점진적으로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물가 기대가 악화될 경우 ECB가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와프 시장은 다음 정책회의인 6월 11일 회의에서 ECB가 25bp 인상할 가능성을 80%로 반영하고 있다.
개별 종목에서는 반도체와 사이버보안 관련주가 시장을 이끌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추가 무역 합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브로드컴은 6% 이상, 엔비디아는 4% 이상 상승했다. 마벨테크놀로지와 KLA는 3% 이상, ARM 홀딩스는 2% 이상 올랐다. AMD,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램리서치, 텍사스인스트루먼츠도 1% 이상 상승했다. 사이버보안주도 강세를 보여 팔로알토네트웍스는 4% 이상, 옥타와 크라우드스트라이크, 클라우드플레어, 포티넷은 3% 이상 상승했으며, Z스케일러도 1% 이상 올랐다.
반면 광산주는 은 가격이 4% 이상, 구리 가격이 1% 이상 하락하면서 약세를 나타냈다. 헤클라마이닝은 8% 이상, 배릭마이닝은 3% 이상 떨어졌고, 뉴몬트는 2% 이상 하락했다. 프리포트맥모런, 서던코퍼, 쿠어마이닝도 1% 이상 내렸다.
시스코시스템즈는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고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면서 13% 이상 급등해 S&P 500, 나스닥100, 다우지수의 상승을 이끌었다. 스텁허브홀딩스는 1분기 매출이 4억4,6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4억2,500만 달러를 웃돌아 13% 이상 올랐다. 테이크투인터랙티브소프트웨어는 기대작 그랜드 테프트 오토 VI의 사전예약이 곧 시작될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에 6% 이상 상승했다. 포드자동차는 데이터 저장 사업 진출과 대형 에너지 셀 생산을 포함해 2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6% 이상 올랐다.
아슈런트는 모건스탠리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285달러로 제시한 뒤 4% 이상 상승했다. 커머셜메탈스도 UBS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높이고 목표주가를 89달러로 제시하면서 3% 이상 올랐다. 반대로 닥시미티는 2027년 매출 전망치를 6억6,400만~6억7,600만 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6억9,890만 달러를 크게 밑돌아 23% 이상 급락했다. 보잉은 중국이 항공기 200대를 구매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도 기대치였던 500대 구매에 못 미치면서 다우지수 내 낙폭 1위를 기록하며 4% 이상 하락했다. 오클로는 보통주를 최대 10억 달러어치 발행하겠다고 밝힌 뒤 3% 이상 떨어졌고, 아카마이테크놀로지는 레이어X를 약 2억5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하며 이번 인수가 연간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약 12센트 희석시킬 것이라고 밝힌 뒤 3% 이상 하락했다. 코디악가스서비스는 시간 외 주식 매각에서 주당 70~72달러에 신주를 제시해 전일 종가 75.74달러를 밑돌면서 2% 가까이 내렸고, 캠든프로퍼티트러스트는 스코샤뱅크가 투자의견을 ‘섹터 비중’에서 ‘섹터 비중축소’로 낮추고 목표주가를 95달러로 제시한 뒤 1% 이상 하락했다.
한편, 2026년 5월 15일 실적 발표가 예정된 기업으로는 액튜에이트 테라퓨틱스, 어라이브 AI, ARS 파마슈티컬스, 브라이트 마인즈 바이오사이언스, 팔콘스 비욘드 글로벌, 고사머 바이오, 루멘트 파이낸스 트러스트, 마우이 랜드 & 파인애플, 넥스포인트 다이버시파이드 리얼에스테이트 트러스트, 피카드 메디컬, RBC 베어링스, 스미스-미들랜드 등이 있다.
이번 흐름은 기술주 실적 호조와 미국 경제의 예상 밖 견조함이 맞물리면 주요 지수가 새로운 고점을 시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연준 인사의 인플레이션 경계 발언과 중동발 에너지 공급 리스크가 남아 있어, 향후 시장은 금리 기대와 유가 움직임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