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경제가 미국인의 꿈을 다시 쓰고 있다…블루칼라 노동자가 오히려 수혜자로 떠오르다

인공지능(AI) 붐이 미국 노동시장의 지형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대학 졸업장을 전제로 하던 기존의 ‘아메리칸 드림’이 흔들리는 가운데, 전기·광케이블·데이터센터를 다룰 수 있는 숙련 블루칼라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2026년 5월 19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AT&T의 다음 성장 축을 떠받치는 인력은 비싼 4년제 학위를 막 취득한 대학 졸업생이 아니라, 손을 더럽히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 숙련 현장 노동자들이다. 존 스탠키 AT&T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텍사스주 댈러스 본사에서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실제로 전기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포토닉스를 이해하는 사람, 고객의 집에 들어가 이 인프라를 제대로 연결할 수 있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직접 찾아내 훈련시키고, 들어오도록 유인해야 한다”며 “미국에서 그런 인력이 저절로 자라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여기서 포토닉스(photonics)는 빛을 이용해 정보와 신호를 전달·제어하는 기술을 뜻하며, 통신망과 고속 데이터 전송의 핵심 분야다.


AT&T의 인력난은 이번 봄 사상 최대 규모의 대학 졸업생 배출이 예상되는 시점에 불거져, AI 혁명의 첫 충격이 미국 경제에 던지는 복합적 압박을 보여준다. 과거 전후 미국 사회에서 대학 진학은 중산층으로 진입하는 가장 확실한 경로로 여겨졌다. 공장 노동이 사무직으로 대체되고, 경제가 육체노동보다 학력과 자격을 더 중시하면서 4년제 학위는 상승 이동의 상징이 됐다. 그러나 AI가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며 한때 신입사원이 맡던 초급 업무를 흡수하기 시작하면서 이 약속은 흔들리고 있다.

아직 AI 확산이 대규모 해고나 텅 빈 사무실로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특히 AI에 노출된 산업의 신입 졸업생들은 자신들의 학위가 예전만큼 취업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체감하고 있다. 동시에 기업들이 AI 도입으로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내면서 채용은 둔화되고 있다. 타격이 가장 큰 곳은 실무 경험이 적은 인력과 마케팅, 법률, 회계, 인사, 정보기술(IT)처럼 AI 대체 위험이 높다고 여겨지는 업종이다.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 경우 AI는 미국 노동시장은 물론 세계 경제의 인력 배치를 다시 짜게 될 수 있다. 일부 경제학자와 기술 전문가들은 아직 그 파급력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26세 테크 컨설턴트 출신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메이 후는 CNBC에 “AI 때문에 아메리칸 드림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은 모두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대학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문직으로 가기 위한 경로라고 믿고 진학했는데, 그게 이제 바뀌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 붐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문제는 그 일자리 상당수가 당장 4년제 학위를 요구하지 않는 블루칼라 직무라는 데 있다. 주로 데이터센터 건설과 유지보수, 통신망 확장, 전력 설비 작업 등이 이에 해당한다. 기업들이 향후 수년간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AI 관련 인프라를 대규모로 건설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분야의 일자리 창출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포드와 엔비디아 같은 대형 미국 기업들은 이러한 시설을 짓기 위해 숙련 노동자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해 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올해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패널에서 “이것은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구축이며, 엄청난 일자리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관공, 전기공, 건설노동자, 철강 노동자, 네트워크 기술자, 장비 설치 인력 등이 필요하다”며 상당수 역할이 6자리 연봉을 가져올 수 있다고도 했다. 미국에서 6자리 연봉은 연간 10만 달러 이상을 뜻한다.

AT&T는 지난 3월 향후 5년간 2,500억 달러를 투자해 광섬유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AI 데이터센터 수요와 AI 및 모바일 스트리밍·업로드 증가로 커진 네트워크 사용량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투자금의 약 15%는 채용과 직원 교육에 쓰일 예정이지만, 반드시 사무직을 늘리는 데 쓰이는 것은 아니다. 회사는 이 자금이 주로 숙련 현장 인력 채용에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탠키 CEO는 “사회와 미국 안에서 우리는 대학 학위에 엄청난 가치를 부여해 왔다. 아마도 그럴 만한 이유도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어떤 경우에는 방향을 잘못 잡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 비용이 물가상승률보다 더 빠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HVAC 수리 인력, 전기공, 광섬유 작업 기술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면 최적의 구조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HVAC는 난방·환기·공조 시스템을 뜻한다.


아메리칸 드림의 탄생과 변화

20세기 초 미국에서는 17세 청소년 가운데 약 10명 중 1명만 고등학교를 마쳤고, 대학 이상 교육을 받는 젊은층은 훨씬 적었다. 국립교육통계센터(NCES)에 따르면 당시 더 오래 학교에 다니는 것은 곧 더 적은 식량을 식탁에 올린다는 뜻이었고, 공장과 농장 밖에서 편안한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이 구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바뀌기 시작했다. 참전용사에게 대학 진학 기회를 제공한 GI 법안과 전국에 들어선 공립대학이 고등교육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몬트클레어 주립대 역사학과의 섀넌 클라크 부교수는 이를 고등교육의 ‘폭발’이라고 불렀다. 그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고등교육 확대가 좋은 투자라는 폭넓은 공감대를 공유했으며, 더 숙련되고 더 지식이 많은 노동력이 결국 더 생산적인 노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수십 년간 수백만 명의 미국인은 더운 공장을 떠나 냉방이 되는 사무실로 옮겨 갔고, 망치와 못 대신 키보드와 마우스를 들게 됐다. 시간당 임금은 안정적인 급여로 바뀌었고, 여성과 소수인종의 노동시장 참여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 임금과 삶의 질이 함께 상승하며 혁신, 세계화, 국내총생산(GDP) 성장도 촉진됐다. 20세기 말에는 교육과 약간의 근성이 아메리칸 드림으로 가는 확실한 경로라는 데 사회적 합의가 거의 형성됐다.

실제로 4년제 학위는 평생 소득과 실업률 측면에서 여전히 유리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대학이 아메리칸 드림으로 가는 가장 안전한 길이라는 믿음은 약해졌다. 우선 등록금과 학자금 대출이 급증하면서 4년제 학위의 투자수익률이 논쟁 대상이 됐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연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대학 학위의 수익률은 약 12.5%로 여전히 상당했지만, 지난 30년간 13%를 넘지 못한 채 정체돼 있다.

이제 AI는 학위의 가치를 더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 베인앤컴퍼니 소매 부문 글로벌 총괄인 애런 체리스는 “AI는 본질적으로 똑똑하지만 맥락이 없는 21세 인턴이 무한히 공급되는 것과 같다”며 “예전에는 사람이 하던 입문형 업무를 이제 AI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영향은 최근 대학 졸업생들의 실업률에서도 감지된다. 22세에서 27세 사이 최근 졸업생의 평균 실업률은 1990년 이후 4.5%였지만, 2025년에는 약 5.4%로 뛰었다. 뉴욕 연은 자료는 이 같은 상승이 신입 구직자에게 더 불리한 환경을 반영한다고 보여준다.

특히 AI에 노출된 분야의 초급 인력에게 충격이 더 뚜렷하다. 지난해 스탠퍼드대 디지털 이코노미 랩은 “Canaries in the Coal Mine?”이라는 보고서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 마케팅 전문가, 영업 관리자처럼 AI에 많이 노출된 초기 경력 노동자들의 고용 증가율이 2024년 중반부터 2025년 9월 사이 AI 노출이 적은 젊은 노동자들보다 16% 더 느렸다고 밝혔다. ADP의 급여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진은 기업별 어려움, 금리 상승, 재택근무 등 여러 변수를 통제한 뒤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스탠퍼드대 경제학자 에릭 브린욜프슨은 “처음 초안을 발표한 뒤 효과가 13%에서 16%로 커졌다”며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ADP 데이터 전체를 보면 별다른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좁혀 보면 서로 다른 효과가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흐름이 젊은 AI 노출 직군에 계속 이어질 경우 더 넓은 노동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인구조사국 산하 경제연구센터의 리 터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4월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은 초기 경력 노동자 충격을 다른 데이터에서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2022년 말 챗GPT 출시 이후 금융, 보험, 전문 서비스처럼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 22세에서 24세 노동자 채용이 즉각 9% 줄었다고 분석했다.

터커의 연구에 따르면 2022년 3분기부터 2025년 2분기까지 이들 산업의 고용은 12%에서 15% 감소해, 초기 경력 일자리가 약 15만 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그는 이 감소가 부분적으로는 2020년 무렵부터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고 전적으로 AI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고 했다. 특히 감소는 대규모 해고보다 채용 축소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터커는 CNBC 인터뷰에서 “초기 경력 노동자들, 특히 막 취업을 시도하거나 첫 직장 사다리에 오르려는 신입 졸업생들에게 공감한다”며 “지금이 힘들다는 것은 사실이고,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사라지는 투자은행가와 바뀌는 신입 채용 구조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의 등장, 그리고 이 기술이 일부 입문형 업무를 맡을 수 있게 되면서 주니어 컨설턴트, 투자은행 애널리스트, 대형 로펌의 1년차 어소시에이트의 미래에 대한 질문이 커지고 있다. 경영진은 앞으로도 명문대에서 대규모 채용을 계속해 미래 인재 파이프라인을 키워야 할지, 아니면 AI에 그 일을 맡겨도 될지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CNBC가 JP모건체이스의 최고분석책임자 데릭 월드런에게 신입 채용 규모를 줄일 계획이 있는지 묻자, 그는 회사의 구체적인 전략은 알지 못한다면서도 “조정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파이프라인과 기회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는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지만, 솔직히 더 작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월드런은 신입 직원이 맡는 일의 성격도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과거처럼 직접 업무를 처리하는 대신 AI 시스템을 관리하는 역할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세상은 모든 직원이 관리자가 되는 방향, 즉 AI 시스템의 관리자가 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예전 신입사원은 기본적으로 일을 수행하는 사람이었다면, 앞으로는 AI 도구를 관리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 변화는 젊은 직원들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 이들은 AI 네이티브 세대로, 나이 많은 동료보다 기술 적응력이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 WHP 글로벌의 최고경영자 야후다 쉬드먼은 자사가 보유한 토이저러스, 베라왕, 익스프레스 브랜드를 언급하며 “나는 초급 인력을 더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마지막 리포트를 AI로 도왔다면, 우리는 다음 계약 협상에서 그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알고 싶다”며 “그래서 나는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는 학생들이 단순히 이메일 작성이나 검색을 대신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AI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점도 부각시킨다. 물류·풀필먼트·유통 서비스 업체 카트닷컴을 이끄는 오마이르 타리크 CEO는 “학교를 막 졸업한 학생이 클로드와 오픈AI의 전문가 수준이라면, 회계팀에 ‘내가 AI를 활용해 세 사람 몫의 일을 할 수 있으니 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사람이라면 그래도 일자리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그런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그는 채용에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타리크는 “대학에 있을 때 아는 것은 커리큘럼뿐이다. 그 내용은 책이나 온라인에 있고, 모두 눈에 보이는 것”이라며 “AI가 30초 만에 읽을 수 있는 것을 4년 반 동안 읽은 셈인데, 현실에서 AI가 할 수 없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다시 말해 달라. 실제 경험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미 대학 캠퍼스는 AI 시대에 맞춰 교육과정을 바꾸고 고등교육 접근 방식까지 조정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워크포스의 미래를 연구하는 싱크탱크 번잉글래스 인스티튜트의 맷 시겔먼 회장은 “졸업생들이 효과적으로 경쟁하려면 예전에는 27세에 하던 일을 22세에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커리어를 시작할 때부터 시작점이 아니라 중간에서 출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대학이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있느냐에 따라 향후 졸업생들의 경력 경로가 얼마나 크게 흔들릴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AI와 노동시장을 연구하는 랜드(Rand)의 경제학자 토비아스 시츠마는 최근 졸업자, 대학 대출을 갚고 있는 사람들, 곧 대학에 들어갈 학생들이 이번 전환기의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초기 경력 노동자에 대한 충격이 계속 확인될 경우, 이들은 장기간 실업, 불완전고용, 소득 하락이라는 경제적 ‘흔적(scarring)’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그는 중산층 파이프라인, 즉 젊은 세대가 대학에서 더 높은 임금의 일자리로 이동하는 경로에 큰 충격이 발생하면 경제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는 줄고, 주택 수요는 약해지며, 기존의 불평등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츠마는 “그 전환 집단의 규모가 중요하다”며 “만약 20년이 걸리고 대학 진학을 고민하던 사람이나 막 대학을 마친 사람들이 모두 크게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미래 노동력의 상당 부분이 이런 흔적을 겪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전환이 빠르고 고등교육 제도가 신속히 적응해 가치를 유지한다면 피해 집단은 작아질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판단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오하이오 교외에서 확인된 또 다른 아메리칸 드림

오하이오주 데이턴과 콜럼버스 사이의 작은 도시에서 24세 키슨 쿡에게 아메리칸 드림은 현실이다. 그는 AT&T 현장 기술자로 일하면서 전통적인 사무직 경로와는 다른 삶을 선택했다. 한 자녀의 아버지인 쿡은 침실 3개짜리 집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택담보대출 외에는 빚이 없다. 매일 오후 4시 30분쯤 업무를 마치고 나면 당구를 치거나 낚시를 하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데 충분한 여유가 있다. 딸이 놀 수 있는 작은 땅도 있고, 원하는 장난감을 사줄 수 있을 만큼의 여유자금도 있으며, 딸 이름으로 된 뮤추얼펀드에도 정기적으로 돈을 넣고 있다. 새 옷이나 여행, 외식에서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아도 된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직업’이 이 모든 생활을 가능하게 해 준다고 말했다. 쿡은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말한다. 전화기둥을 타고 올라간다. 정말 멋지다”고 했다. AT&T의 프레미스 기술자인 그는 통신회사의 광섬유 인프라를 고객의 집과 연결하는 일을 맡고 있다. 그는 “위에 올라가면 슈퍼히어로가 된 느낌”이라며 “다른 사람들은 ‘힘든 일이고, 나는 하고 싶지 않다. 날씨를 견뎌야 하잖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일에는 좋은 점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 모두 AT&T에서 일한 쿡은 2022년 4월 대학을 중퇴한 뒤 손으로 직접 일하는 쪽이 더 좋다고 느껴 회사에 입사했다고 했다. 1년이 채 안 돼 집을 살 만큼 돈을 모았고, 약 2년 뒤 딸이 태어날 무렵에는 다시 대학에 돌아가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학비는 AT&T가 지원했다. 그는 향후 승진 가능성을 생각하면 학위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관리직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쿡은 AT&T가 AI 시대에 필요한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기여하는 수천 명의 기술자 중 한 명이다. AT&T의 전 세계 인력은 지난 10년간 절반 이상 줄었지만, 회사는 일부 분야에서 인력을 늘리고 있으며 대학 학위가 없어도 입사할 수 있는 숙련 기술직 인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AT&T는 올해 약 3,000명의 기술자를 채용할 계획이며, 숙련 인력이 부족한 내슈빌, 샌프란시스코, 노스캐롤라이나 등지에서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 3년간 이미 고용한 1만 명에 더해지는 규모다. 직원들의 업무 적응을 돕기 위해 회사는 1인당 5만 달러에서 8만 달러를 교육비로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스탠키 CEO는 “우리는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있다. 광섬유를 깔고 있다. 이것은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며 “그래서 우리가 하는 일의 일부는 숙련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T&T의 블루칼라 인력 찾기는 특정 숙련직의 전국적 부족과 대학 교육을 받은 성인 실업률의 소폭 상승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건설업계 단체인 어소시에이티드 빌더스 앤 컨트랙터스에 따르면 올해 미국 건설 서비스 수요를 맞추려면 약 35만 명의 노동자가 부족하며, 내년에는 그 격차가 45만 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교육부는 2030년까지 약 210만 개의 숙련직 일자리가 채워지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반도체 제조시설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몰린 지역에서는 부족 현상이 더 심각하다. ABC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니르반 바수는 미국 전기공의 약 5분의 1이 55세 이상이라는 점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와 내년 건설 지출이 기대치를 넘지 못하더라도, 계약업체들은 특히 특정 직종과 지역에서 공석을 채우는 데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숙련 노동자 육성을 가속화하려는 최근의 업계 노력은 도움이 됐지만, 업계는 사실상 역류를 거슬러 헤엄치는 중”이라고 했다.

반면 25세 이상 대학 졸업 성인의 실업률은 소폭 오르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학사 학위를 가진 25세 이상 성인의 실업률은 거의 10년간 3% 이하를 유지했지만, 8월에는 3.2%로 뛰어 팬데믹을 제외하면 약 9년 만에 처음 3%를 넘었다. 이후 실업률은 대체로 3% 안팎을 유지하다가 4월에는 2.8%로 내려갔다.

학사 이상 학위를 가진 25세 이상 성인의 실업률 추세도 비슷하다. 또한 관리직·전문직·사무직 등 화이트칼라 직종의 실업률은 2023년 이후 매년 상승한 반면, 건설·유지보수 같은 블루칼라 직종의 실업률은 지난해 대체로 하락하거나 2024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대학 학위의 장점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대학 졸업자는 학위가 없는 사람보다 평생 실업률이 낮고 소득은 높으며, 경기침체나 경기둔화 때 해고 위험도 적다. BLS 자료에 따르면 2000년 1월부터 2026년 4월까지 고등학교 졸업장만 가진 사람의 평균 실업률은 5.7%로, 학사 학위를 가진 사람의 평균 3.2%보다 높았다.

다만 작은 변동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고, 현재 수치는 여전히 비교적 건전한 노동시장을 나타내며 역사적 평균 범위에 있다. 그럼에도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 노동자 사이의 실업률 격차는 경제학자들이 면밀히 주시하는 추세다. 스탠퍼드 디지털 이코노미 랩의 박사후 연구원이자 ‘Canaries in the Coal Mine?’ 보고서 저자 중 한 명인 바라트 찬다르는 “이런 작은 흐름에서 너무 많은 결론을 끌어내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며 “미래 변화의 신호일 수는 있지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높아지는 보상과 커지는 위험

쿡 같은 기술자와 숙련 노동자를 더 끌어들이기 위해 AT&T는 경쟁력 있는 보상을 제공해야 했다고 밝혔다. 현장 기술자에게는 5,000달러에서 10,000달러의 입사·근속 보너스를 지급하며, 초임 시급은 지역과 경력에 따라 18.18달러에서 31.45달러 사이로 책정될 수 있다. 채용 공고에 따르면 의료보험, 401(k) 퇴직연금, 학비 보전, 유급 육아휴직, 입양 지원, AT&T 모바일·인터넷 요금 최대 50% 할인 등 복리후생도 제공된다.

스탠키 CEO는 숙련직 부족을 해소하려면 정부의 역할뿐 아니라, 모든 노동자에게 대학이 정말 맞는 선택인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을 4년제 학위로 보내는 것이 정답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며 “4년제 학위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혹은 고등학습이 어떤 형태여야 하는지 더 신중히 생각해야 하고, 모든 일이 그런 학위를 필요로 하는지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쿡이 하는 일은 많은 사람이 왜 오래전 사무실을 선택했는지, 또 왜 일부 기업이 블루칼라 노동자를 채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지를 설명해 준다. 대학 교육과 화이트칼라 직업은 오랫동안 사회적 위신을 부여해 왔다. 반면 블루칼라 일은 더 육체적이고 위험한 경우가 많다. 쿡 같은 노동자는 지상 25피트, 즉 7.6미터 이상 높이의 전화기둥을 올라가야 하며, AT&T는 기술자들이 안전 교육을 철저히 받는다고 설명하지만 그 일이 여전히 위험한 것은 사실이다. 미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통신선 설치·수리 노동자는 전체 근로자보다 업무 중 치명적 부상 비율이 높다.

또한 이들은 최대 60파운드의 장비를 들어 옮길 수 있어야 하고, 공휴일 근무가 가능해야 하며, 좁은 공간에서 일하고 비, 눈, 극심한 더위도 견뎌야 한다. 쿡은 최근 교대근무 중 비를 맞으며 일했는데, 집에 돌아와 샤워하기 전까지는 몸이 너무 차가워서 따뜻해질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육체적 부담이 크지만 그래도 사무직보다 기술자 일을 택하겠다고 했다. 만약 처음 대학을 그만두지 않고 화이트칼라 경로를 택했다면 부채를 안고 살았을 가능성이 크고, 집도 없었을 것이며 지금보다 적게 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들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점도 생겼다. 쿡은 AI가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을까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웃으며 “로봇이 곧 전화기둥을 타고 오를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컴퓨터는 우리가 하는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추가 취재: CNBC의 스티브 라이스만, 휴 손, 샬럿 모라비토가 보도에 참여했다.


※ 이 기사는 AI 확산이 신입 화이트칼라 일자리에는 압박을 가하는 반면, 전기·통신·건설·유지보수 등 숙련 블루칼라 직무에는 단기적으로 수요를 늘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AI 인프라 투자와 데이터센터 건설이 이어질 경우 관련 기술직의 임금은 견조할 가능성이 크지만, 대학 진학의 경제적 효용은 업종별로 더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